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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케이블 방송사는 중간광고가 허용되어 있다. 그러니 지상파 방송사들 얼마나 애가 탔겠는가? 그래서 지상파 방송사들도 여론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며 그동안 중간광고 도입을 제시해왔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지상파 방송의 상업화를 허락하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사들,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다가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대선으로 혼란스러운 이때를 말이다.


방송위원회가 때를 잡아 지상파 방송사에 중간광고를 하라고 공식적으로 발표를 했다. 이 분야 전문가들은 방송위원회가 이렇게 일사천리로 일을 한 것에 놀랐다고 한다. 다른 일들을 좀 그렇게 해보지….


지상파 방송에 중간광고가 허용이 되면 나 같은 텔레비전 마니아들은 텔레비전 보기가 매우 불편해진다. 만약 60분짜리 드라마를 본다고 한다면, 그 중간에 1분짜리 광고 3편을 연달아 봐야만 한다. 내가 좋아하는 <태왕사신기>의 백제 전투신을 보다가 난데없이 광고를 봐야 한다.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난다. 3분 정도 되는 짧은 광고들이므로 다른 채널로 돌릴 수도 없다.


사실 케이블 방송을 보면서도 이 넘쳐나는 중간광고 때문에 다른 채널로 돌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는 지상파 방송에서도 그래야 하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방송사들 중간광고로 두 배 이상의 광고료 벌어들여...


그렇다면 방송위원회는 누구 좋아하라고 중간광고를 방송사에 허용하는가. 그건 물론 광고효과로 두 배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지상파 방송사 좋아하라고 하는 것이다. 11월 3일자 조선일보를 봤더니 지상파 방송 인기프로그램은 광고수입이 3억을 넘는다고 한다. 중간광고를 하게 되면 이 수입의 두 배를 벌 수도 있다고 한다.


방송사들은 이러한 결정에 중간광고는 프로그램의 극적 재미를 높이고 긴장감을 높이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입 발린 소리를 한다. 그분들도 텔레비전을 볼 텐데, 프로그램을 볼 때 중간에 광고가 끼어들면 극적인 재미에 찬물을 끼얹지 어떻게 그게 긴장감과 재미로 연결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대부분의 해외방송사들도 공영방송은 중간광고 안 해...


상업성에 찌든 미국도 공영방송에서는 중간광고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시청자들이 수신료를 내는 공영방송에서도 중간광고를 허용한다고 한다. 내 돈 내고 꾹 참고 광고를 봐야 하다니 시청자를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다.


그래서 방송위원회를 홈페이지를 가봤다. 시청자 불만접수에 들어가니 중간광고 허용을 철회해달라는 요구가 하나둘씩 올라오고 있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결정에 대해 불만이 많은 듯 보였다. 다른 쪽으로 들어가니 이런 문구가 있었다.


“방송위원회는 방송정책과 행정, 규제를 담당하는 방송정책행정총괄기구로서,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구현하고 방송내용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국가기관입니다. 우리 방송의 주인은 시청자이며, 따라서 방송위원회는 시청자의 방송주권을 보호하고 방송사업자에 대한 정책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존재의 의의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방송의 주인은 시청자이고 시청자의 방송주권을 보호해야 할 국가기간이 도대체 왜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인가? 그것도 지상파 방송과 크게 손을 잡고 말이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정말 사람보다 돈이 우선시 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런 것이 실현되는 것을 보는 것은 화가 난다.


안 그래도 젊은 시청자들은 점점 텔레비전에서 멀어지고 있는데, 지상파 방송사는 남아 있는 시청자마저 등 돌리게 만들고 싶은 것인가? 나무 하나 보다가 숲을 잃을 수도 있는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 다음 볼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중간광고#절대반대#방송위원회#지상파 방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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