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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교육환경을 가장 크게 파괴하는 곳이 바로 외국어고(외고)…특목고 제도를 폐지하고 외고는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 (이종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평준화시켜서 잘 될 것 같다면 동의하겠다. 대선 앞두고 외고를 특성화고로 바꿔봐야 다음 정부에서 또 바꿔야 할 것이다." (나병찬 고양외고 교감)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자립형사립고 100개 설립안'을 내놓은 다음 날인 1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
 
전국에서 올라온 외고 관계자와 토론자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특목고 폐지되어야 하는가'란 주제로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가 연 토론회 끝부분인 종합토론 자리에서다.
 
이날 토론회에는 20여 명의 참교육학부모회 소속 학부모와 전국에서 올라온 외고 쪽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학교 다양화 정책, 일부 가정에서 누리는 '특혜'"
 
발제를 맡은 이종태 원장은 "6공화국 시절 (노태우) 대통령이 평준화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지시한 뒤 92년에 등장한 것이 바로 외국어고"라면서 "처음부터 외고는 어학영재가 아니라 대학입시를 위한 성적 우수자를 뽑으려고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또 "현재 외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 학생수가 평준화 이전 세칭 일류고 학생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면서 "이런 수치는 이미 평준화의 기본 틀이 무너졌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같은 연령대 인구 비율은 73년 일류고 학생수 대비 1.3%였던 반면, 특목고 학생수는 1.5%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옥 참교육학부모회 정책위원장도 발제를 통해 "일반고 학생 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422만원인데 비해 외고는 648만원, 과고는 652만원"이라면서 "이는 학교 다양화 정책을 통한 교육수혜자들은 모든 국민이 아니라 경제력이 있는 일부 가정에서 누릴 수 있는 특혜"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정책위원장은 "공교육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 폐지와 이에 따른 대책이 모색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성삼제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과장은 "지금 같은 입시체제에서는 유길준, 안창호 선생님이 현재 민족사관고에 들어갈 수 없고 빌게이츠도 과학고에 못 들어간다"면서 "만약 특목고의 현재와 같은 선발 방식이 계속된다면 지금의 사교육 열풍은 유치원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후보 자립형사립고 확대정책은 긍정적인 얘기"
 
토론장 방청석에 앉은 외고 관계자들은 이 같은 토론 내용에 대해 '평준화 시켜서 잘 될 것 같은가?', '외고만이 문제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이화외고 교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는 "인생이란 것이 경쟁인데, 그걸 인정하지 않으면 사회생활을 못한다고 빌게이츠가 말했다"면서 "외고 문제 때문에 모든 교육의 문제가 생겨난다고 하면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편무중 과천외고 교감도 "외고의 교육성과도 인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외고 학교운영위원이라고 소개한 한 인사는 발언에서 "학교장이 사장님이 되고 학생이 상품이 되는 세상 되어야 한다"며 "이명박 후보의 자립형사립고 확대정책은 긍정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윤숙자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마무리발언에서 "4개 외고 관계자에게 정식 토론자로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참석하지 않아 아쉽다"면서 "정부에서 10월말 특목고 대책을 내놓을 때 이번 토론이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외고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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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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