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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9일 저녁 8시 35분]

9일 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로비에서 열린 'KBS 열린토론-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토론'에서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후보가 토론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웃고 있는 손학규 후보 9일 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로비에서 열린 'KBS 열린토론-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토론'에서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후보가 토론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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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로비에서 'KBS 열린토론-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토론'이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로비에서 'KBS 열린토론-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토론'이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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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이하 신당) 대선후보 경선 1차 휴대전화 투표에서 손학규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위 정동영 후보와 오차범위 내의 차이에 그쳐, 1만여표의 누적득표 차이를 뒤집지는 못했다. 젊은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강세가 예상됐던 이해찬 후보는 3위에 그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당 국민경선위원회는 9일 오후 선거인단 3만명을 대상으로 한 1차 휴대전화 투표를 실시한 결과 손학규 후보가 7649표(36.5%)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손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인 정동영 후보는 7004표(33.5%)를 기록해 2위를 차지했고, 이해찬 후보는 6285표(30.0%)에 그쳤다. 무효표는 237표다.

누적득표수에서는 정동영 5만8129표로 1위... 손학규 4만5500표

그러나 누적득표수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5만8129표로 1위를 고수했고, 손학규 후보는 4만5500표로 여전히 정 후보와 1만여표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이해찬 후보는 3만5926표다.

이날 3만명의 선거인단 중 2만175명이 휴대전화 투표에 참여해 70.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동안 지역 경선 평균 투표율이 20%를 밑돌았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투표율이다. 지역 순회경선의 낮은 투표율은 조직동원 선거 논란으로 이어졌고, 경선이 파행을 거듭하게 된 단초가 됐다.

따라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휴대전화 투표가 향후 경선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8일과 9일 각각 경선 복귀를 선언한 이해찬.손학규 후보에게도 '해 볼만하다'는 동기를 부여해 준 셈이다.

이날 휴대전화 투표는 지난 9월 17일부터 10월 4일까지 모집한 1차, 2차 접수 마감분에 대해 전수조사를 거친 11만4060명 중 무작위로 3만명의 선거인단을 추출해 실시했다. 신당은 향후 휴대전화 투표를 2회 더 실시할 예정이며, 휴대전화 선거인단 접수 마감은 10일 오후까지다. 이날 저녁까지 접수된 선거인단은 17만여명에 이른다.

대통합민주신당 양길승 국민경선위원장이 9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첫 휴대전화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양길승 국민경선위원장이 9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첫 휴대전화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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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상당히 희망적... 역전의 발판"

이날 손학규 후보의 '1위'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지난 8개 지역 순회 경선에서 단 한 차례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던 손 후보에게는 '첫 1위'다. 이날 투표 결과 발표 직후 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이 "국민들이 참여한 모바일 투표 결과 손 후보가 1등을 해 처음으로 웃게 만들어주셨다"고 반긴 것도 이 때문이다.

내친김에 우 대변인은 "역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꺾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손학규 후보라는 것을 민심이 확인해준 결과"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날 KBS라디오에서 주최한 후보자 합동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가 결과를 전해들은 손학규 후보도 "상당이 희망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손 후보는 "모바일 투표도 아는 사람에게 권유해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조직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조직이 취약한 제게는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모바일 투표를 통해 국민들의 더 넓은 참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민의 뜻으로 후보가 결정되어야,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손 후보의 캠프에서도 이날 '첫 1위'를 경선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전환점으로 판단, 상기된 분위기다. 우 대변인은 "이번 결과를 통해 정동영 후보를 꺾을 수 있는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며 "앞으로 경선을 아름답게 이끌어가 경선에서 승리해, 이명박 후보를 꺾어서 국민과 선거인단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건없이 경선 참여"를 선언한 손 후보로서는 향후 경선 과정에서의 강한 문제제기나 경선 불복 등의 근거가 더더욱 사라졌다. 오히려 이런 점이 손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정동영 "경선이 더 재미있게 됐다"

때문에 이날 휴대전화 투표에서 실속을 차린 쪽은 손학규 후보가 아니라 정동영 후보라는 시각도 있다.

역시 후보자 합동토론회 자리에 있던 정동영 후보가 손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면서 "이렇게해서 경선이 더 재미있고, 관심을 끌게 됐다"며 여유를 보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정 후보는 손 후보에게 645표차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 8번의 순회 경선 중 7번을 1위를 차지했고, 특히 여론조사에서 손 후보를 앞지른 뒤에는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이 과정에서 정 후보는 이해찬.손학규 두 후보로부터 파상 공세를 당했고, 정 후보는 "정동영에게 죄가 있다면 1등을 한 것"이라고 하소연해야 했다.

이날 휴대전화 투표에 앞서 한 당직자는 "정동영 후보가 지역 순회 경선과 비슷한 양상으로 1위를 차지한다면 경선이 다시 한번 파행으로 치달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정 후보의 2위를 두고 캠프 안에서조차 "오히려 잘됐다"는 말이 나왔다. 적어도 정 후보가 '대세론'이라는 부담감을 떼어내고 두 후보로부터의 칼날에서 잠시나마 비켜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차범위 안에서 근소한 차이로 양분된 투표 결과로 인해 정 후보로서는 경선 승리의 자신감을 얻게 됐다.

정동영 후보측 노웅래 대변인은 투표 결과에 대해 "오차 한계 내의 접전으로 경선 판세를 뒤집기는 어렵게 됐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남은 2차례의 휴대전화 투표율도 1차 투표 처럼 70%를 유지한다고 해도 3% 정도의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인다면 현재 손 후보와의 1만표 차이가 뒤집어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노 대변인이 "남은 경선도 네거티브 공세를 하지 않고 선의의 경쟁으로 끝까지 마무리 하겠다"며 손학규.이해찬 후보측을 겨냥한 반면, 정 후보는 "제가 2등을 했기 때문에 우리 지지자들도 이 결과를 보고 내일 하루동안 열심히 나설 것"이라고 끝까지 여유를 지켰다.

9일 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로비에서 열린 'KBS 열린토론-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토론'에서 토론을 마친 뒤 정동영 후보가 캠프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긴장된 정동영 후보 캠프 9일 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로비에서 열린 'KBS 열린토론-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토론'에서 토론을 마친 뒤 정동영 후보가 캠프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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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최대 수혜자'에서 '최대 피해자'로 전락

반면 휴대전화 투표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해찬 후보는 결과적으로 '최대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이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이룬 유시민 의원이 곧바로 휴대전화 투표에 사활을 걸고 혼신의 힘을 기울였던 것에 비하면 '처참한 성적'이다.

이해찬 후보는 "손학규 후보도 축하하고, 정동영 후보도 (1위에) 근접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가, 정 후보로부터 "근접한 3등 이해찬 후보도 축하한다"는 면박을 당해야 했다.

이해찬 후보는 "(휴대전화 선거인단) 대리접수는 있었지만 조직동원은 없었다"며 "지역 경선 결과와 (휴대전화 투표 결과가) 다르지 않느냐"고 말해, 지역 순회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정 후보측의 조직동원 선거 논란을 꼬집었지만, 여전히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해찬 후보측 김형주 대변인도 투표 결과에 못내 아쉬워하며 고개를 떨궜다. 김 대변인은 "아쉽게 3위를 했지만 이해찬 후보에 대한 지지자 여러분의 열렬한 지지에 감사드린다"면서 "이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변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있는 선거인단에 대해 전수조사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정당성의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불씨를 남겼다"고 불만을 토로한 뒤, "최대한 인내를 가지고 경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태그:#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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