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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 전 과정으로 보면,  이명박씨가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것은 1막이었다.

 

10월 14일은 2007년 대선의 2막으로 기록될 것이다.  범여권 후보단일화의 세 축이 이날 동시에 날개를 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각각 정동영 후보와 이인제 후보가 사실상 확정됐고, 문국현 후보도 창조한국당(가칭)이라는 이름의 신당의 시동을 걸었다.

 

이제 2막은 끝났고 3막 범여권 후보단일화가 시작된 것이다. 1막의 주인공 이명박 후보와 3막의 주인공, 그리고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최종승부를 가리게 됐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는 당시 노 후보 지지도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정몽준 의원이 월드컵 바람을 타기 전까지는 의도되지 않은 것이었다. 2007년 대선에서 후보단일화는 범여권이 직접 대선준비에 나서면서부터 바로 예고된 것이었고, 이제 그 선수들이 정해진 것이다.

 

[후보단일화 성사될까] 이미 예고된 단일화... 파괴력은 얼마나

 

2002년과 비교해보면 단일화의 절실성은 덜하지 않지만 그 경로는 쉽지 않다. 2002년에는 단일화 주체가 둘이었지만 이번에는 셋이다.

 

이런저런 변수가 개입될 소지가 더 크다. 더욱이 대선 4개월 후인 2008년 4월에 총선이 예정돼 있다.

 

2002년 경우를 보면 단일화에 나서는 후보들의 지지도가 비슷했고, 단일화만 되면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는 분명한 계산이 섰다. 이번에도 산술적인 지지율 합계 또는 시너지 효과까지 감안해 그런 계산이 서야, 권력분점을 전제로 하는 게임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현재는 정동영 후보가 9~10%, 문국현 후보가 4~8%, 이인제 후보가 2~3% 수준이기 때문에 최대치로 다 합쳐도 20% 가량이다. 뚜렷한 약진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근거도 아직은 별로 없다.

 

게다가 이미 예고된 단일화라는 점에서 대선판에 미치는 파괴력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각 세력 움직임은①-신당] 문국현+정동영?... 친노 움직임에 눈길

 

 

신당은 후보단일화를 전제로 출발했다. 정 후보는 경선기간 중에 "후보단일화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충일 당 대표가 지난 9일 문국현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말도 나돈다.

 

당내 원혜영·문병호·이계안·이상민 의원은 지난 14일 '확정되는 신당 후보는 문국현 전 사장과의 후보단일화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며 단일화 압박과 동시에 문 후보 지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신당내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해찬 후보 등 친노세력의 움직임이다. 당내에 있는 시민사회세력 즉 미래창조연대 출신자들을 제외하고는 정책노선 등에서 문 후보와 친화력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후보는 유력한 정동영 후보에 대해 '반칙왕'이라며 맹공을 가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들이 조직적으로 문 후보 지지 쪽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후보는 지난 주 문 후보에 대해 "정치는 개인이 하는 게 아니라 진영이 하는 것인데 아직 문 후보는 진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후보가 있고 거기에 몇몇이 붙는다고 진영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경선승복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경선과정에서 정 후보를 맹비판했던 유시민 의원도 지난 주말 정 후보에 대해 "나름대로 정통성은 있는 것이고 선거운동 하면 되지 않겠느냐, 손 후보가 되면 어떻게 표 달라고 나서겠느냐"고 했었다.

 

이 후보 캠프의 다른 의원도 "정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을 소극적으로 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 다른 활동은 어렵다, 당내 친노세력은 세력으로서는 단일화 국면에서 문 후보 쪽을 지지할 수는 없다, 그런 정도로 하려면 김영춘 의원처럼 총선불출마까지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의원들이 아닌 지지자들의 개별적인 활동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이들은 김근태 의원 등과 손을 잡고 당권 쪽으로 방향을 돌릴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손학규 후보쪽의 움직임도 변수지만, 손 후보의 노선은 문 후보의 그것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각 세력 움직임은②-민주당·문국현] "단일화하면 11월 말에"

 

다른 한 축인 민주당은 단일화는 하겠지만 그 시점을 11월 말 정도로 잡고 있다. 언론에 노출될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정책과 노선을 알릴 최소한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현재까지는 문 후보를 단일화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 이인제 후보는 문 후보를 '신기루'로, 다른 민주당의 핵심인사는 문 후보세력을 CIM(이종찬·이인제·정몽준)세력으로 불렀다. 대선 때 바람처럼 나타나지만 승리하지는 못하는 제3세력이라는 것이다.

 

문국현 후보는 "기성 정치인과 후보들이 국민의 민심을 제대로 읽는지 자기 보호와 재기에 열중해 민심을 다시 저버리는지를 10월말께 알게 될 것"이라며 "11월 초가 지나 그분들이 가치관과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가고, 국민이 그 분들을 포용하라고 하면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 시점을 11월 말 이후로 잡고 있고, 가치가 맞지 않을 경우 독자행보를 하겠다는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누구로 단일화할까] 여론조사로 하면 '조직 정동영'... 모바일은?

 

"노-정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서 우리는 분명한 진영이 있기 때문에 여론이 모일 수 있었는데, 정몽준은 그게 안 됐다. 우리는 2~3%올리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우리는 그런 생각하고 여론조사를 수용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정몽준 의원이 당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과정에서 기획업무를 관장했던 이해찬 후보의 설명이다.

 

이런 관점에서  단일화 방식이 여론조사가 될 경우를 가정하면, 정당 및 개인 지지율에서 앞서는 정 후보가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또한 호남과 충청 기반이 강한 이인제 후보에게도 가능성이 있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의 분석도 비슷한 맥락이다. "대선 주자로 정동영 후보가 결정되면 손학규 후보를 지지했던 수도권의 30~40대 화이트 컬러가 문 후보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 후보는 호남 지지기반이 있고 전국적인 조직이 있기 때문에 단일화 경쟁에서 문 후보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와 함께 일부에서는 모바일 투표도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이다.  또 직접적인 단일화 작업에 앞서 현격한 지지도 차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는 '희망'도 있으나, 총선이 목전이라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적다.

 

[대부들의 생각은] DJ·노 대통령, 단일화 찬성... 지지 후보는?

 

범여권 후보 단일화 과정을 움직이는 또 하나의 요인은 범여권의 대부들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다.

 

DJ는 최근 미국방문에서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신당과 민주당, 문국현 후보를 그 주체로 분명하게 언급했다. 그는 계속해서 단일화 함포를 계속 발사할 것이다.


노 대통령은  신당 창당 때까지 중간중간 곡절이 있었지만, DJ와 같은 궤적을 그려왔고 신당창당보다는 후보단일화가 더 적절한 대안이라고 주창하기도 했다.


'대의보다는 대세를 따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지만, 정 후보에 대해서는 변절, 이인제 후보에 대해서는 민주주의 원칙 파괴라는 거부감이 대단하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유의미한 평가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후보단일화,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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