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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이 정말 뜰까?"

 

문국현 대선 예비 후보에 호감이든 비호감이든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던지는 말이다. 호감을 품고 있는 쪽은 "당연히 뜬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반대쪽은 "대선이 두 달 남았는데, 힘들지 않겠어?"라며 고개를 젓는다.

 

문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건 8월 23일. 그 후로 약 2개월이 지났고, 대선은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거의 중간 지점인 오늘(14일) 오후, 문 후보는 자신의 독자신당 창조한국당(가칭)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문국현의 가능성을 보여준 2개월

 

지난 2개월은 문 후보에게 많은 가능성을 안겨줬다. 우선 1%대에 머물던 그의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해 5%대에 진입했다. 전체 순위로는 4위고, 범여권 주자 중에서는 정동영,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 이은 3위다. 그리고 팬클럽에 가입한 그의 열성 지지자들은 단숨에 2만명을 넘겼다.

 

문 후보 쪽은 "조직도 기반도 없이, 그리고 4대 주요 방송사와 6대 신문이 거의 다뤄주지 않은 상태에서 여기까지 왔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문 후보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건 또 있다. 기존 정치권에서 문 후보를 지지하는 흐름이 표면 위로 나타났다.

 

김영춘 의원은 지난 11일 대통합민주신당 탈당과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다음날인 12일에는 원혜영, 이계안, 문병호, 이상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이 공개회동을 열고 문 후보 지지와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빠졌지만 제종길, 김태홍 의원도 '친 문국현' 계열이다.

 

원혜영 의원은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15일 이후에 모임을 열면 자기당 후보를 싫어하고 흔드는 모습으로 비춰지게 돼 모임을 앞당겼다"며 "우리는 문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그동안 기존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며 차별화를 시도해왔다. 그런 와중에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흐름이 생겼으니, 문 후보로서는 정치권에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앞으로도 문 후보는 밖에서 기존 정치권을 때리고, 안으로 교두보를 활용해 정치권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범여권 후보 단일화 대상으로 문 후보를 언급했다. 당연히 문 후보의 행보에 힘이 실렸다. 문 후보는 "(범여권 대선 주자들이) 후보 단일화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11월까지 달릴 수 있을까 모르겠다"며 "국민들의 민심은 이미 나로 단일화됐다, 김 전 대통령도 그걸 알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손학규 승리면 지지율 어려움, 정동영 승리면 단일화 어려움 예상"

 

그렇다면 문 후보의 자신감은 2개월 남은 대선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먼저 12일 문 후보 지지의원 모임에 참석했다가 금방 자리를 뜬 우원식 의원의 말을 들어보자.

 

"한나라당과 1:1 구도를 만드는 게 중요한데,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후보가 대표 주자로 인정되지 못하면 단일화가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다.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들이 경선 과정에서 국민들의 고단한 삶을 언급하지 못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

 

문 후보는 14일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후보는 15일 결정된다. 문 후보는 한 발 앞서 국민들의 관심을 자신에게 끌어오려는 전략을 편 것이다. 어쨌든 15일이 지나면 문 후보와 범여권은 후보 단일화 압박을 받게 된다.

 

우 의원의 지적대로 경선이 끝나도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가 한나라당과 1:1 구도를 못 만들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미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파행으로 반사이득을 봤던 문 후보의 가치는 더 상승한다. 

 

그리고 15일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누가 결정되느냐에 따라 문 후보의 앞길은 달라진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의 말을 들어보자.

 

"대선 주자로 정동영 후보가 결정되면 문 후보의 지지율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손학규 후보를 지지했던 수도권의 30~40대 화이트 컬러가 문 후보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남 지지기반이 있고, 경선 과정에서 조직력을 입증한 정동영 후보가 승리하면 단일화 경쟁에서 문 후보가 힘들어질 수 있다."

 

결국 문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손학규 후보가 승리하면 지지율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정동영 후보가 이기면 단일화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이야기다. 한 실장은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끝나면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문 후보를 향한 관심은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 실장은 "후보 단일화 이슈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의 경제 대 경제라는 양자 대결 구도로 모이느냐, 아니면 민주신당의 경선 탄력이냐"에 따라 문 후보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문 후보는 그동안 "10월 말에는 내 지지율이 10~15%로 상승하고, 11월 말에는 20~30%로 올라가 이명박 후보와 1위를 다투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해 왔다. 그러나 이런 '장밋빛 미래'는 민주신당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경쟁에서 이겼을 때 가능하다.

 

지난 2개월 동안 순풍을 타고 달려온 문국현 후보. 앞으로 대선까지 2개월을 더 달리고 싶은 문 후보 앞에 '단일화 숙제'가 놓여 있다.


태그:#문국현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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