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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은 유난히 바빴다. 곧 있을 국내 항일유적지 답사 대장정을 앞둔 사전답사와 자료 준비, 동행할 분, 자문해 주실 분을 섭외하고자 전남 광주로 서울로 오가느라 그랬다. 거기다가 인터넷의 연결이 여러 날 동안 원활치 못해 20여일 째 기사 한 꼭지 올리지 못했다.

 

비록 마음과 몸은 바빴지만 감동받은 일은 더 많았다. 지난 주말에 자작나무 숲 미술관에서 본 대한민국 명무전 ‘신명나는 우리 춤과 소리’ 초청공연은 공연장소도 공연도 그 가운데 하나다.

 

 

자작나무 숲 속의 그림 같은 미술관!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미술관이 있을까? 세계 어디에 자랑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다운 미술관이다. 지난 겨울에 잠시 들러본 미술관 '자작나무 숲'을, 녹음이 짙어가는 계절에 다시 찾았다. 겨울에 봤을 때는 속살을 다 내보인 앙상한 자작나무로 좀 을씨년스러웠는데, 초여름에 찾은 이곳은 자작나무 녹음이 마냥 드리워 내 눈에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보였다.
 

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에서 442번 지방도를 타고 횡성 쪽으로 달리면 최근 토지 세트장으로 유명해진 횡성군 우천면 두곡리 별칭 밤벼루 마을이 나타난다. 이 마을 건너편이 둑실마을로 미술관 '자작나무 숲' 안내 팻말이 막 익어가는 보리밭둑에 허수아비처럼 서 있다.
 
둑실마을을 지나면 갑자기 비포장 흙길이 나온다. 요즘 웬만한 산골마을에도 다 포장이 돼 있는데 웬일일까? 나중에야 그 의문이 풀렸는데 미술관 '자작나무 숲'측이 군에다가 요청을 해서 흙길 그대로 남겨 두었다고 한다.
 
개발은 편리함과 부(富)를 가져다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환경을 파괴하거나 오염시킨다. 자잘한 자갈이 깔린 흙길을 1km 남짓 지나자 하얀 자작나무가 우거진 숲이 나오고 그 숲 사이로 그림 같은 미술관이 보였다.

 

깊은 산 속의 원추리 꽃처럼 미소로 반겨 맞는 미술관 주인 원종호(52·사진작가)씨와 악수만 나누고 나는 미술관 안팎의 조경과 언저리 풍경에 취해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눌렀다. 이 외진 강원도 산골에 이렇게 아름다운 미술관이 있을 줄이야.

 

 

이 글은 내가 2005년 6월 6일자로 <오마이뉴스>에 쓴 ‘자작나무 숲속의 그림 같은 미술관(1)’기사다. 지난 주말 2007 미술관 자작나무숲 가을공연을 한다기에 만사 제쳐두고 달려갔다. 초가을 자작나무 숲속에서 펼쳐진 ‘신명나는 우리 춤과 소리’ 공연은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룬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 할 만큼 완벽한 무대였다.

 
문화의 사각지대인 강원산골에 이렇게 아름다운 미술관과 음악공연이 있기에 마냥 뿌듯하다. 더욱이 며칠 전에 발표된 생명의 숲 국민운동 주최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자작나무 숲 미술관이 아름다운 숲지기 어울림 상을 수상하였기에 축하의 말을 이 기사에 담아 보낸다.

 

예술은 자연과 조화를 이룰 때 더욱 빛이 난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공연이었다.

 

 

 


태그:#자작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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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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