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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의회 청사옆 시민로 사거리에 설치된 조형물
 안양시의회 청사옆 시민로 사거리에 설치된 조형물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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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제1회 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안양유원지에 설치해 유원지를 안양예술공원으로 탈바꿈시켜 전국 자치단체들의 주목을 받았던 안양시가 이번에는 APAP2007을 통해 도심속 평촌신도시를 예술공간으로 바꾸는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제2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2007)는 46명의 국내외 작가(미술, 건축가, 디자이너 등)가 참여하는 국제 예술행사다. 이번 행사는 오는 20일부터 11월 18일까지 약 1개월간 계획도시로 만들어진 안양시 평촌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대로와 공원 등에서 펼쳐진다.

안양시에 따르면 제2회 공공예술프로젝트인 APAP 2007은 '전유(APPROPRIATE)', '재생(REGENERATE)', '전환(TRANSFORM)' 3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안양(평촌)이라는 도시 맥락을 현대 예술을 통해 재발견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새롭게 고안하고자 추진되었다.

이는 기존도시 맥락을 예술적으로 전유함으로써 지역 구성원에게 공공장소의 예술작품을 '자기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 일상과 환경을 재생하고 안양 도심에 새로운 네러티브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내고자 한다는 것이다.

공공예술프로젝트 APAP 2007 포스터
 공공예술프로젝트 APAP 2007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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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AP2007, 안양 평촌도심 5개구역에서 열려

안양공공공예술재단 자료를 들여다보니 작품설치 지역은 평촌 중심도로인 평촌로와 시민로 중심의 시청일대(A ZONE)을 비롯 중앙공원일대(B ZONE), 학원가·먹거리촌·어린이소공원(C ZONE), 평화공원(D ZONE), 학운공원·학의천 주변(E ZONE) 등 5개 구역이다.

주요 참여작가로는 1986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다니엘 뷔렝(Daniel Buren. 프랑스)을 비롯해 존 암리더(John Armleder. 스위스), 리암 길릭 (Liam Gillick. 영국), 댄 그래엄 (Dan Graham. 미국), 만프레드 페르니스(Manfred Pernice. 독일),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일본) 등 해외작가 24여명이 초대됐다.

또 국내에서는 시멘트·유리·돌 등을 이용한 건축적 구조물이 특징인 김상균, 공공시설물 작품을 선보이는 오인환, 폐품과 일상의 오브제를 이용하는 신형섭을 비롯 김홍석, 김소라, 이 불, 이수경, 김나영, 박소영, 양혜규 등 22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제2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2007)는 김성원(APAP 2007 예술감독)과 르 콩소르시움 컨렘포러리 아트센터)의 프랭크 고트로, 김승덕 등 3인의 공동기획으로 진행된다.

제2회 공공예술프로젝트가 펼쳐지는 평촌도심 5개구역
 제2회 공공예술프로젝트가 펼쳐지는 평촌도심 5개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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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예술 작품 안양 평촌도심을 수놓는다

10월 20일 개막식을 앞두고 5일부터 12일까지 세차례 그 현장을 찾아 나섰다. APAP사무국에서 세부 자료를 입수할 수 없어 어느 작가의 작품이 어디 설치됐는지 알 수 없었지만 다행히 지난 7월 배포한 보도자료에 작품 동선이나마 그려져 있어 그 길을 따라갔다.

가을 향취가 물씬 풍기는 안양천변과 공원, 안양시청사 주변 등 평촌 도심 곳곳에는 설치 작품이 완공되어 그 실체를 드러낸 곳도 있었으나 개막식을 앞두고 작품 설치를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어서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이색적인 조형물이 거리에 세워지는 작업이 신기한 듯 지나가는 일부 시민들 중 몇은 촬영을 하기도 했다. 시청앞 잔디광장에는 살비 플뢰리의 작품으로 마치 미확인비행물체(UFO)가 추락한 듯한 형태의, 지름 5m 크기의 금속 대형조형물이, 시의회 청사벽면에는 LED 조명 설치를 위한 구멍이 뚫리고 그 옆 사거리에서는 게리웹의 'Looking Tower' 설치공사가 마무리됐다.

안양시청 잔디광장이 UFO가 추락했다? 실비 플뢰리 작품 '비토'
 안양시청 잔디광장이 UFO가 추락했다? 실비 플뢰리 작품 '비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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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암리더의 LED조명 작품이 설치될 안양시의회 청사 벽면
 존 암리더의 LED조명 작품이 설치될 안양시의회 청사 벽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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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거리에 표정과 숨결을 불어놓는다

시민로 대로를 건너편 KT센터 앞에는 흉물처럼 자리했던 공동구 환기구가 빨간색 원통관을 이용 새로운 조형물로 탈바꿈하며 길가 가로수까지 확대됐다. 이는 국내작가 박신자씨의 작품이다. 또 평촌도서관에도 작품이 설치됐다.

