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남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 남바구들에서 열리는 ‘제2회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에 지난 2일 다녀왔다. 마산에서 출발해 함안 원북역에서 촬영을 끝마칠 때만 해도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라 좋은 사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남해고속도로 곤양나들목을 빠져나갈 무렵부터는 구름이 서서히 짙어지고 있었다. 58번 국도를 타고 곤명방면으로 갔다. 다솔사 입구를 지나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2번 국도를 타고 하동방면으로 향했다. 북천역을 지나 1km를 더 가자 행사장이 보인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메밀국수로 점심을 해결한 다음 축제 속으로 빠져들었다.

 


비닐하우스 모양으로 뼈대를 갖추었지만 비닐을 씌우지 않은 행사장에서는 각종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비닐하우스 뼈대에 주렁주렁 매달린 박과 수세미가 가을의 풍요로움을 잘 말해준다. 체험장에서는 멧돌돌리기, 투호놀이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었다.

어린이 남매가 절구통에 곡식을 찧는 체험을 하는 모습이 너무나 익살스럽다. 밖으로 나가 삼각대를 펼치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남바구들은 농림부 시범사업인 경관보전 직불제를 통해 12ha에는 메밀이, 9ha에는 코스모스가 각각 심어 있는데 한창 꽃을 피워 올려 아름다운 경관을 뽐내고 있다.

바람에 하늘대는 코스모스가 형형색색으로 나그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빨간색과 분홍색, 흰색으로 여덟장의 꽃잎을 화려하게 펼치고 바람에 나부낀다. 가운데 자리한 노란색 수술과 어우러지며 한껏 멋을 부린다. 코스모스 사이로 벌들이 부지런히 오가며 꿀을 모으고 있다. 한동안 코스모스의 매력을 카메라에 담다가 바로 옆의 메밀밭으로 이동했다.

 


‘아니! 시월이 메밀꽃 필 무렵이야?’

메밀은 보통 9월에 피는 꽃인데 10월에 활짝 핀 모습을 보니 새롭게 와닿는다. 원래 9월 20일부터 말일까지 행사를 열 예정이었는데, 올해는 계속되는 비와 무더위로 개화기가 늦어져 지난달 27일부터 축제를 시작해 주말인 7일까지 축제가 계속된다.

소금을 흩뿌린듯 하얗게 피어난 메밀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올해는 계속되는 비로 인해 작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키가 이제껏 보아온 메밀의 절반 정도로 필자의 무릎 높이까지밖에 자라지 못했다. 제대로 자랐다면 허리 높이까지 자랐을텐데 말이다. 훌쩍 커버린 코스모스와 너무나 비교가 된다.


꽃밭 중간에 정자가 놓여있어 훌륭한 쉼터이자 사진촬영장소로 인기가 높다. 아래로 좀 더 내려가니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만개한 코스모스 뒤로 계곡이 흐르는 풍경이 시원스럽다.

 


사진촬영에 열중하다보니 기차가 올 시간이 다 되어갔다. 차를 가져갔으면서 웬 기차를 기다리느냐고 하겠지만 메밀꽃 뒤로 기차가 지나가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그런데 기찻길과 나란히 있는 메밀밭이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코스모스 뒤로 핀 메밀밭으로 이동했다. 사진촬영 할 포인트에다 미리 삼각대를 세우고 구도와 초점을 맞추고 기다렸다. ‘뿌웅’ 하는 기적소리와 함께 기차가 빠른 속도로 꽃밭사이를 통과한다.

쉼없이 셔터를 눌러대며 기차와 함께 꽃밭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서둘러 장소를 옮겼다. 기차가 반대편에서 오는 사진은 다른 구도로 잡아야 한다. 차로 주변을 한바퀴 돌면서 북천역 쪽으로 나가다 포인트 한 곳을 찾았다.

차를 돌려 주차를 하고 보니 꽃이 키가 너무 작은데다 제대로 피지도 않아서 별로다. 할 수없이 그 옆의 코스모스꽃을 포인트로 해서 삼각대를 세우고 기다렸다.


구도를 넓게 잡고 기다렸는데, 5량짜리 짧은 기차가 지나간다. 다시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다. 기차가 카메라 밖으로 벗어나자 뒤쪽으로 돌려 곡선주로에서 휘는 기차를 담았다. 30분 후면 다시 거의 비슷한 시간에 2번 더 기차가 지나간다. 그런데 햇빛이 구름속으로 묻힐 것 같았다. 오후 5시 20분 경에 구름에 가린 어두운 빛으로 제대로 된 사진을 얻기는 어려울 것 같아 행사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덧붙이는 글 |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다. 저서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다.   



#하동북천#메밀꽃#코스모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