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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한 지 1년 가까이 되지만 옛 ‘새천년생명의숲’으로 되돌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반대단체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해공원’ 논란은 지난 해 11월부터 일어나기 시작했다. 경남 합천군이 명칭을 바꾸기로 하고 설문조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합천군에서 올해 1월 29일 명칭 변경을 공고할 즈음 전국적으로 반대 여론이 높았다. 그 뒤 분위기가 잠잠하다 지난 8월 영화 <화려한 휴가>가 상영되면서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전두환(일해)공원 반대 경남대책위’와 ‘새천년생명의숲 지키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일해공원’ 문제를 새롭게 제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배기남 합천군민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목표는 분명한데, 단시간에 끝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 “현재 상황에서는 길게 호흡하면서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말 대선 때 쟁점화 할 계획 세워

 

경남대책위는 연말 대선 때 ‘일해공원’ 문제를 쟁점화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통령 후보들이 확정될 경우 이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물어 대응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는 지난 3월 1일 합천을 방문하고 ‘일해공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나타냈으며,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도 반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일해공원’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4일 마산을 방문했던 이 후보는 기자간담회 때 질문을 받고 “기초자치단체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대통령 후보가 왈가왈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지방자치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인적 견해는 있다”고 말했다.

 

이병하 경남대책위 공동대표는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반드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물을 것이다. 최근 어느 정도 후보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데, 조만간 각 후보 캠프에 정식 공문을 보내 입장을 묻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입장을 내놓지 않거나 국민 정서와 다른 입장을 내놓는 후보가 있을 경우 후보를 찾아다니면서 피켓 시위 등을 벌일 예정이고, 반역사적인 후보로 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속에 오는 20일 광주전남지역 5·18 관련 단체 회원들이 대형버스 5대를 타고 마산과 합천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마산 소재 국립3·15묘지를 참배한 뒤 ‘전두환 공원 반대 경남대책위’와 간담회를 열고, 오후에는 합천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병하 공동대표는 “5·18 단체 회원들은 ‘일해공원’ 반대운동을 벌인 경남대책위를 격려한다는 차원에서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마산과 합천 방문 때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더 논의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경찰 출석 요구 응하지 않아

 

합천군에서 지난 7월 5일 바꿔 단 ‘일해공원’ 안내간판은 한 차례 수난을 당한 뒤 지금은 그대로 붙어 있다. 지난 8월 12일 경남진보연합은 이곳에서 삼보일배를 벌이고 ‘일해’라는 글자를 떼어냈으며, 그 뒤 합천군은 다시 붙였다.

 

합천경찰서는 안내간판을 뜯어낸 것과 관련해 지난 9월초 합천군민운동본부 관계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달라고 통지서를 보냈으며, 이 단체에서 출석을 거부했다. 그 뒤 경찰은 재차 출석 요구서를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천군민운동본부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출석요구서가 한 차례 온 뒤 불응했지만 재차 오지 않았다”면서 “군청에서도 그 뒤 별다른 이야기가 없고, 지금으로서는 조용히 넘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카페 ‘전사모’(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은 지난 9월 15일까지 한 달 가량 이곳에서 ‘일해공원 지킴이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 네티즌들의 관심으로 한 동안 다운되기도 했던 합천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최근 들어 관련 글들이 뜸하다.


태그:#일해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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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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