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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생태마을 네트워크를 꿈꾸는 용설리 전경
호수 생태마을 네트워크를 꿈꾸는 용설리 전경 ⓒ 정기석

귀농인들은 흙집, 통나무집 같은 이른바 '생태건축'을 선호한다. 무엇보다 제 손으로 집을 짓고 살고 싶은 꿈이 있다. 경기도 안성 용설리에는 흙과 볏짚으로 짓는 집, 스트로베일하우스(Strawbale House)를 가르치는 생태건축 교육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나아가 주로 스트로베일하우스 등 생태건축을 테마이자 기반으로 한 생태네트워크 마을 조성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지금 바야흐로 농촌과 지역에 생태건축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럴 때 귀농인과 지역 주민의 교육과 시공을 재정 지원하는 '생태건축 마을학교' 같은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상설 운영하면 어떨까요. 생태건축 교육과 생태주택 시공에 따른 예산 지원을 통해 도시민의 귀농 기회와 정착 가능성을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지역 주민의 생활과 정주 쾌적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고요. 그러면 덩달아 지역활성화나 살기 좋은 지역 건설도 앞당겨지게 되지 않을까요?"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용설리에 터를 잡고, 국내 생태건축의 새로운 지평과 가치를 열고 있는 한국스트로베일연구회의 대표일꾼 이웅희씨는 생태건축의 보급과 확산은 우선 교육 기회의 확장에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는 굳은 지론을 편다.

안성 용설리 '더불어의 집'  생태건축 마을 -
안성 용설리 '더불어의 집' 생태건축 마을- ⓒ 정기석


생태건축 중심 '생태체험 마을' 

황토흙집, 통나무집 등 귀농하거나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의 생태건축 수요는 점증하고 있다. 또 동호인, 사단법인, 생태건축 전문회사 등 다양한 형태와 단계로 생태건축을 전업으로 연구·교육하고 시행·시공하는 이른바 생태건축 전업·전문가 그룹도 본격 형성되는 추세다. 아울러 생태건축 수요 증가와 시장 확장에 따른 교육 및 시공 전문인 양성 과정도 잇따라 꾸려져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년 전 정선 동강 생태마을에 처음 세워지면서 국내에 본격 도입, 산청·안성·원주·진안·함양·구례·논산 등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 스트로베일하우스. 어느새 건축 동호인만 8천여명에, 함께 지은 집만 스무 채가 넘으면서 생태건축을 선호하는 귀농인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생태건축 교육과 확산의 적지를 찾던 한국스트로베일연구회는, 지난해 안성 용설리에서 '생태건축 기반 생태체험 마을'을 추진하던 '더불어 영농조합' 대표 박진석 목사와 의기투합했다.

더불어영농조합 대표 박진석 목사
더불어영농조합 대표 박진석 목사 ⓒ 정기석


더불어 살아가려는 영농조합

'더불어 영농조합'은 생태체험수련장인 '더불어의 집'을 꾸리는 박진석 목사를 필두로 이웅희 대표 등 20가정이 모여 만든 영농조합이다. 사회복지 운동가, 생태건축가, 환경운동가, 신앙인 등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 사람과 신, 지역과 지역 등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생태적으로, 더불어 살아보겠다는 뜻이다. 

수도권에서 저소득층을 상대로 한 사회복지 활동을 해오던 박 목사는 6년전 용설리 산골짜기에 5천평 부지를 마련하고 '더불어의 집'을 시작했다.

드넓은 용설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용설리를 기반으로 생태건축 등 생태적인 프로그램을 테마로 한 '호수 생태체험마을'을 구상,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의 집' 터에는 육면체로 압축 성형한 볏짚(Strawbale)으로 뼈대를 삼고 황토흙을 4차례 미장해 만든 벽체가 특징인 스트로베일하우스가 들어서 있다. 짚이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로 치면 스티로폼 역할을 하는 셈이다. 1890년대 미국 내브라스카주에서 처음 시작된 스트로우베일하우스는 한눈에도 방음, 단열, 보온 효과를 느낄 수 있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집'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미 스트로베일하우스 시설을 체험장으로 활용, '저소득층 자녀 대상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시로 생태건축 워크숍을 열고 있기도 하다. 스트로베일하우스를 생태체험을 위해 생태 쉼터로 활용할 수 있고, 생태 모임을 원한다면 누구든 이용할 수도 있다. 부지를 공짜로 빌려 집을 지을 수 있다. 단 건축물은 자기 돈으로 지어야 한다. 지은 집을 상주 생활터전으로 삼고 싶다면 소정의 조합비를 내고 '더불어 영농조합'에 가입하면 된다.

생태건축 워크숍을 여는 한국스트로베일건축연구회 이웅희 대표
생태건축 워크숍을 여는 한국스트로베일건축연구회 이웅희 대표 ⓒ 정기석


'호수 생태체험마을'로 지역공동체네트워크를 

무엇보다 이 마을에서 더불어영농조합과 스트로베일건축연구회가 하고 싶은 일은 인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일구어가는 지역공동체마을을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 안성시의 지원을 받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과 전원마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 주택, 시설 등 건축물을 스트로베일하우스로 짓겠다는 게 사업의 골자이다. 나아가 국내는 물론 세계의 호반 마을을 묶어 호수와 생태건축을 테마로 한 생태체험마을을 만들려고 한다.

"호수는 단순히 농사짓는 용수를 가두어 두는 곳이거나 낚시하는 곳이 아니죠. 내부적으로는 호수 근처의 모든 생명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고 외부적으로는 호수를 개방하여 생태체험을 하게 하는 체험마당이 되면 좋겠습니다."

사회복지네트워크방송 설립추진위원장을 맡아 뛰고 있는 네트워킹 전도사 박 목사가 추구하는 생태네크워크 마을사업 계획이다.

집 지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박 목사나 이웅희 대표를 비롯한 생태건축 동호인들의 생각은 한결같다. "제 살 집은 스스로, 손수 지어야 한다. 남이 지은 집에 사는 건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를 빼앗아 사는 것과 뭐가 다른가?"

몸과 마음이 따로 놀지 않는 일체감, 땀 흘리는 노동의 즐거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성취감, 그런 자신에 대한 자긍심과 자신감이 집을 지으면 덩달아 지어진다고 한다. 사람이 집을 짓고, 결국 집은 사람을 짓는다. 생태건축으로, 안성 용설리 뿐 아니라 우리나라 농촌 마을을 살릴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오래된미래마을http://cafe.daum.net/Econet 원주민이자 한국스트로베일건축연구회http://cafe.naver.com/strawbalehouse.cafe 막일꾼인 정기석이 쓴 이기사는 월간농경과원예 11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생태건축#더불어의집#한국스트로베일건축연구회#박진석목사#이웅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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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연구소(Commune Lab) 소장, 詩人(한국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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