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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버마 대사관 앞. 종교인, 문인, 국회의원, 시민단체 활동가 2백여 명의 함성과 외침이 가을 하늘을 뜨겁게 달궜다.

 

이들이 소리 높여 요구한 것은 버마 정부의 학살중단과 군부 독재 정권 퇴진. 특히 5․18 관련 단체들은 '학살로 일어선 정권은 역사의 죄 값을 반드시 치른다'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버마 대사관에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릴레이로 진행된 집회 포문은 종교인들이 열었다. '민족화해와통일을위한종교인협의회'는 "민주주의 꽃을 피우기 위해 피와 땀의 역사를 경험한 우리는 진리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종교인의 양심으로 버마 국민들의 항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종교인협의회는 이어 "버마 국민의 정신과 희생이 민주정부 수립이라는 희망으로 승화되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버마 정권이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국민 뜻을 무력과 폭력을 앞세워 막고 있지만 세계사 전례를 통해 이런 폭압은 민의에 의해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다"며 버마정부를 향해 즉각적인 무력 탄압 중단, 아웅산 수치 여사 가택연금 중단 및 수감 중인 정치범 석방, 군사독재체제종식 통한 평화적 정권 이양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효림 스님 "민주화는 피로 이뤄진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효림 스님은 "민주화는 눈물과 땀이 아닌 피 흘림으로 이뤄진다"며 "더 많은 목숨이 희생되더라도 반드시 민주화를 지켜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한국 정부도 버마 독재 정권과 모든 관계를 끊고 민주세력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해학 목사(성남 주민교회)는 "버마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길은 평화와 생명의 불길"이라며 "버마 민중이 반드시 독재를 타도하고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승리를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인에 이어 5․18기념재단 등 5․18관련단체들도 버마 정부 학살 중단과 평화적 시위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80년 5․18민중항쟁 이후 세계 각국이 보낸 지지와 성원은 한국 민주주의를 앞당기는데 큰 힘을 발휘했다"며 "5․18관련단체들도 억압과 고통 속에서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버마 국민들의 항쟁을 적극 지지하고 연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5․18단체들은 기자회견 후 "버마 군정은 민중을 탄압하고 학살로 일어선 정권은 역사의 죄 값을 반드시 치른다"는 내용이 담긴 항의 서한을 버마 대사관에 전달했다.

 

5․18 관련 단체, 항의서한 버마 대사관에 전달

 

이어진 버마 국민운동 촉진위원회(NLD) 학국지부, 한국진보연대, 인권실천시민연대 등 73개 시민단체가 참석한 버마 정부 규탄 집회로 이날 집회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들 시민단체들은 버마 내 학살중단 뿐 아니라 한국의 역할론에 중점을 뒀다. 이들은 "한국정부는 버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적극적이며 공개적인 지지를 천명하는 것은 물론, 버마 군부독재정권 압박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즉각 강구해야 한다"며 "특히, 대우 인터내셔널을 비롯한 버마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버마군부독재 정권과의 협력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버마진출 기업은 즉각적인 철수를 단행해 버마 민주화를 지원키 위한 최소한의 윤리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NLD 조모아 집행위원은 "버마 정부가 휴대폰을 차단하는 등 모든 통신 수단을 끊어 버려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조차 못하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현재 버마 민주화 투쟁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 조모아 집행위원은 "버마 내 시위는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버마 내에선 더 큰 항쟁을 위한 단체들의 조직적인 연대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으며, 해외 단체와의 연계도 활발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에서도 오는 5일까지 청계천 광장에서 열리는 사진전과 문화행사 등을 통해 한국의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민주화를 이룩한 선배 국가답게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


#버마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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