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저녁 7시 30분부터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에서 열린 "2007 세계불꽃축제"는 미국 팀에 이어서 일본, 한국 순으로 서울의 가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를 놓았다. 이날 밤 여의도를 중심으로 강·남북 한강변과 마포대교, 서강대교, 한강변의 빌딩 아파트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입추의 여지도 없이 들어차 불꽃축제가 끝날 때까지 내내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폭죽이 치솟을 때마다 모두들 와와! 탄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는데……. 정작 불꽃축제가 끝나고 고개를 밑으로 내리니, 길바닥에는 불꽃 못지않게 수많은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휘날리고 있어 뜻있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강다리는 물론, 한강둔치에는 온통 쓰레기들로 가득차 가을바람에 이리저리 뒹굴고 있었다.
"정말 해도 너무 해요. 어쩌면 사람들이 저렇게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가지요?" 배가 고파 잠시 번데기 한 컵을 사 먹는데 번데기 파는 아주머니가 한 말이다. 특히 오늘 불꽃 축제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는데, TV 등 언론매체의 조명을 받는 곳에서는 질서를 잘 지키는 척하고, 잘 보이지 않는 데서는 이렇게 마구 쓰레기를 버린 것을 보고 그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1988년 세계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치를 때 거리를 말끔하게 치우던 정신은 다 어디로 가고 없는가. 갑자기 우리의 문화와 질서정신이 20년 전으로 후퇴한 느낌이다. 이렇게 실종된 시민질서를 볼 때마다 우리나라가 선진 국민이 되기에는 아직도 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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