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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오연호 김당 황방열 기자
- 취재 : 전관석 이경태 안윤학 기자
- 사진 : 남소연 기자
- 동영상 : 김윤상 문경미 기자

[전체보기]정동영 대선 예비후보 생중계 인터뷰
정동영 후보 마무리 발언 다시보기

[3신 : 21일 밤 11시 40분]

"손학규 후보가 승리한다면 선대위원장 맡아 헌신하겠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가 21일 저녁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온라인 청문회에서 열린우리당 책임론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가 21일 저녁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온라인 청문회에서 열린우리당 책임론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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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국현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가경영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러나 그 분이 가지고 있는 일자리 창출방식. 이것은 전국 범위에서 실현해보고 싶다. 평생학습사회도 받아들일 만하다. 문 후보와 세 차례 만나 식사를 하면서 좋은 인상을 받았고 가능하면 협력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국민의 선택에 달려있다."

- '개성동영'으로, 평화 통일문제 강조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처칠은 전쟁 말기에 다시 수상에 당선 못했다. 지금 북핵문제 해결 국면에 들어갔는데 정동영의 평화가 이명박의 경제 이길 수 있을 것이라 보나?
"이제 한반도 평화가 막 시작되려고 한다. 그리고 평화협정시대의 한국 정치는 지금과 다르다. 경제·외교·정치·군사 다 다르다.

예를 들어 이산가족정책. 본인의 희망대로 남쪽에 살수 있고 북쪽에 살 수 있다. 정치? 친북좌파 이런 것 없다. 국가보안법 무용이 되는 시대다. 경제? 개성공단 10개 15개 만든다. 지도자가 해야 하는 일이다. 군사? 대한민국 남자들 다 병역의의무를 져야 하나? 세계를 경영하는 미국보다 병력이 더 많다. 또 평화배당금으로 2020년까지 620조를 쏟게 돼있다. 평화협정시대에 100조·150조 최소한 절약할 수 있다. 그 돈으로 교육·복지투자가 가능하다. 국민건강보험증 없어 병원 못가는 350만명, 국민연금 혜택 못 받는 500만명 있다. 사회적 약자 사회 곳곳에 있다. 평화협정시대는 다르다. 새로운 역동성을 갖고 한국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대통령을 하고 싶다.

이런 평화협정시대의 정치를 이명박 후보보다 제가 더 잘 한다. 9·19 합의문서라는 설계도 가지고 있다. 정동영과 김정일 위원장하고 5시간 만나서 합의한 그 문서에 북핵 포기. 북미·북일 수교 평화체제를 만들자는 합의다. 기획하고 추진해서 문서화한 것이 정동영이다. 설계도 만든 이가 시공도 잘 한다."

- 대선 출마하면서 '중통령'을 내세웠는데. 핵심가치와 내용이 뭐냐?
"중소기업 살리는 대통령, 중산층과 통하는 대통령. 말이 기니깐 한 마디로 입력한 단어다. 평화협정시대 새로운 비전을 가진 대통령이 되고 싶다. 그리고 중소기업도 한번 살리고 싶다. 중산층 일자리 88%가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 강국으로 성공한 독일·일본·대만…. 왜 우리가 못하나. 중소기업을 살릴 수 있는. 현장에서 우러나온 정책이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상생협회라는 것이 있다. 상생협회가 정동영이에게 현실성 있다고 한다.

또 경선 끝나면 실업계 고등학교에 갈 것이다. 그 학생들과 학부모 사기도 살려주겠다. 힘도 실어주겠다. 대통령이 어디를 바라보는 것인지가 국가 방향을 결정한다."

