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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MBC TV의 인기 프로그램인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양희은씨, 양씨는 서른 살에 난소암에 걸려 2번의 수술 이후 임신을 할 수 없었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 난소암에 걸린 것을 고백한 양희은씨 지난 24일 MBC TV의 인기 프로그램인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양희은씨, 양씨는 서른 살에 난소암에 걸려 2번의 수술 이후 임신을 할 수 없었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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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이에 암에 걸린다는 것처럼 한 개인을 절망에 빠트리는 사건은 보기 드물 것입니다. 그리고 암을 극복했지만, 암 때문에 절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면 그 또한 한 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지난 24일 MBC TV의 인기 프로그램인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양희은씨는 힘든 20대 시절을 보내서 30대에는 그 보답을 받을 줄 알았지만 서른 살에 난소암에 걸려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어 양씨는 수술 이후의 투병과정을 이겨내고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결혼 후 재발해 난소와 자궁을 적출하며 더는 아이를 가질 수 없었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투병과정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고 고백하며 힘들었던 30대를 회상했습니다.

난소암이 뭐길래?

난소는 여성의 생식기관 중 하나로 수정에 관여하는 난자를 생성하고 방출하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성인의 난소는 아몬드 모양으로 밤톨 크기만 하고 무게는 4∼8g 정도됩니다.

여성의 난소에는 비교적 흔하게 덩어리들이 생기는데, 난소에 생기는 종양의 85%는 양성 종양으로 생명에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악성 종양인 난소암은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발생하는 생식기 암 중 자궁경부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난소에 생기는 종양의 85%는 양성 종양으로 생명에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난소암은 대부분 진단 당시 이미 전이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난소암 난소에 생기는 종양의 85%는 양성 종양으로 생명에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난소암은 대부분 진단 당시 이미 전이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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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한국 부인암 등록사업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반면, 난소암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습니다.

난소암이 생겨도 처음에는 특이증상이 없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난소암을 진단받기 전에 6개월에서 1년 전부터 속이 더부룩한 것과 같은 증상을 느낍니다.

가장 일반적인 첫 증상은 배에 가스가 차고 통증이 느껴지거나 부풀어 오르는 것입니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변비나 설사가 오거나 속이 더부룩한 경우입니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은 너무나 일반적이기 때문에 놓치기 일쑤며, 진단 당시 이미 전이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난소암의 5년 생존율은 1기에서 90%, 2기 80%, 3기 23%, 4기 14%로 병기가 높을수록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지므로 조기진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난소의 조직검사를 통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혈액을 채취해 혈액 속에 존재하는 'CA-125'라는 당 단백의 측정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만 CA-125는 조기에는 높지 않기 때문에 조기 암을 잡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피임약이 난소암을 예방한다고?

난소암의 원인에 대해 밝혀진 것은 아직 정확하게 없습니다. 단지 여러 요소들이 난소암에 관련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어머니나 자매 중 난소암 환자가 있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3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아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난소암은 양희은씨가 처음 난소암에 걸린 30대 초반이 아닌 폐경 후 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50세 이상 여성은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에 속합니다. 특히 난소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피성 난소암은 65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박철민 제주의대 제주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에 대해 "환경적 요인으로 석면이나 활석에의 노출 여부, 고지방 식이나 커피, 그리고 골반부위의 방사선 조사 과거력, 볼거리나 풍진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 과거력 등이 꼽히고 있다"고 조언합니다.

한편 유방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BRCA-1'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난소암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아 유방암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상대적으로 난소암 발병 확률이 높아집니다.

흥미로운 것은 '임신 경험이 없는 경우' 난소암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배란횟수가 많을수록 난소암의 발생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초경이 12세 이하로 빠르거나 폐경이 50세 이상으로 늦은 경우에 난소암의 발병률이 증가합니다.

박철민 교수는 "배란을 막는 피임약의 복용으로 난소암의 발병 가능성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조언하며, 피임약을 5년 이상 복용할 경우 난소암 발생 위험이 절반 이상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고 강조합니다.

난소암 발생률이 높은 유대인 중에는 이를 응용해 유전자 검사에서 난소암 발생 위험이 높다고 나온 경우 예방적 목적으로 피임약을 복용하는 예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피임약의 활용도가 높습니다.

배란을 막는 피임약의 복용은 난소암의 발병 가능성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사진은 먹는 피임약.
 배란을 막는 피임약의 복용은 난소암의 발병 가능성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사진은 먹는 피임약.
ⓒ 국가청소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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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혈의 정체가 난소암 불러

한의학에서는 양의학에서 쓰는 난소암과 같은 병명은 없습니다. 대신 여성생식기 종양을 일컬어 특별히 '징가(癥痂)'라 부르고 있습니다. 징가란 아랫배 속에 적취(積聚, 불필요한 덩어리)가 생긴 것입니다.

장준복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는 "여성 생식기 종양은 생식기능과 연관이 있는데 월경과 많은 연관이 있다"면서 "월경을 통해 어혈이 충분히 배출되어야 하는데 정체된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여성 생식기 종양이 생기는 원인을 설명합니다.

어혈은 스스로 나가지 못하고 기운의 순환을 통해 나가게 되는데, 기운이 정체될 때 어혈이 배출되지 못하고 징가가 되는 것입니다.

장준복 교수는 기운이 정체되는 요인에 대해 "스트레스나 신경을 많이 쓰는 것 등으로 기가 울체(鬱滯, 순환하지 않고 머뭄)되는 요인, 그리고 외부에서의 사기(邪氣, 찬 기운), 음식 등의 복합적 요인 등으로 생식기에 징가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진단하기 힘든 난소암, 치료법은?

난소암에 대한 특별한 진단법이 부족하고 증상도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75%의 난소암 환자들은 처음 진단할 경우 3기 이상의 진행성 중증 암 단계에서 증상이 발견됩니다.

난소암의 치료법은 수술로 난소암을 적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조기 진단이 되어 난소암의 병기가 1기로 판명된다면 양쪽 난소와 자궁을 제거(TAH & BSO)하고, 필요에 따라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를 투여합니다. 그러나 전이가 된 2기 이후에는 수술로 최대한 병변을 제거(cytoreductive surgery)한 후 항암제 투여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아만 합니다.

하지만 박철민 교수는 "젊은 나이에 발병해서 아이를 원한다면 병변이 난소에 국한된 병기가 1기인 경우에 한해 발병한 난소만 제거한 후 추적관찰하면서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양희은씨와 같이 재발된다면 어쩔 수 없이 난소와 자궁을 제거해야만 합니다.

<동의보감>의 '적취문(積聚門)'에서는 정기를 보하면 적은 저절로 없어진다(養正積自除)고 하여 진기(眞氣)가 든든하고 위기(胃氣)가 세면 적(積)은 저절로 없어진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므로 허한 것을 보하여 기혈을 든든히 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한의학적 암의 치료법은 근본 문제를 개선시켜 환자에게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침이나 뜸, 그리고 약물 요법 등을 통해 환자의 생명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치료를 합니다.

'조용한 살인자'로 알려진 난소암은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질환입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정기검사를 통해 병원과 친해지는 것과 바르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어혈을 배출하는 것이 난소암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일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도움말씀 주신 분들] 박철민 제주의대 제주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장준복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엄두영 기자는 현재 경북 의성군의 작은 보건지소에서 동네 어르신들을 진료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입니다. 많은 독자들과 '뉴스 속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태그:#난소암, #피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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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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