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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23일 밤 KBS 주최로 마지막 TV토론회가 열렸다.

 

두 차례의 휴대폰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손학규 후보는 정동영 후보와 이해찬 후보에게 불경의 '수리 수리 마수리 사바하'가 '잘한다 잘한다 더 잘한다 잘 될 거야'라는 뜻이라며 덕담을 건네는 등 여유를 찾은 모습을 보였다.

 

정동영 후보와 이해찬 후보는 경선과정에서의 명의도용 등 불법선거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계속했다. 그러면서도 두 후보는 손 후보의 탈당경력 등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는 공동보조를 취했다.

 

토론 전반부는 손 후보가 공격의 대상이 됐다. 손 후보는 "신당에 와서도 한나라당에 있을때 생각이 변한 것 같지 않다"는 이 후보의 질문에 "저보고 한나라당에서 3등한 사람이 어떻게 한나라당 후보 이기겠느냐고 하는데, 냉전보수세력 중에서는 1등 못했고, 한나라당 바꿔보자는 데서는 내가 1등 했다"면서 "냉전수구적인 남북관 바꾸고 어려운 서민들을  돕자는 생각은 변함없다.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데는 한나라당이나 신당이나 다를 것이 없어야 한다"고 답했다.

 

"선진이라는 말 피하는 것 아니냐"

 

이 후보가 다시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은 3불폐지 입장인데, 손 후보도 마찬가지다. (손 후보에게) 변화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찌르자 "이념적인 접근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수요자가 좋은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명박 후보의 교육관이 특권층에 기반한 것은 맞지만, 그 내용 하나하나를 놓고 평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에는 정 후보가 "뿌리와 정통성 없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만든 1200만의 전통적 지지층을 어떻게 결집하겠느냐"고 물었다. 손 후보는 "뿌리가 어디냐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이 무엇이냐는 게 중요하다"면서 "나만이 손에 쥘 수 있는 실용적인 경제정책으로 중간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답했다.

 

손 후보는 정체성 공격에 대해 이날 토론회 내내  "이명박 후보의 경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맞서는 한편, "두 분이 간혹 저에게 아직도 한나라당 사고방식이라고 하는데 두 분 얘기 가만히 들어보면 '이분들이 선진이라는 말은 피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인사말에서부터 경선과정에서의 불법선거문제를 거론한 이 후보는 줄기차게 이 문제를 갖고 정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정 후보 지원모임의 서버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과 환자명단 대리접수 의혹 등을 거론한 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공격했다.

 

"버럭해찬이 국민과 소통되겠나"... "위선 떨면 진정한 소통 안 돼"

 

정 후보는 "사실대로 밝혀서 위법처리할 것은 위법처리하면 된다"고 전제한 뒤 "대리접수와 대리투표는 다른 것이고, 투표는 공정하게 처리됐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개헌문제에 대해 발언하던 중에도 정 후보에게 개인정보보호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정 후보가 '"법대로 하면 된다"고 대응하자 "선거에서 개인정보 유출되는 첫사례를 만들었기 때문에 정 후보의 솔직한 뜻을 밝히라고 질문을 한 것인데 계속 그렇게 말하는 것은 유감이다"라고 다시 비판했다.

 

정 후보는 이 후보에게 "능력해찬이라는 말과 함께 버럭해찬이라는 말도 듣는데, 국민과의 소통과 화합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의 약점이라고 지적되는 '고압적인 이미지'를 물고 넘어진 것이다.

 

이 후보는 "국민과의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의와 진실이다. 위선 떨면 진정한 소통이 안 된다"고 정 후보를 비꼬기도 했다.

 

정 후보는 기회 있을 때마다 이명박 후보의 교육관, 대북관, 경제관 등을 비판하면서 본선모드 돌입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5·18과 6·10, 6·15공동선언, 2007남북정상회담의 헌법전문 포함, 대통령 4년중임제, 토지공개념 근거규정 신설, 국회의원의 불체포·면책특권 제한, 대통령 사면권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자신의 개헌제안에 대한 의견을 상대 두 후보에게 묻기도 했다.

 

손 후보는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토지공개념에 대해서는 헌법에 못박았을 때 시장경제와 충돌하는 부분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정 후보는 "개헌논의를 다음 정부에서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다"면서 "집권 초기에는 먹고사는 문제, 평화체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분간의 토론을 마치면서 이 후보는 "원칙지킨 후보라야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재차 경선에서의 불법선거 문제를 제기하면서 자신의 원칙과 도덕성을 강조했고, 손 후보는 "모바일투표에서 새로운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2002년 경선상황을 회고한 뒤 "꼭 대통령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신당의 TV토론회는 막을 내렸다.


태그:#이해찬, #손학규,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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