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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7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명박호'를 이끌고 갈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의 윤곽이 8일 드러났다.

 

선대위의 이름은 '대한민국 국민성공캠프'. '경제'와 '국민통합'이 모토다. 특히 고정관념을 깨고 후보가 직접 '경제살리기특위'의 위원장을 맡았다.

 

'대표선수'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회창 전 총재, 박근혜 전 대표 등은 물론 일부 언론에 거론된 박범훈 중앙대 총장 등도 상임고문, 명예선대위원장, 선대위원장직 제의를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은 오는 10일 대선 D-70일을 맞아 선대위 발대식을 치를 예정이다.

 

[#1. 정치색 뺐다] "공동선대위원장 과반수가 학자·기업인"

 

공동선대위원장들의 면면을 뜯어보면, 정치색을 뺐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동선대위원장 6명 중에서 상임위원장인 강재섭 대표와 원내 전략을 담당하는 안상수 원내대표 외에 모두 4명의 외부 인사가 영입됐다. 정치와 거리가 먼 학자·기업인 출신이 대부분이다.

 

외교·안보 분야는 유종하 전 외무부장관, 교육·과학·기술은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 미래신산업은 배은희 ㈜리젠 대표이사 사장, 사회복지는 김성이 이화여대 교수가 맡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한다.

 

대신 선대부위원장에는 3선급 의원들과 전직 최고위원들을 배치했다. 전략홍보 분야는 이재오·대외협력은 정형근·정책은 이한구 의원을 상임으로, 이강두·이상배·이해봉·김무성·김학원·전여옥·원희룡 의원과 한영 최고위원 등이 맡게 됐다.

 

선대위원장으로 언론 하마평에 올랐던 박범훈 중앙대 총장은 본인이 고사해 문화예술정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선대위원장급으로 예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인이 배제된 선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이 사무총장은 "이 후보가 일 중심의 실용적 조직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무총장은 "각 분야의 저명한 분들을 모셔온 만큼 이 분들에게 정책 자문도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측은 '선대위원장들이 대부분 선거경험이 없어 진두지휘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일축했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선거는 본래 실무진이 치르는 것"이라며 "방송에서도 (TV에 얼굴이 나오는 출연진 보다) PD나 작가가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2. 삼각형 아닌 방사형] "슬림·소프트·스피디"

 

한나라당 선대위가 방사형이라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기존의 선대위 조직은 후보를 꼭지점으로 중앙·지역 선대위, 직능 조직 등이 포진돼있는 삼각형 구조였다. 그러나 '이명박호'는 후보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형이다.

 

이 후보를 중심으로 중앙선대위·선대본부·양성평등본부·직능정책본부·고문·특보단·종합상황실·한민족네트워크위원회·원내대책회의·유세지원단이 근거리에서 후보를 보좌한다.

 

별도로 경제살리기특위와 국민통합특위도 구성됐다. 이 후보는 직접 경제살리기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국민통합특위는 외연확대 작업을 총괄한다. 이윤구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선거의 핵심인 홍보 전략과 공약은 전략홍보조정회의와 일류국가비전위가 담당, 지휘한다. 김학송 전략기획본부장이 전략기획단장(당연직)을,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이 미디어홍보단장(당연직)을, 김형오 의원이 일류국가비전위원장을 맡는다.

 

강재섭 대표는 이번 선대위 조직의 장점을 "'3S' 형"이라고 설명했다. '슬림·소프트·스피디'하다는 얘기다.

 

[#3. 대표선수가 없다] 이회창·박근혜 모두 고사... "백의종군하겠다"

 

그럼에도 이번 선대위 인선에는 '대표선수'가 없다. 공동선대위원장들 대부분이 대중에게는 낯선 인물들이다. 선대위 인선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있었음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실제 이회창 전 총재와 박근혜 전 대표가 모두 상임고문직, 명예선대위원장직 제의를 고사했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이 전 총재에게는 상임고문직을 제안했지만 직책을 맡지 않고 편하게 돕고 싶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도 상임고문을 맡는 선에 그쳤다. 애초 이 후보 측은 박 전 대표에게 명예선대위원장직을 제의했지만 박 전 대표가 이를 고사했다. 이 사무총장은 "박 전 대표가 자신 때문에 특별히 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자리는 맡지 않겠다고 고사해 (전 대표로서 당연직인) 상임고문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힌 자신의 뜻을 관철시킨 셈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임고문직 수락은) 백의종군이나 마찬가지"라며 "(고문직은) 대선 같은 때에 전직 대표로서 당연직 같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향후 이 후보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애초 문화·예술 분야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의받은 박범훈 총장도 현직 총장이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한사코 거절해 정책 자문을 해주는 문화·예술 정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밖에도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도 이 후보가 직접 만나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총장이 사양해 무산됐다는 후문도 들린다.

 

[#4. 파격도 있었다] 후보가 직접 '경제살리기 특위' 맡아

 

이번 인선에서 이 후보는 자신이 직접 경제살리기특위 위원장을 맡는 파격을 선보였다. 참모들이 이 후보에게 제안했고 후보가 이를 수락했다고 한다. 철저히 실무 중심으로 조직을 운용하는 이 후보의 특징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직능단체들을 '정책본부'로 꾸렸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과거 선대위에서 직능단체들은 세몰이를 통해 '조직선거'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두언 의원은 "조직선거를 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과거처럼 후보가 단체들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으쌰으쌰' (세몰이를 조장)하고 사진찍고 하는 일로 시간 빼앗기는 짓은 안 하겠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사실 무슨 무슨 협회장이 누구 찍으란다고 회원들이 다 그 사람을 찍느냐"며 "그들의 의견을 들어 정책을 만드는 게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명박#선대위#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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