발걸음을 옮겨 동안구청 방향으로 이동해 보니 안양우체국에서 달안동사무소 앞으로 이어지는 길 75m의 샛별1로 구간에는 오색 빛깔 강화유리로 지붕을 만든 철구조물로 만든 보행자 도로가 설치되고 있다. 이 작품은 프랑스의 대가 다니엘 뷔렝의 작품이다.

동안구청 원형광장 바닥에는 로렌스 비너의 '거기에 거기에서' 작품이 설치돼 있었는데, 안전을 위한 듯한 안전 차양막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범계사거리에는 레이첼 페인스타인의 대형조형물 '쿠아트로'작품이 햇빛을 받아 금장 도색을 번쩍이고 서 있다.

안양천변과 인접한 비산3동 학의천변 관악로와 개울길 갈림길에서는 안양시의 홍보문구를 법랑 패널로 만든 높이 1.2~15m크기 광고탑 17개를 한창 설치중이다. 확인해 보니 디자이너 그룹 M/M파리의 작품으로 이번 APAP2007에서 가장 비싼 2억5천만원짜리 작품이다.

시민대로 KT앞에 설치된 박신자의 작품 '특별한 휴'
 시민대로 KT앞에 설치된 박신자의 작품 '특별한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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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1로 구간의 다니엘 뷔렌의 작품 '오색찬란란 하늘아래 산책길'
 샛별1로 구간의 다니엘 뷔렌의 작품 '오색찬란란 하늘아래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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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작품 설치 작업중, 개막일 맞출까 걱정

이번엔 평촌 도심의 공원으로 가보자. 평촌 먹자골목을 지나 평화공원 광장에 들어서니 일본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라는, 꽃과 5마리의 강아지 조형물로 이색적인 '헬로 안양 위드 러브'가 알록달록 한 색상으로 자리해 산책나온 주민들 눈길을 사로잡는다.

평촌중앙공원에는 미국작가 댄 그레험의 울타리와 미러가 결합된 '삼각형 미러'가 가을의 따스한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으로 뽐내고, 학운공원 산책로에는 '떠도는 섬들'이라는 김상균씨의 작품이 가로등처럼 설치돼 도시의 표정을 바꾸고 있다.

평촌 이마트 앞 중앙분리대에는 베니스비엔날레 출품작가인 김홍석씨의 '아름다운 도시 행복한 도시 나의 안양'이란 한글을 360도 회전시킨 8m 높이의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작품이 평촌대로를 지나치는 차량 운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학운공원에는 국내작가 '이수경'의 달이 이미 완성돼 잔디밭에에 사뿐이 설치된 반면 '카미유 샤무비츠'의 작품 키오스크는 건물의 형태만 갖추고 골조를 다듬는 작업이 한창으로 과연 오는 20일 APAP2007 개막식 일정에 맞출 수 있을까 하는 걱정마져 들었다.

이에 지난 15일 안양시청 7층에 자리한 안양공공예술재단 사무국을 찾아보았다.

학의천변에 설치중인 엠엠(파리)그룹의 17개 타워 조형물
 학의천변에 설치중인 엠엠(파리)그룹의 17개 타워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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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운공원의 카미유 사모비츠 작 '키오스크'
 학운공원의 카미유 사모비츠 작 '키오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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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예술재단, "개막일까지 대부분 작품 선보일 것"

분주하기는 이곳도 마찬가지. 안양공공예술재단 사무실은 17일 개막하는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엑스포 '안양관'준비와 이번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직원들 모두가 뒤늦게 도착한 포스터 배부와 홍보안 작성 등으로 바빴다.

안양공공예술재단 김성수 사무국장(예술도시기획단장 겸임)은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공공예술프로젝트(APAP 2007)에는 국내는 물론 미국, 스위스, 독일 등 11개국 46명의 작가들이 영구 설치작품 37점과 일시 설치작품 9점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김성수 국장은 '작품이 설치된 곳들을 둘러보니 아직 공사가 한창으로 모든 작품이 과연 개막일까지 완성될 것인가 우려된다'는 질문에 "현재의 일정으로는 한개의 작품을 빼놓고는 개막일까지 모든 작품들이 완성된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예술재단 홈페이지를 보면 과연 행사가 열리는지 무엇이 진행되는지 알수가 없어 홍보와 시민과 소통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미흡한 것이 사실이며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촉박한 일정 때문으로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예술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사무국의 분주한 풍경
 공공예술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사무국의 분주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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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公共)과의 소통 부재, 막힌 곳 뚫어야한다

APAP 사무국은 APAP2007 개막식 행사와 관련 "20일 오후 2시 평촌 중앙공원에서 열리며 식전행사로 코윈스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지고 추계예술대학 국악퓨전팀에서 볼거리를 선보인다는 계획"과 "오는 18일 언론인을 대상으로 프레스 오프닝을 갖는다"고 밝혔다.

