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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평규 S&T그룹 회장은 지난 18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이다 22일 밤 병원에 후송되었다. 사진은 지난 18일 금속노조 S&T대우지회가 행진을 벌이자 이동스피커를 잡으면서 막아서고 있는 최평규 회장의 모습.
 최평규 S&T그룹 회장은 지난 18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이다 22일 밤 병원에 후송되었다. 사진은 지난 18일 금속노조 S&T대우지회가 행진을 벌이자 이동스피커를 잡으면서 막아서고 있는 최평규 회장의 모습.
ⓒ 전국금속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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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대우(옛 대우정밀, 부산 기장군 소재)의 노사 갈등으로 지난 18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였던 S&T그룹 최평규 회장이 22일 병원에 후송되었다.

S&T대우 사측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평규 회장은 단식 5일째인 22일 밤 금격한 저혈당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다"고 밝혔다.

사측은 "의사 진단에 따르면, 평소 고혈당 수준인 160mg/dl을 유지하던 최평규 회장의 혈당 수치는 단식에 들어간 후 140mg/dl 이하로 떨어졌으며, 단식 5일째인 22일 17시 이후에는 78mg/dl을 기록하며 급격히 정상 수치(80~120mg/dl)를 밑돌기 시작했다"고 설명.

사측은 "이날 밤 11시경 혈당 수치가 62mg/dl를 보이며 위험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저혈당에 의한 쇼크를 우려해 전문의와 경영진이 강력하게 병원 치료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또 사측은 "전문의로부터 현재와 같은 혈당 수치가 지속될 경우 위험한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심각성을 전해들은 지회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도 최 회장의 병원 치료를 강력히 권유하며, 자신들이 직접 병원으로 모시겠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부산 시내에 위치한 종합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다"고 덧붙였다.

S&T대우 관계자는 "현재 병원으로 후송된 이후 전문의의 응급조치를 받고 있다"면서 "최평규 회장에게 평소 당뇨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사측 "최평규 회장, 범법행위 차단하고자 단식"

S&T대우는 22일 '최 회장의 단식 이유'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직장폐쇄에 대해 사측은 "노사쟁의가 일어났을 때 생산 활동 참가를 거부하는 노동조합의 합법적 집단 행동권에 대응하고자 사용자가 취할 수 있는 합법적인 권리"라며 "이는 조합원의 생산 활동 참가뿐만 아니라 직장 안에서의 조합방문을 제외한 노동조합의 모든 활동을 금지하는 회사의 합법적 대응수단인 것"이라고 설명.

그러면서 사측은 "회사가 이러한 직장폐쇄를 단행하여야만 했던 가장 큰 이유는 하루라도 빨리 파업을 종료시켜 대화의 물고를 트고 경영을 정상화하고자 하는 데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회는 이러한 직장폐쇄 기간 중에도 사내의 공공 시설물을 점거하고 집회 및 시위를 하여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그릇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

또 사측은 "종업원 복지 공공시설물인 민수식당 1층을 회장님께서 홀로 지키고 계시는 이유는 조합원들에 의한 불법점거와 불법집회의 장소로 악용되고 있기에 이를 저지하고자 함"이라며 "추석 전 타결을 위한 바람도 있었지만 노사 대립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조합원들의 범법행위를 차단하여 350여명의 조합원을 고소·고발하는 사태를 막고자 함에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노동계 "신종 노조 탄압"

최평규 회장이 단식농성을 벌이자 노동계는 '신종 노조탄압'이라며 비난했다.

부산실업극복지원센터와 부산여성회,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경실련 등 부산지역 37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9일 S&T대우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T대우는 조합원에 대해 고소·고발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하고, 또다시 공격적 직장폐쇄를 단행하여 노동조합 죽이기에 열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사에 항의 방문을 가려 했지만, 최평규 회장의 단식 농성으로 무산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는 "사회적 약자들이 돈 많은 자본가들이나, 약자들을 괴롭히는 정치권력자들을 향해 최후의 수단으로 단식농성을 하며 생존권을 부르짖는 경우는 보았지만, 약자를 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단식농성은 최초"라고 밝히기도 했다.

금속노조도 소식지에 '골 때리는 우리 회장님'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자기 회사 직원을 고소해 경찰수사를 받게 만든 '회장님'이 이번에는 노동조합의 농성장을 점거해 단식농성을 벌이는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노조 지회 '중앙교섭 참여 약속 이행' 촉구

S&T대우 노-사는 올해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산별중앙교섭 참여' 등 문제에서 합의를 보지 못했다. 금속노조 S&T대우지회는 '중앙교섭 참가 약속 이행' 등을 촉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였고, 이에 사측은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노조 지회는 지난 18일 S&T대우 본사 앞에서 행진을 벌였고, 이때 최평규 회장이 이들의 행진을 가로막았다. 최 회장은 노조 지회의 이동스피커에 앉아 "직장폐쇄 기간에 들어와서 집회하는 건 불법"이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농성장인 민수식당 1층으로 들어갔으며, 이에 최평규 회장은 그곳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S&T대우는 직장폐쇄에 이어 조합원 160여명에 대해 고소고발을 해놓은 상태다.


태그:#금속노조, #S&T대우, #단식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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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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