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2일 오전 국세청에서 열린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전군표 국세청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2일 오전 국세청에서 열린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전군표 국세청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권우성

23일 정상곤(54)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받은 1억원 가운데 6000만원을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상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부산지방검찰청은 정 전 청장으로부터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으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청장은 지난해 8월 건설업자인 김상진(42)씨에게서 세무조사 무마를 대가로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으며, 현재 1심 공판이 진행중이다.

 

과세당국의 최고 총수인 현직 국세청장이 거액의 '검은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전군표 국세청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전 청장은 이날 오후 해명자료를 통해, "인사상 아무런 혜택을 받은 사실이 없는 사람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을 이유도 없고, 그런 사실도 전혀없다"고 밝혔다.

 

전 부산청장 "청장에게 6000만원 상납했다"

 

현직 국세청장의 거액 수수 혹은 부산지검쪽에서 흘러나왔다. 이날 언론들은 검찰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이 받은 1억원 가운데 6000만원을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전달했다는 진술 내용을 보도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정 전 청장은 지난해 8월26일 서울 종로구 모 한정식집에서 구속된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건설업자인 김상진씨를 만난 자리에서 1억원을 받았다.

 

그는 이후 이 돈을 보관해 오다가 일정기간이 지난 뒤 전 청장을 만나 6000만원을 전달했으며 처음에 몇 번 사양하다 전 청장이 돈을 받았다는 진술을 검찰에서 했다는 것이다. 또 검찰에서 이같은 진술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문은 한발 더 나아가, 검찰이 전 청장에 대한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소환 조사를 벌일 예정이며, 뇌물수수 혐의로 사법처리까지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검찰 "1억원 사용처 수사중이며, 내용을 밝힐수 없다"

 

검찰은 이같은 진술확보에 대해 사실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정동민 부산지검 2차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전 청장이 받은 뇌물 1억원의 사용처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면서 "수사중인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힐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론들은 복수의 검찰관계자 등을 통해, 검찰이 구속 수감돼 있는 정 전 청장에 대해 1억원의 사용처를 집중 추궁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하고 있다.

 

MBC도 "정 전 청장이 김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직후에 6000만원을 국세청장실로 직접 찾아가 전군표 청장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충격과 당혹감의 국세청... 전 청장 "전혀 사실 아니다" 반발

 

이같은 보도가 전해지자, 국세청은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였다. 세무행정의 최고 총수인 현직 국세청장이 거액의 '검은돈'을 받았다는 의혹만으로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연달아 해명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전 청장은 자료를 통해, "오랜 구속수사로 궁박한 처지에 있는 정 전 부산국세청장이 어떤 이유에서 어떤 진술을 했는지 모르지만 인사상 아무런 혜택을 받은 사실이 없는 사람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을 이유도 없고 그런 사실도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이어 "건설업자 김상진씨와는 일면식도 없었고 관련 개별세무조사에 대해 보고받은 적도 없으므로 김상진씨가 정 전 부산국세청장을 통해 금품을 전달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의 한 고위 인사는 "구체적인 물증도 없이 일방적인 진술만으로 현직 국세청장에 대한 거액 수수 의혹이 불거진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국 1만8천여명에 달하는 세무공무원의 총수격인 국세청장에 대한 불미스러운 의혹 제기와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전군표 국세청장#정상곤#정윤재 전 비서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