- 지금 갑자기 이런 댓글이 올라왔다. '(기자시절) 땡전 뉴스에 참여했냐'고?
"땡전 뉴스는 청와대 출입기자. 차장급 기자들이 한다. 당시에는 제약된 계엄사의 제재가 있었다. '광주는 민주주의가 만발한 자유천하입니다'라는 보도가 나갈 수 없다. 회사에 보고했던 내용과 리포트 내용이 청년 정동영 기자의 고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문국현식 일자리 창출·평생학습사회, 전국에서 해보고 싶다"

-이제 정동영 후보가 자랑하는 핵심공약에 대해 짚어볼 것이다. 여러 공약 중 네티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 있나?
"'에어 세븐'. 항공우주 7대강국 공약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배 잘 만드는데 우주항공 못 할 이유 없다. 전두환 정권이 5공 시절 미국 눈치보고 우주사업 포기한 것 정말 잘못한 것이다. 당시 1000명의 항공우주연구원들이 잘렸다. 그리고 단임정권 이어지면서 우주사업에 대한 장기 비전을 못 만들었다. 2009년 이후에 아무 계획이 없다. 지도자의 의지와 계획이 중요하다.

특히 항공우주산업은 노동집약 산업이다. 자동차보다 더 노동집약적이다. 전부 사람 손으로 만든다. 또 양질의 직장이다. 이공계의 인재들을 많이 받아들일 수 있다.

로켓을 만드는 중국이 두렵다. 2017년 중국이 달나라에 사람을 올려놓는다. 지난번 중국 13억 인구가 인공위성이 지구를 맴돌 때 환호했다. 중국이 2017년에 이태백이 놀던 달에 자국의 인민을 올려놓는 동안 우리는 구경만 하고 있나. 2020년 일본은 달에 탐사로봇을 올려놓는다.

마흔세살 젊은 케네디 대통령이 달탐사를 천명했을 때 당시 슈퍼컴퓨터 없었다. 기술 수준이 지금 대한민국보다 낮았다. 지도자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 중국이 상용 항공기를 내년에 수출한다. 브라질은 중형 항공기를 수출한다. 우리도 할 수 있다. 항공기는 못한다 말인가. 이명박 후보가 땅에서 운하를 판다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 대선특별기자단으로 활동하는 이종필 시민기자가 관련 질문을 했다. '달탐사도 중요하지만 현장과학자 등 핵심인력양성, 학문적 자생력의 확보가 중요하다'는 질문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독재자였고 청년시절 누구보다 그를 미워했지만 정치하면서 한번 그에게 놀란 적이 있다. 대덕연구단지를 세우고 10년 뒤에 뭘 먹고 살 것인지 고민했다. 물론 유신정권, 평생 총통으로 살려고 했기 때문이겠지만 말이다.

지금 대덕연구단지 사기가 말이 아니다. 큰 아들도 화공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이공계 장래 뚫어줘야 한다. 연구원들 연금도 없고 정년보장도 잘 되지 않고 소득도 민간연구, 대기업보다 못하다. 대덕클럽이라고 있다. 연구자들의 지혜를 모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가겠다."

- 북미수교 체결로 한반도 냉전이 공식적으로 끝나가고 있다. 새로운 질서 구축에 대해 구체적으로 응답해달라는 시민기자도 있다.
"평화협정시대는 구름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이다. 지난 1월 베를린에서 북미 접촉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해 '악의 축' '공포의 전진기지' '선제공격대상'이라 비난했고, 북한은 핵실험하고 미사일을 쐈다. 강대강의 대결이 7년 동안 됐고 그동안 한반도 정세 악화됐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미국이 이라크의 수렁에 빠졌다. 민주당 다수의 의회체제로 뒤집혔다. 대북정책도 바뀌었다. 부시 대통령이 자기 임기 내에 북한 핵문제 완전히 해결하겠다고 했다. 베를린에서 북한 대표 만난 미국대표가 '북한이 미국의 새로운 우방이 되길 원한다'고 했다. 엄청난 이야기다. 남한은 미국의 오랜 동맹우방으로 북한은 새로운 미국의 우방으로…. 세상이 바뀐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는 지난번 버시바우 주한미대사 만났을 때 버시바우가 연말이면 대변화가 온다고 얘기했는데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이 친북좌파 세력과 보수우파의 대결이다고 말했다. 철학의 부재다. 한반도 정세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고민이 없고 철학이 결핍됐다. 네오콘 성향의 학자들이 후보를 둘러싸고 있다.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나.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운하파지 말고 북한과 만나야 한국경제 업그레이드"

