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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30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당원전진대회를 겸한 출범식을 가졌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대전에서 선대위 출범식을 가진 것은 JP의 뒤를 이어 충청권 맹주를 노리는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와 격돌의 시작을 의미한다.

 

최근 <충청투데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벌인 '충청권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후보'로 심 후보가 21.6%로 1위에 올랐고, 이 후보는 이명박 후보(20.8%)의 뒤를 이어 16.6%를 차지했다.

 

실제 양 후보는 충청권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이날 연설을 통해 "그동안 대통령의 출신지역은 영남 5명, 호남 1명으로 충청 출신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이제 충청도에서 대통령이 되는 것이 역사의 순리"라고 주장했다.

 

이인제 "충청도 대통령은 역사의 순리...지역정당 후보 의미없다"


민주당은 '호남 대표, 충청 후보'를 내세우고 있다. 선거 전략 또한 '호남을 기반으로 충청을 포함하고 수도권을 연결하는' 서부벨트 구축이다. 이는 대선이 후보중심이라는 점에서 '충청을 기반으로 호남을 포함하는' 전략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박상천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연설을 통해 "호남과 충청이 연합을 구성해 인천에서 대세를 장악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이 영호남 대결 구도 양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캐스팅보트'를 둘러싼 공방을 가열시키고 있다. 박 위원장이 "충청권에서 대세를 잡는 것이 후보단일화에서 대단히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충청을 잡아야 호남유권자들이 DJP연합 때와 같이 민주당으로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라는 셈법이다.

 

국민중심당과 심 후보는 겉으로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속이 편할 리 없다.  충청권에 확실하게 멍석을 깔지 않으면 당의 운명 또한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달려가도 시원찮은 판에 뒷다리가 잡힐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일부 중심당 당원들은 이 후보를 향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려 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인제 후보가 '충청도 대통령'을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별로 신경 안 쓴다"고 일축했다. 이어 "표를 구걸하지 말고 충청도를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당으로)시집간 사람이 자꾸 시집을 무시하고 친정(중심당) 것만을 고집해서야 되겠느냐"고 비난하기도 했다.  더 이상 넘보지 말라는 가시 돋힌 견제구다.

 

이에 대해 이인제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스스로 결단할 문제이지만 지역정당을  전제로 한 대선 후보는 의미가 없지 않느냐"며 "충청 주민들이 그 정도도 분간 못할 사람들이 아니다"고 되받았다. 이어 "지역정당은 존립이 불가능한 만큼 심 후보도 대승적 차원에서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대평 "표 구걸말고 그동안 뭐했는지 돌아봐라"

 

하지만 양 측의 공방은 힘겨운 상황이다.

 

민주당 박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충청권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10%대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인제를 다시보고 과거를 용서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김민석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충청권에서 (선거를) 시작하는 이유는 여기에서 불을 지펴 달라는 간절한 염원"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이인제 다시보기 운동을 벌여나가자"고 덧붙였다. 경선에 불복해 기회를 저버렸던 반칙의 이미지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는 고백이다.

 

심 후보도 "기대와 성원을 보내주고 있는 많은 충청인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자신의 낮은 지지율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후보자들에 대한 자질과 정책 검증 과정이 되면 지지율이 급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인제 후보는 이날 "어제 황산벌에 있는 계백 장군 묘를 찾아  참배했다"며 "황산벌에서 계백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워 민주당 정권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산벌’을 거쳐 호남과 차령산맥 넘어 서려는 이인제 후보와 황산벌에서 부터 이를 차단해 자리를 지키려는 심대평 후보간 '황산벌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이인제#심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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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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