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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회룡포의 들녁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회룡포의 들녁
ⓒ 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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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포는 경북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와 향석리 일대에 자리한 마을이다. 내성천은 마을을 휘감아돌며 흘러 나가 낙동강과 합류한다. 이로 인해  "육지 속의 섬마을"로 불리는데, 맑은 물과 백사장이 어우러진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라 많은 사진작가들이 몰려든다.

이곳은 KBS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가을동화>의 초기장면을 찍은 곳으로 은서와 준서의 어린시절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2005년에는 명승 16호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필자가 낙동강의 제 1비경으로 꼽는 곳으로 대한민국의 최고의 물돌이동이라 할만하다. 회룡포는 그 면적이 약 28만3천평에 이르며 의성포마을은 약 6만7천평이다. 사실 회룡포 내부는 대부분 논으로 별다른 볼거리는 없다. 변변한 식당이나 편의점조차 없는 곳이다.

비룡산의 회룡대 뒤로 황금들판이 보인다
 비룡산의 회룡대 뒤로 황금들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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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가면 내성천을 사이에 두고 회룡포와 마주한 비룡산(190m)에 들러야 이 일대의 멋진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비룡산에는 숲속 등산로와 산책코스가 있으며, 신라시대 운명선사가 세운 천년고찰인 장안사가 산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사찰 뒷산에는 팔각정의 전망대인 회룡대가 있어 회룡포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9월말에서 10월중순 경 벼가 황금빛으로 익어갈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 이곳에는 삼한시대부터 격전지로 유명한 원산성이 있으며, 주변에 많은 고분이 흩어져 있다.

뿅뿅다리를 건너는 관광객. 올 가을에는 비가 많이 와 다리가 물에 잠길 듯 위태롭다
 뿅뿅다리를 건너는 관광객. 올 가을에는 비가 많이 와 다리가 물에 잠길 듯 위태롭다
ⓒ 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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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위로 회룡마을에서 의성포마을로 가는 뿅뿅다리가 세워져 있어 사람이 건너갈 수가 있지만, 차로 가려면 한참을 돌아서 들어가야 한다. 뿅뿅다리는 영화 <엄마>의 촬영지였던 곳이기도 하다.

뿅뿅다리는 건축용 철판으로 만든 다리로 동그란 구멍이 둟려있으며, 길이는 80m, 폭은 50cm 정도 되는데 두사람이 비켜 지나가기도 어려울 정도다. 다리를 건널 때 ‘뿅뿅’하는 소리가 나서 뿅뿅다리라 불리는데, 예전에는 아르방다리라 불리기도 했다. 여름철에 비가 많이 오면 다리가 물에 잠기는 것이 단점이다.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뿅뿅다리 전경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뿅뿅다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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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마을에는 용주시비가 세워져 있어 문학의 향기도 만끽할 수 있다. 회룡마을 끝에 있는 삼거리의 산 능선에 자리한 용주시비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서 비룡산의 장안사와 회룡대, 봉수대, 원산성을 둘러볼 수 있다.

용주시비에서 비룡산 산행을 시작하는게 좋다. 용주시비에서 장안사까지는 1.7km, 장안사에서 회룡대는 300m 거리이다. 회룡대에서 바라보는 회룡포와 내성천의 조망이 가히 절경이다. 수확기를 맞은 황금들판이 바람에 넘실대는 풍경에 저절로 배가 불러온다.

500년된 느티나무와 삼강주막
 500년된 느티나무와 삼강주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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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삼강주막으로 발길을 돌린다. 삼강이란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 등 3개의 강이 만나는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전에는 선비를 비롯한 장사꾼 등이 서울로 갈 때 주막 옆의 삼강나루터를 이용해 문경새재를 거쳐 올라가는 교통의 요충지였던 곳이다.

하지만 낙동강 위로 삼강교가 생기면서 나루터는 유명무실해졌다. 그 자리에 배가 아직도 남아 있어 당시의 번화했던 나루터를 추억할 뿐이다. 이곳의 삼강주막은 1300리 낙동강 물길 위에 마지막으로 남은 유일한 주막이다. 주막 앞에는 500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버티고 있는데다 낙동강이 흐르고 있어 운치가 넘친다. 느티나무 아래에 자리한 2개의 평상은 영화 <엄마>에 나왔던 소품이다.

삼강주막은 경상북도 민속자료 134호로 지정되었다.
 삼강주막은 경상북도 민속자료 134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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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교에 막혀 이곳에서 3개의 강이 만나는 장면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삼강교에 올라서면 3개의 강이 만나서 흘러가는 모습이 한눈에 잡혀 시원스럽다. 마지막까지 주막을 지키던 유옥연할머니는 2005년 10월 90의 나이로 돌아가셔서 다소 썰렁한 기운이 돈다. 주막에는 할머니가 건물벽에다 남겨놓은 외상값 표시가 상형문자처럼 남아있어 긴 여운을 준다. 주막은 경상북도 민속자료 134호로 지정되었으며, 조만간 복원해서 관광지화 한다고 한다.

삼강주막에서 삼강교 반대편 도로로 올라가 언덕위에 서서 내려다보는 마을 풍경 또한 압권이다. 마을 앞으로 강이 유유히 흐르는 가운데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든 모습은 풍요로운 고향의 가을을 만끽하게 한다.

삼강과 황금들판 뒤로 삼강교가 보인다
 삼강과 황금들판 뒤로 삼강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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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추천숙소


맛집 & 추천숙소
용궁면 읍부리의 용궁시장 내에 자리한 단골식당은 순대국밥과 오징어불고기로 유명한 식당으로 가을동화 촬영팀이 식사를 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직접 만든 순대로 요리를 하며, 오징어는 연탄불에 석쇠구이를 해서 나온다. 보문면 우래리의 학가산(882m) 자락에 자리한 학가산우래자연휴양림(652-0114,  www.hakasan.co.kr)은 숲속의집, 복합산막, 취사장, 전망대, 야외탁자, 야영테크, 물놀이장, 어린이놀이터 등의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교통정보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에서 빠져서 34번 국도를 따라 예천으로 간다. (서울이나 중부지방에서 접근시 예천IC에서 빠지는게 거리는 가깝지만, 시간은 더 많이 걸린다.) 예천읍에서 문경방면으로 10km를 달리다 개포라는 이정표가 나오면 우회전한다. 이후 회룡포 이정표를 따라 6.5km를 더가면 된다.

대중교통
예천여고 앞에서 출발하는 용궁행 버스를 타고 향석초등학교 앞에 내려서 15분 정도 걸으면 회룡포다. 문의 : 예천여객 654-4444, 용궁버스정류장 653-6265

덧붙이는 글 | 김정수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다. 저서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다.



태그:#예천회룡포, #삼강주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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