- '개성동영'이라고 하는데, 너무 개성에 올인하는 거 아니냐?
"개성은 상징어다. '정동영=개성'이다. (국민들 인식이) 여기까지는 간 것 같다. 현재 한국 경제가 벽에 부딪혔다. 특히 토지가 한계 상황이다. 2000평 공장 토지값만 100억이다. 노동? 경제활동인구 줄어든다. 잠재성장력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본? 투자하고 돈 벌기 어렵지 않나.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북한의 해안선 도시를 생산 거점화 해야 한다. 내년부터 현대자동차 해외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국내생산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한국자동차가 시들시들해지는 것이다. 이것의 출로는 원산과 같은 북한에서 한 달에 57불, 양질의 노동력을 이용해 물품을 생산하고 부품·소재·디자인·판매 등은 남한에서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북한은 시장경제와 사회주의가 성공적으로 결합한 나라. 남한은 약해진 경쟁력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것이다. 제조업이 살아야 도매·소매·숙박·물류·통신 등 돈이 돈다. 각 산업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한국경제가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운하만 파서 경제를 살릴 수 없다."

- 중산층 공약을 보면 '4000만 명을 중산층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7 대 3 정도면 몰라도 온 국민의 중산층화? 이건 허구 아닌가?
"2:8의 사회를 받아들이면 온 국민이 상대적 박탈감에 불행해진다. 일본이 중산층 사회다. 집 밖을 나서면 도서관·공원·수영장 등 복지시설 있어서 돈 없이도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 노후와 의료가 보장되면 안정감이 생긴다. 건강한 시장과 사회 안전망의 바탕은 공정한 경쟁 질서를 기득권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권력집단이 훼손하는 것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보다 내가 오히려 건강한 시장경제론자이고 중산층 비전의 소유자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2:8의 사회가 되는 것이다."

- 이용희 부의장 지역의 지자체장들이 현장에 나와 투표를 독려했다는 얘기가 있다.
"왜 정동영이 1등 한 지역은 조직선거이고 이해찬이 1등 한 지역은 조직선거가 아닌가. 태풍과 폭우, 그 악천후 속에서 투표를 하러 나온 충북지역 3만6000명의 유권자를 모독하면 안 된다. 모두 비밀투표를 했고 결과를 보니 정동영이 1등 한 것이다."

- '대통령 정동영'이 꿈꾸는 세상을 한두 마디로 요약하면?
"청와대 집무실의 대형 그림을 떼어내고 디지털 상황판을 올려놓겠다, 대통령이 챙겨야 할 200여 가지 통계자료를 업데이트를 하며 보겠다. 비정규직이 820만이다. 노동부의 공식통계는 550만이지만 사실 퇴직금과 4대 보험이 없으면 비정규직 아니겠나. 청년실업도 정부 공식통계가 33만인데, 사실 최근 너 댓 집 걸려 한 명씩 청년실업자가 있다. 이들을 위해 전력투구하겠다.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350만 명, 국민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500만 명을 위해 일하겠다.

노무현 정권 들어 지난 5년 동안 지니계수가 벌어졌다. 0.3이 넘으면 빨간불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0.31~0.35 사이다. 평화시장에서 옷 장사를 하면서 눈물 젖은 밥을 먹었던 경험이 내게 힘이 되고 있다. 택시기사님들이 '손님 늘었다', 자영업자들이 '장사 된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어보고 싶다. 그러면 절반은 성공한 것 아닌가. 시대 요구가 평화협정 펼쳐봐라. 농민 자영업자 등 신빈곤층을 위해서는 삽질이 아니라 삶의 질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이명박 후보보다 잘 할 것이다."

