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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흥해읍 일대에는 한 집 건너 부동산 중개소 사무실이 들어서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포항시 흥해읍 일대에는 한 집 건너 부동산 중개소 사무실이 들어서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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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고향은 경북 포항시 흥해읍 덕성리다. 사진은 국도 7호선에 있는 '흥해읍' 입구 안내판.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고향은 경북 포항시 흥해읍 덕성리다. 사진은 국도 7호선에 있는 '흥해읍' 입구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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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개발이 될 것이기에 부동산 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물건을 내놓지 않는 경향이 있죠."

"언론은 소설을 쓰고 있죠. 무슨 땅값이 폭등했다고 그래요. 2~3년 전에 포항신항만 공사 등으로 해서 오른 값 그대로죠."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고향에 지금 '부동산 열풍'이 불었다는 말이 있어 현지 확인에 나섰다. 기자는 29일 아침 일찍 창원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경주를 거쳐 포항으로 향했다. 찌푸린 날씨 속에 경주를 지나 왕복 4차선의 국도를 한참 달리니 '흥해읍'이라는 안내 표지판이 나왔다.

멀리서 보니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명박 후보의 고향은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 지난달 20일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자 고향 마을 주민들은 축제 분위기였다고 한다. 주민들은 대통령 당선이나 마찬가지로 여기며 농악대와 함께 춤을 추며 즐거워했던 것.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옥성리. 흥해읍 입구인데 부동산 중개 사무소 간판이 즐비하다. 한 집 건너 부동산 중개소 간판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읍내에만 부동산 중개소가 수십곳에 이른다고 했다.

부동산 거래가 많으니까 중개소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인데도 많은 부동산 중개소 사무실의 문이 열려 있었다. 중개인들은 하나같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부터 거래물건이 없다고 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고향인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일대에는 부동산 중개소가 즐비하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고향인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일대에는 부동산 중개소가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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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가 대통령 되면 땅값 오를 게 뻔하죠"

이곳에서 6년째 중개업을 하고 있다고 밝힌 김아무개(71)씨는 "이명박 후보가 확정되고 난 뒤부터 팔겠다고 내놓는 물건이 없다고 할 수 있다"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더 발전할 것이고 그러면 부동산 값이 오를 게 뻔하다, 그래서 물건을 내놓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무슨 거래가 있어야 부가가치세 신고라도 낼 건데 세금 신고를 하고 싶어도 못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 확정 뒤 땅값이 폭등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그런 차원은 아니다, 2~3년 전에 형성된 땅값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거기서 큰 변동은 없다, 그런데 어디서 폭등이란 말을 하는지, 그건 사실이 아니다"고 대답했다.

흥해읍 일대를 비롯해 포항에는 2~3년 전 부동산 열풍이 불었다. 현대중공업이 이곳에 12만평 규모의 '블럭공장'을 조성하기로 하고 지금 용지매수단계에 있으며, 포스코가 이곳에 연료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흥해읍 일대에는 '영일만 신항개발지구'와 '신항만 배후산업단지 예정지역' 등의 개발계획이 세워져 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확정과 관계없이 이곳에는 개발계획이 이미 세워져 있었다는 것. 영일만 바닷가 쪽으로 신항만과 공단이 들어서고, 국도7호선을 따라 공단에서 자가용으로 10여분 거리에 주거지가 형성되고 있다.

김아무개씨는 "2~3년 전 이곳에는 부동산 투기 바람이 불었다, 울산 비행장과 도로공사와 관련한 보상비가 나오면서 울산 사람들이 많이 와서 땅을 사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요즘 이곳 주민들뿐만 아니라 기업하는 사람들도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더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공장은 아무 데나 지을 수 없고 준농림지가 해당되는데 다른 곳은 절대농지나 주거지로 되어 있다, 준농림지는 흥해읍 덕장리와 신흥리 일대에 좀 있지만 땅 주인들이 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공업단지와 신항만 등 개발계획이 세워져 있는 영일만에서 흥해읍까지는 자가용으로 10여분 거리로, 국도 7호선을 따라 주거지역이 형성되어 있다.
 공업단지와 신항만 등 개발계획이 세워져 있는 영일만에서 흥해읍까지는 자가용으로 10여분 거리로, 국도 7호선을 따라 주거지역이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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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땅값이 오른 건 아니죠, 언론이 소설을 써요"

9년째 이곳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다고 밝힌 정아무개(55)씨는 "요즘 땅값이 많이 올랐다면서요"라고 묻자 "언론들이 소설을 쓴 거죠"라고 말했다.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자 정씨는 잘 만났다는 듯 언론보도의 불만을 드러냈다.

정씨는 "이곳에서 나오는 한 신문은 이명박 후보가 확정된 지 이틀 만에 '땅값 올랐다'는 기사를 내더라, 어떻게 이틀 만에 그런 기사를 낼 수 있나, 소설이다"고 말했다.

정씨는 "땅을 팔려고 하다가 좀 더 두고 보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을 수는 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최근 한두 달 사이에 땅값이 오른 것도 아니고, 이전 그대로다"고 설명.

정씨는 "이곳에 외지인들이 들어와 농지를 사놓은 경우가 있었다, 지난해 검찰에서 '부재지주 농지'에 대한 조사를 벌인 끝에 과태료에다 강제이행금 등을 부과했다, 그 여파가 지금까지 닥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며 거래가 뜸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명박 후보 확정 뒤 '부동산 열풍'이냐"는 질문에, 정씨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왜 영향이 없겠나, 이곳이 더 발전하는 촉진제 역할은 할 것이다, 그러나 신항만이며 공업단지 등은 이미 계획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이명박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냉철한 사람인데 자기 고향이라고 해서 더 발전시켜 주겠나,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곳 주민들은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고 있었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이곳 사람들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버스 정류소에서 만난 60대 아저씨는 "우리 고장에서 대통령이 나면 좋지, 그렇게 되지 않겠나"하고 말했다.

"최근에 땅값이 많이 올랐느냐"고 묻자 그는 "땅값은 몇 년 전부터 올랐지, 최근은 모르겠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 되면 이곳은 더 발전할 것이니까 그러면 더 오르겠지"라고 말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고향 사람들은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고향 사람들은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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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토지대장을 들고 가는 50대를 만났다. 그는 "땅 좀 사려고 알아보고 있는데, 팔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없다"고 말했다. "왜 사려고 하느냐"고 묻자 그는 "뭐 좀 해보려고 한다"고만 하면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뒤부터 이곳에는 부동산 매물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주유소에 들러 물었더니 주인은 "왜요, 땅 사게요? 아마 없을 겁니다, 여기 땅값은 2~3년 전에 다 올랐구요. 요즘은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 된다고 보고 팔지 않는다고 하대요"라고 말했다.

포항시 북구청 관계자는 "최근 흥해읍 일대에 땅값이 올랐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 부동산 거래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항세무서 관계자는 "언론 보도도 있고 해서 최근에 현장 실사를 벌였다, 한 달 사이에 특별히 땅값이 오른 것 같지는 않다, 거래가 뜸한 것도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는 여름철에는 원래 거래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할 때 계절적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그:#연설회,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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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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