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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민원을 제기했던 장애인들이 있는 울산남구지체장애인협회. 이들은 규정을 어긴 단식부기 회계가 비리의 원인이된다고 말했다.
2004년 민원을 제기했던 장애인들이 있는 울산남구지체장애인협회. 이들은 규정을 어긴 단식부기 회계가 비리의 원인이된다고 말했다. ⓒ 박석철

장애인단체내에 비리가 있다는 일부 장애인들의 수차례 민원에도 지자체가 이를 묵살하다 3년만에 결국 장애인 허위고용 비리가 사실로 드러났다.

 

특히 장애인들은 해당지자체에 이어 상급지자체와 국민고충처리위, 청와대 등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곳에는 모두 민원을 제기했지만 모두 묵살된 것으로 나타나 민원제도에 대한 헛점도 불거졌다.

 

3년전인 지난 2004년 울산지역 일부 장애인들이 울산북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북구청으로부터 울산북구지체장애인협회가 위탁받아 운영하는 '북구양정공영주차장' 운영에서 장애인단체가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

 

장애인들은 당시 이상범 북구청장·담당계장과의 면담에서 "북구협회와 간부 A씨가 주차장 운영 중 고용하지도 않은 장애인을 고용한 것처럼 허위로 꾸며 지원금을 받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시 담당 심아무개 계장은 "확인해보니 아무 문제 없더라. 문제가 있으면 내가 책임진다"고 하는 등 이를 묵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들은 당시 북구청홈페이지 '구청장에 바란다'란에도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상급단체인 울산시를 비롯해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청와대 등 곳곳에 이같은 비리 사실을 민원 제기했다.

 

하지만 어느 기관에서도 이를 제대로 조사하는 곳이 없었다고.

 

하지만 3년이 지난 최근 검찰이 북구지체장애인협회와 전 지부장 A씨 등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당싱의 장애인 허위고용 사실이 들통났다.

 

결국 울산북구지체장애인협회 전 지부장 A씨는 벌금 400만원에 처해졌고, 허위고용에 대한 수년 간의 지원금 1억900여만원은 전액 환수조치됐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울산지사 관계자는 "양정공영주차장 장애인 허위고용에 대해 8월 27일 1차로 6100여만원을 이미 환수했고, 내년 1월 나머지 4800여만원을 환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은 북구협회의 상급기관인 울산지체장애인협회로부터 현재 지급되고 있는 장애인고용장려금에서 허위지원금을 환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날아간 1억 누가 책임지나

 

당시 민원을 제기했던 장애인들은 최근 울산북구청에 '당시 왜 민원을 묵살했는지'를 물었다. 이들은 "2004년 당시 허위고용에 대해 수 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북구청이 문제없다고 했는 데 결국 허위사실이 드러났다"며 "관련자는 벌금 400만원만 물면 그만이고, 그럼 1억900여만원은 누가 내야 하나"고 반문했다.

 

울산 북구청은 최근 이에 대한 회신공문을 통해 "3년전 민원을 해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2004년 공영주차장 수탁은 당시 (담당부서인) 사회복지과가 보조금 지원에 대한 업무만 지도 감독하고 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답변을 했다.

 

당시 담당 심 아무개 계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건은 장애인 서로간에 문제로 위탁지원금은 행정기관을 거치지 않고 공단에서 바로 단체에 지급되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해명했다.

 

현재 울산지역에서는 장애인들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장애인단체의 비리를 폭로하는 등 장애인단체내 비리가 속속 알려지고 있고, 쌍방간의 고소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은 후 벌금 400만원에 처해진 울산북구지체장애인협회 전 지부장 A씨는 "벌금 400만원은 고용지원금과는 관계가 없다"며 "(장애인단체 내부 문제 관련) 재판이 진행중이므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애인들 "회계장부 부실이 원인"

 

당시 민원을 제기했던 울산남구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들은 이같은 장애인단체의 금품 관련 비리는 회계부실이 그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규정상 장애인단체 회계장부는 복식부기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대부분 단체에서 단식부기를 사용해 비리의 여지를 두고 있다"며 "이를 감시감독해야 할 지자체는 '장애인문제는 씨끄러우니까 덮어두자'는 식으로 허술한 감독을 하면서 비리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지체장애인협회#울산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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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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