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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해진 전기원 노동자가 안치된 한강성심병원 임시분향소에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28일 오전부터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을 비롯해 조문 행렬이 끊이질 않았다. 서울 영등포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추모 집회에 모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고 정해진 전기원노동자 추모 및 부천 영진전업 유해성 대표의 구속’을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추모행사에 참석한 한 건설노동자는 “'인천 전기원 파업 정당하다! 유해성을 구속하라!'는 고 정해진 건설노동자가 분신을 하면서 마지막 외친 유언”이라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건설노동자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사건”이라고 울분을 쏟았다.

 

조문을 한 이석행 민주노총위원장도 비통한 심정을 표시했고, 배석근 건설노조 위원장, 임성규 공공운수연맹 위원장 등 산별대표자들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고 정해진 전기원 노동자 임시분향소에는 하얀 국화꽃이 하나둘씩 쌓이기도 했다.

 

민주노총 추모성명, "파업 멈추는 것은 노예 선언"

 

한편,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는 28일 오후 고 정해진 조합원 긴급 추모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백석근)은 추모성명을 통해 “건설노동자들은 삶의 터전인 건설현장에서 흙더미에 깔려 죽어도 보았다. 자재에 맞아 죽어도 보았다. 기계에 밟혀, 건물에서 떨어져 죽어도 보았다. 공권력에 맞아 죽어도 보았다”면서 “언론의 무관심 속에서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건설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현장을 점거하며, 고공농성을 하면 사회적으로 범법자라는 낙인을 찍혀야 했다. 그리고 이제 스스로 자신의 몸에 신너를 뿌리고 불을 붙여 죽었다”고 밝혔다.

 

또 “건설현장의 뿌리 깊은 부조리와 비리 관행을 거부하고 건설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해 조금만 목소리를 높여도 돌아오는 것은 노동탄압 뿐이었다”면서 “사용자들은 채용을 미끼로 노노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손배가압류와 업무방해 고소, 구사대의 폭력을 앞세웠다. 경찰과 검찰, 사법부는 정당하게 체결한 단체협약마저 ‘공갈협박’과 ‘금품갈취’로 매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을 비호하는 보수언론의 왜곡보도 행태에서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에 대해 정부는 애써 중립성을 표방했다”면서 “노동현장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할 노동부는 교섭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도리 다했다는 태도”리고 꼬집었다.

 

또 “인천 전기공사업체 사용자들의 교섭 회피와 노조파괴공작 속에서 4개월이 넘는 장기간 파업을 벌이면서 버텨온 전기분과 조합원들에게 선택의 여지는 좁았다면서 ”파업을 멈추고 현장에 복귀한다는 것은 이제 노예처럼 살겠다는 선언에 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 정해진씨의 악력

다음은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공식으로 밝힌 고 정해진 조합원의 약력이다.

 

1994년까지 한국전력공사 구리지점 관내근무
1994년~1996년 영진전업 근무
1996년~1998년 뉴서울전력 근무
1998년~1999년 창전 근무
2000년~2007년 1월 상신 근무
2007년 10월 27일 오후 1시50분경 분신
2007년 10월 27일 오후 9시경 사망

특히 “2만2000볼트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봇대, 철탑에서 장시간 고된 노동에 시달리며 감전, 추락사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는 전기원노동자들에게 죽음은 가까이에 있었다”면서 “감전사로 사망하지 않더라도 팔 다리가 잘려나가기 일수고, 산업재해를 당해도 보상금 한 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전기원노동자들에게 죽음은 예사롭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한 건설노동자의 죽음 앞에 사용자들의 양보와 정부의 미봉책을 바랄 이유는 없다”면서 “오늘로 파업 132일째를 맞은 인천 전기원노동자들에게, 그리고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고 절규하는 이 땅 200만 건설노동자들에게 건설자본과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그:#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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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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