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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예비후보가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자 서울 경기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열변을 토한 후 땀을 닦고 있다. 사진 왼쪽은 현재까지 누적득표 1위를 달리고 있는 정동영 후보.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예비후보가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자 서울 경기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열변을 토한 후 땀을 닦고 있다. 사진 왼쪽은 현재까지 누적득표 1위를 달리고 있는 정동영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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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손학규는 다시 정동영을 제칠 것인가. 6만명의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오늘(11일) 실시되는 2차 모바일투표가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

어제 밤 12시에 마감된 모바일투표 선거인단 신청자 숫자는 모두 24만여명. 신당측의 목표 20만명을 훨씬 넘어서는 숫자이다.

어제 하루 인터넷을 통한 신청이 폭주하여 선거인단 신청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상황까지 발생했고, 당초 오후 6시로 잡혔던 접수시한이 밤 12시까지로 두차례 연장되기도 했다. 다 죽어가던 신당 경선에 다시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정동영 대 손학규' 양자 대결구도

이러한 변화는 1차 모바일투표에서 손학규 후보가 1위를 차지하여 경선결과의 불가측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동영 후보와의 표차이는 불과 645표(3.0%)에 불과했지만, 그것이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았다.

우선 남은 경선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크다. 현재 신당 경선은 14일 실시되는 8개 지역의 '원샷경선', 2·3차 모바일투표, 여론조사가 남아있다. 9일 실시된 1차 모바일투표에서 손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함에 따라 '정동영 대세론'에는 제동이 걸렸고,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반응이 고개를 들게되었다.

특히 정동영 후보는 명의도용 사건 수사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있다. 1차 모바일투표 결과도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무래도 모바일투표의 주축인 젊은층이 동원선거 논란, 명의도용 사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현재진행형이다.

또 하나 중요한 의미는 1차 모바일투표 결과를 계기로 신당의 경선구도가 '정동영 대 손학규'의 양자대결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손학규 후보가 모바일투표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데 비해, 이해찬 후보는 부진한 결과로 남은 경선의 동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은 손 후보에게 일단 고무적이다. '반 정동영' 층에서의 사표방지 심리에 따라, 이해찬 후보를 지지하던 층 가운데 일부가 손학규 후보 지지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1차 모바일투표 이후의 경선구도는, 제한된 범위이기는 하지만, 질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 2차 모바일투표의 전망

오늘 모바일투표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세 후보 모두 모바일투표 승리를 위해 총력을 경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이번 경선에서 모바일투표가 갖는 중대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2·3차 모바일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선거인단 숫자는 21만여명. 1차 투표에서는 70%의 높은 투표율을 보여주었고, 동원력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논리적으로는 모바일투표 결과에 따라서는 대역전극도 가능하다. 그런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일단 손 후보에게는 1차 모바일투표를 치렀을 때보다 환경 면에서 유리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첫째, 그동안 소극적이거나 포기상태였던 손 후보 지지층이 적극적인 참여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정동영 대세론'에 일단 제동이 걸리면서, 손 후보 지지층에서는 "결과는 아직 모른다"는 인식이 생겨나게 되었다.

둘째, 모바일투표는 지역 선거인단 투표에 비해 동원력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정동영 후보의 경우 모바일투표 선거인단 모집에서도 동원력이 발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지역 선거인단처럼 월등한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다.

세째, 앞서 언급한대로 경선구도가 '정동영 대 손학규'의 양자 대결구도로 재편되면서 이해찬 후보 지지층 가운데 일부가 손 후보에게로 이동할 가능성이 생겨났다. '손-이 연대'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 숫자가 많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양자대결 구도가 손 후보 지지층을 적극적으로 투표에 끌어들이는 효과까지 감안하면 무시못할 부분이다.

네째, 명의도용 사건 수사의 영향이다. 경찰은 어제 정 후보 지지모임인 `평화경제포럼'의 인터넷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이 시간 수사를 둘러싼 파장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1차투표 때와 마찬가지로 2차투표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측면들은 2차 모바일투표에서 일단 손 후보에게 고무적인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러나 역시 변수는 정 후보 지지층도 위기의식을 갖고 결집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 후보 측에서는 1차 투표 결과에 대해 "지지자들이 방심했다"고 표현했다. 방심했던 지지자들이 경각심을 갖고 적극 투표에 나선다면 1차 투표와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손 후보가 1차 투표의 흐름을 타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정동영 후보가 무너지는 상황으로까지 가기는 쉽지않은 이유이다.

문제는 '1위'가 아니라 '득표수'

오늘 모바일투표에서 손 후보가 다시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은 상당히 있다. 그러나 손 후보가 만약 오늘 1위를 차지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득표수이다. 정동영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가 1차 투표 때의 3.0%를 크게 넘어서지 못하는 정도라면, 남은 경선에서 대역전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14일로 예정되어 있는 8개지역 경선 가운데는 전북지역 경선이 포함되어 있다. 정동영 후보의 절대적 우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이 곳의 선거인단 수는 무려 26만여명. 서울지역의 선거인단 수가 31만여명, 경기지역 24만여명, 인천지역 6만여명임을 감안하면 대단히 많은 숫자이다.

그런데 전북 경선에서는 정 후보에 대한 몰표가 예상되고 있다. 정 후보는 전북 경선에서의 몰표를 갖고 손 후보와의 격차를 크게 벌릴 것으로 보인다. 전북에서만 2만표에 근접하는 표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손 후보가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인다 해도 몰표를 기대할 수는 없기에, 수도권에서 득표수 차이가 1만표 이상 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른 지역은 제외하고 예상하더라도, 지역경선에서는 정 후보와 손 후보의 표차이가 지금의 1만2천여표보다 훨씬 더 벌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2·3차 모바일투표에서 손 후보가 정 후보를 10% 이상의 득표율 격차로 이겨야 대역전극이 가능할 것으로 판돤된다. 여론조사 결과를 유동적으로 보고 변수에서 제외한 경우이다. 매우 거칠은 계산의 결과이지만, 손 후보로서는 쉽지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오늘 2차 모바일투표에서의 관전포인트는 손학규 후보가 1위를 하느냐 여부가 아니다. 그 자체는 경선결과에 별 의미가 없는 부분이다. 오늘의 관전포인트는 손 후보가 '얼마만한 득표율 차이로 1위를 하느냐' 여부에 있다. 여러 언론들의 흥분과는 달리, 손 후보에게 현실은 아직 냉혹하다.

손 후보가 오늘 상당한 득표율 차이로 정 후보를 제치지 못한다면, 1차 모바일투표의 결과는 오히려 정 후보에게 약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1차 투표 이후 모바일투표가 최대 변수로 부상하면서 세 후보가 다시 총력전을 전개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선 정상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세 후보가 마지막에 총력전을 벌인 상황은 경선승복의 명분이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막판 대역전극의 가능성이 열리게 될 것인지, 아니면 다시 '정동영 대세론'이 굳어지게 될 것인지, 오늘 저녁이면 그 결과가 나오게 된다.


태그:#모바일투표, #손학규, #정동영, #국민경선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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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수술 이후 방송은 은퇴하고 글쓰고 동네 걷기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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