또 "작품 모두를 감상할 수 있는 안내 지도를 통해 2시간 정도면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날까지 내놓지 못했으며 이날 사무국 바닥에는 막 도착한 듯 대형 APAP2007 포스터만이 쌓여있어 촉박한 개막일정에 쫓기는 듯했다.

더욱이 안양공공예술재단(http://apap.anyang.go.kr) 공식 홈페이지에는 보도자료 게시판에 3개월 전 7월18일자로 올린 'APAP2007 제2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소식 한가지만이 달랑 올려져 있다가 10월 15일 공지사항을 통해 개막식 행사 일정만 소개하고 있다.

두 번째인 공공예술프로젝트인 APAP2007에는 예산 37억원이 투입되었다.

공공은 사회와 삶속에 개입하는 일상적 존재이기에 사람, 관계, 소통의 개념이 중시된다. 하지만 대중에게 전달하는 홍보와 공공(公共)과의 소통에 문제점이 엿보여 행정의 잣대로 일을 처리하고 전문가들의 입맛은 아닐까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후유증 남긴 APAP2005, 기대반 우려반 APAP2007
"도시의 표정을 바꾸는 일 공동선을 추구하며 시민과 소통해야"

서울에서 남쪽으로 약 25km 떨어진 안양시는 팽창과 산업의 발달에 따라서 더욱 과밀화하게 되고있는 도시의 이미지를 변화시켜 도시를 재생시키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해 도시환경을 바꾸기 위한 시도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은 긍정적이다.

또 안양시 공공예술프로젝트는 전국 최초로 도시 전체에 대한 공공예술적 개념을 도입해 공공예술의 중심도시로서 우뚝 선 점과 다른 도시들의 본보기가 되어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등 일정한 성과를 거둔 점에 대해 긍정적이고 높은 평가를 받고 것도 사실이다.

이에 안양시는 공공예술프로젝트 APAP를 계기로 평촌 신도시는 딱딱한 도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예술혼이 살아 숨쉬는 품격있는 도시로 만든다는 장밋빛 희망을 내비치고 있으나 제1회 공공예술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후유증으로 우려 또한 만만치 않다.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는 관과 전문가 그룹의 협업을 통해 지역 구성원들과 소통을 시도하고 지역문화의 새로운 문화적 의미를 생산하고자 자연, 문화, 역사 등을 환기시킬 수 있는 새로운 공공예술 개념을 도시 전체로 확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역동적 균형(Unbalanced Balance)이 주제인 제1회 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과거 수도권 명소였던 안양유원지를 국제적 예술공원으로 조성한데 이어 90년대 건설된 대표적인 수도권 지역의 신도시들 중 하나로 평촌 도심에 대한 공공예술화 추진에 나섰다.

하지만 이와같은 프로젝트에 '공공(公共) 무시 진행'과 '지역정체성 훼손', '지역예술인 배제에 따른 문화발전 저해' 등에 대한 고민과 대안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하라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더욱이 APAP 2005의 최종 설치 작품인 '비토 아콘치'(미국) 웜홀(원제=선으로 된 나무위의 집)의 무단 설계변경 등 작가의 문제 제기로 국제적 망신과 책임 논란 사태마져 불거져 APAP에 찬물을 끼엊고 더 많은 잡음만 양산할 것인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APAP 2007은 공공예술사업의 특성을 살린다는 취지로 안양시가 2006년 조례제정 후 올해 초 설립한 안양시 최초의 단일사업 재단인 '안양공공예술재단'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단운영의 성과 또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공공은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모두의(for the people, by…, of…) 것이고, 개성이 곧 정체성이며, 규제와 자율 사이에서 공동선의 추구하는 배려"로 "도시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나가는 것이며 관람문화 등 사람이 곧 디자인이다."

문광부 공공디자인 시범도시로 선정된 안양시 사업과 관련 6월 4일 안양문예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기조발제에서 서울특별시 디자인서울 총괄본부장이자 서울대 권정걸 교수가 말한 공공디자인에 대한 정의는 공공예술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양, #공공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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