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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광고의 홍수시대이다. 광고의 중흥시대를 견인하고 있는 TV 광고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요즘은 가히 광고의 홍수시대라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실제로 매일 아침 출근길의 지하철에서도, 심지어 막히는 도로 위에서도 고개만 살짝 돌리면 각종 광고와 마주치는 것은 이제는 거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이런 현상에서 우리의 거리도 마냥 자유로울 수만은 없는 모양이다. 도로변이나 골목길의 전봇대에는 각종 광고 전단지들이 도배를 하고 있다. 특히나 '찌라시' 광고들이 활기를 치는 요즘, 전봇대의 시련은 눈물 겨울 정도이다.


그러지 않아도 '우리의 전봇대'들은 일부 취객들이 밤마다 간이 화장실로 이용하는 통에 체면을 구긴 지도 이미 오래다. 물론 취객들의 행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음습한 곳을 찾아 밤이면 밤마다 그곳을 화장실로 애용하는 '악행'도 서슴지 않는다.


또, 어느 순간 전봇대는 각종 광고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누군가 생계나 구인 구직 등 각종 이유로 하나 둘 붙이기 시작한 전봇대의 전단지들은 어느새 전봇대에는 '누더기 옷'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전봇대의 광고들을 무작정 비난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가끔 요즘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안마서비스'를 암시하는 듯한 글귀도 보이긴 하지만, 개중에는 전셋집(셋방 있음)이나 하숙생 구함, 미아 찾기 등과 같은 지극히 서민적이면서도 구구절절한 사연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약간은 비정상적인 경로이긴 하지만 전봇대는 일정부분 서민들의 의사 소통창구로 이용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봇대 광고는 애교 수준으로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위험경고 보다 더 중요한 광고?

 

광고는 때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도 한다. 또, 효과적인 광고를 위해선 노출도 필수적이다. 그 때문인지 요즘 거리의 광고들은 마치 노출증 환자처럼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안달이 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대중교통의 대표격인 버스는 물론, 광고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유조차와 같은 위험물 차량에도 광고가 따라붙는다. 광고 노출증이다. 실제로 위험물 차량들이 붙이고 다니는 광고는 과연 광고가 우선인지, 안전이 우선인지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얼마 전 길에서 우연히 본 유조차에는 모 카드사의 광고판이 걸려 있었다. 유조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카드사 광고가 걸려 있다는 점도 특이했지만, 더욱 특이한 것은 간판의 크기였다. 카드사 광고가 위험물 표시보다 더 크게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위험물 표시보다 광고가 더 중요하다는 뜻일까.


어쨌든 요즘은 거리와 골목길의 전봇대, 심지어 차량까지 광고들이 접수하면서 그에 따른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태그:#전봇대 , #유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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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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