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브라질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
 브라질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
ⓒ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관련사진보기

2003년 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8강 길목에서 맞붙었다.

당시 호나우두와 지단, 피구 등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와 베컴, 니스텔로이, 긱스 등이 버티고 있는 맨유의 경기는 '꿈의 대결'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스타선수들과 두 명문구단이 서로의 자존심을 걸고 맞붙은 역사적인 볼거리였다.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치러진 그날 경기에서 원정팀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호나우두는 그야말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그는 단 세 번의 슈팅으로 세 골을 터뜨리는 동물적인 골 감각을 자랑하며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공격수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준 호나우두가 후반전 막판 동료선수와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빠져나갈 때 놀라운 광경이 연출됐다. 자부심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맨유의 홈팬들이 호나우두를 향해 기립박수를 치는 것이었다.

그것은 국적은 물론 소속팀의 경계를 넘어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축구를 보여준 선수에게 보내는 최고의 예우였다. 이처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던 최고의 스타들 중에서도 가장 환한 빛을 냈다.

'꿈'보다는 '빵'을 위해 선택한 축구  

<호나우두 : 한 축구영웅의 시련과 영광의 드라마>는 '인간 호나우두'에 대한 책이다. 가난한 어린 시절부터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기 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호나우두(31)는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태어났다. 마침 호나우도가 태어난 날은 브라질이 낳은 '축구황제' 펠레가 은퇴를 하는 날이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축구황제가 떠나면서 곧바로 새로운 축구황제가 태어난 것이다. 역시 축구의 나라답다.

호나우두 역시 다른 대부분의 브라질 선수들처럼 가난한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장차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고 큰돈을 벌어 빈곤한 집안 형편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축구화는 물론 축구공조차 살 돈이 부족했던 그는 잔디가 아닌 길거리에서, 공이 아닌 깡통을 차며 축구를 했다.

그러나 주머니 속의 송곳은 역시 숨길 수 없는 법.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1994년에는 브라질 대표팀의 최연소 선수로 미국월드컵에 참가했고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 입단하며 유럽진출의 꿈도 이뤘다.

그는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영광들을 일궈냈다. 브라질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레알 마드리드의 동료들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월드컵  개인 통산 최다 득점(15골)의 기록까지 갖고 있다.

결국 호나우두는 자신이 원하던 모든 것을 이뤄내며 세계 축구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는데 성공했다.

노력 없이 이뤄지는 성공은 없다

겉표지
 겉표지
ⓒ 일신사

관련사진보기

호나우두에게는 항상 세계 최고의 골잡이라는 찬사가 따라다녔지만 이와 반대로 그를 폄하하는 시선들도 적지 않았다. 잇따른 부상으로 '몸값'을 다하지 못하는 선수라는 비판도 있었고 반복되는 염문과 복잡한 사생활에 호사가들의 '자기관리를 못하는 게으른 천재'라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호나우두 : 한 축구영웅의 시련과 영광의 드라마>에서는 그가 최고의 선수가 되기까지 겪었던 과정들을 보여주며 '축구선수' 호나우두뿐만 아니라 '인간' 호나우두의 면모를 조명하고 있다.

책에 의하면 호나우두가 재능만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다. 그는 어린 시절 배고픔을 참고 오로지 축구에만 전념했으며 가정의 따뜻함에 있어야할 어린 나이에 유럽으로 건너가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과 차별 등을 견뎌내고 오로지 실력만으로 지금의 영광을 차지했다.

무릎 근육이 뼈에서 완전히 절단되어 떨어져나가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해 끔찍한 고통을  겪고도, 지옥 같은 재활훈련으로 다시 부활한 것은 재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끝내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마치 극적인 역전승을 연상시킨다.

호나우두는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수많은 골들을 넣었다. 어릴 적 소망대로 많은 돈을 벌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그가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는 이유일까.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는 수없이 많다.

축구팬들이 호나우두를 좋아하고 기억하는 것은 단순히 골을 많이 넣어서가 아니다. 그의 현란한 개인기와 우아한 골들은 축구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호나우두는 단순한 축구 선수가 아니다. 성공을 향한 열망과 부단한 노력, 반드시 이기겠다는 끈질긴 승부욕 등이 어우러진 하나의 작품이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그의 축구인생을 책으로 읽고 나니, 그저 감탄만 해왔던 그의 플레이가 더욱 새로워 보인다.

덧붙이는 글 | 호나우두:한축구영웅의시련과영광의드라마 / 조르지깔데이라 / 박동원 역 / 일신사/ 2007.08.31 / 17000원



호나우두 - 한 축구영웅의 시련과 영광의 드라마

조르지 깔데이라 지음, 박동원 옮김, 일신사(2007)


#호나우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