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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가 가시화되자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초선의원 39명은 이날 이 전 총재의 불출마와 이명박 후보 중심의 단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 전 총재의 세번째 대선 출마설이 표면 위로 떠오르고 본인 스스로도 거취를 명확히 하지 않음으로써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많은 국민의 불안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명박 후보를 도와 대선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것은 당원의 도리이자 본분"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초선들 "이회창 출마설이 국민 불안·초래"

 

이들은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는 지금껏 지켜온 명분과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이인제씨의 경선불복으로 인한 대선패배 악몽의 당사자로서, 탈당해 '제2의 이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대선 출마를 위해 이 전 총재의 탈당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 상황에서 초선의원들이 전 총재에게 당에 남아 백의종군을 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초선의원들의 성명은 전날 이방호 사무총장의 발언을 지원 사격하는 측면도 있다.

 

이성권 의원은 "이방호 총장이 혼자 '사고'를 쳤지만 (이회창을 달래기 위해) 이 총장을 인책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고 말했고, 차명진 의원은 "대선 출마를 생각하는 사람이 사무총장이 무슨 말 했다고 마음을 바꾸겠냐"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 움직임을 비판하는 글을 발표해 당내 파장을 일으켰던 최구식 의원은 "작년에 쓴 글을 지금 다시 읽어보니 내가 생각해도 잘 쓴 것 같다"며 허허 웃었다.

 

박희태·김덕룡·김무성·홍준표 등 당내 중진의원들도 이날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목소리로 이 후보의 출마를 만류했다.

 

홍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을 만들고 이인제 탈당을 비난했던 사람"이라며 "법과 원칙을 내세우는 분이 (출마한다면) 가장 반민주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명박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을 지낸 박 의원은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이방호 총장이 언급한 '2002년 대선잔금'과 관련해 "내가 2003년 1월부터 5개월동안 당 대표를 지냈는데, 그 당시 들은 얘기도 있고 이런저런 사안도 조금 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기회가 되면 나도 아는 데까지 국민들 앞에 밝힐 생각"이라고 이 전 총재를 압박했다.

 

친박근혜 진영의 '좌장'이라고 할 수 있는 김무성 의원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후보는 경선에 의해서 뽑힌 이명박 후보"라며 "국민들은 아직까지는 민주주의 룰을 갖다 충실히 지키는 모습을 더 좋아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개인에 따라 온도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이 계파와 상관없이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것으로 당 분위기가 수렴된다. 박근혜 의원의 핵심측근도 "이명박 후보가 못마땅하다고 이 전 총재를 따라나갈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관심의 초점은 이회창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에 모아진다. 전날 방송사 여론조사에서는 19.1%(SBS), 22.4%(MBC)까지 지지율이 상승했다.

 

 

홍준표 "정국의 키는 박근혜가 쥐고 있어... 이명박이 '박' 끌어 안아야"

 

홍준표 의원은 "범여권의 역선택이 극심해지고 이명박을 지지하지 않는 박근혜 지지층이 더 붙으면 문제가 달라지겠지만 이회창 지지율은 결국 10% 미만에 그칠 것"이라고 점쳤고, 이성권 의원은 "지금은 사람들이 이회창을 '한나라당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하면 사람들의 입장이 바뀔 것이다. 지금 나온 게 최대치"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으로는, 이명박 후보의 포용력 부족이 작금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홍 의원은 "경선 직후부터 이 후보가 박근혜 측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얘기해왔는데, 이명박 측이 독식을 하지 않았냐? 박근혜 지지층이 이회창으로 돌아서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정국의 키를 박근혜가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초선모임에 참석한 이계경 의원은 "힘을 가진 사람이 베풀어야 한다. 저쪽이 섭섭하지 않도록 예를 갖춰서 만날 필요가 있지 않나?"고 말했다.

 

그러나 박형준 대변인은 이명박-이회창 회동 가능성에 대해 "1992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태준씨를 찾아갔던 것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명박 후보는 이날 진해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했다. 한나라당의 신대북정책을 비판하며 보수층을 공략하는 이회창 후보에 맞서 자신이 정통 보수후보임을 강조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태그:#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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