"손 후보가 신당 대선후보 되면 선대위원장 맡겠다"

- 비정규직 문제는 누구도 딱 부러진 해결책을 못 내놓고 있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말해야 할 단계가 아닌가.
"하루아침에 뚝딱 해결할 수 있었다면 비정규직이 늘어났겠나. 그러나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는 지도자와 의지를 갖고 일하는 지도자는 다르다. 이랜드는 현재 비정규직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다. '기간제 근로자를 차별대우 해서는 안 된다, 2년이 되면 무기근로계약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법이 시행될 전후 아웃소싱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회피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지도자가 매일 챙기고, 동일한 노동에 동일한 처우라는 원칙을 확립하도록 이끌면 아마 함부로 법을 회피하는 일도 안 일어날 것이다. 대통령은 전지전능한 사람은 아니다. 다만 어디에 포커스를 맞추는가, 어떻게 국민과 소통하느냐가 중요하다. '대통령이 내 문제를 알고 있구나'를 느끼면 용기를 얻을 것이다. 그렇다면 절반은 해결 될 것이다."

- 국립대 등록금을 100만원 선으로 낮춘다고 했다. 나머지는 국가부담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국·공립 대학생은 20%고 사립대 대학생은 80%인데. 형평성이 없는 공약 아닌가. 예산은 얼마나?
"국립대만 등록금을 낮추면 5000억, 사립대까지 확대하면 1조5000억에서 2조원이 든다는데. 사립대는 대학 장학금과 매칭해서 정책을 펴 나가야할 것이다. 사실 요즘 사립대는 대학생들의 등록금만으로 운영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다음 대통령은 교육 대통령이 돼야 한다. 교육 문제는 방치할 수 없다. 나는 2008년을 교육혁명의 해, 교육대개혁 사회대협약의 해를 만들겠다. 입시제도를 개편하는 등 교육개혁 정책을 1년 동안 펼쳐놓고 국민적 합의와 동의를 모을 것이다. 기본적인 방향은 돈 없어서 대학 못가고 공부 못하는 그런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방송팀에서 연락이 왔는데, 댓글이 쇄도해 사이트가 잠시 다운됐었다고 한다. 이제 마무리 발언을 해 달라.
"네티즌 여러분 어떻게 보셨나? 대통령 되면 휴가 때 철도 타고 만주·시베리아·베를린·파리에 다녀올 수 있도록 하겠다. 철도는 싸다. 철도는 빈부를 차별하지 않는다. 몇 십만 원만 준비하면 정보 보조금과 함께 대륙 여행을 하는 시대를 만들겠다. 10대·대학생 등 젊은이들이 대륙을 품고 여행을 다녀오면 그게 바로 국가경쟁력이다. 언제까지 좁은 한반도에 갇혀 지내야 하나? 차별 없는 성장, 가족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대통령 되고 싶다."

- 독자들이 손학규 후보가 경선을 끝까지 치르겠나, 정 후보가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겠냐는 질문이 있었다. 짧게 답변해 달라.
"손학규 후보께서는 신사정치를 해온 분이다. 어제 손 후보의 인간적 고뇌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3자회동을 제안했다.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싶다. 손 후보가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내가 선대위원장 맡는 등 앞장서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 그리고 역시 손 후보도 정동영을 뛰어넘어야 이 후보를 깨뜨릴 경쟁력이 생길 것 아닌가.

나도 마찬가지다. 한국정치에는 역동성이 있다. 우리 국민은 간단하지 않다. 10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될 때 시대정신은 정권교체였고 5년 전 시대정신은 낡은 정치의 타파였다. 2007년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유권자 여러분들이 공감한다면 선거 이긴다고 확신한다."

[2신 : 21일 밤 10시 45분]

"당권밀약설? 김한길이 설명하는 게 열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가 21일 저녁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온라인 청문회에 참석해 생중계 댓글로 참여한 네티즌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가 21일 저녁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온라인 청문회에 참석해 생중계 댓글로 참여한 네티즌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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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학규 예비후보 들어오라고 해놓고 한나라당 전력 걸고 넘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손 후보 한나라당에 있었던 것 시비 거는 것이 아니다. 한나라당에 있었던 것은 자산이라는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는 것뿐이다. 손 후보의 이야기에 다 박수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손 후보에게 같이 하자고 제안한 이가 정동영이다. 겪어보니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다. 경선 룰을 정동영이 혼자 만든 것이 아니다. 같이 협의했다.

5년 전에 경선 후보가 노무현·정동영 밖에 안 남았다. 어느날 갑자기 남아있던 이인제가 칩거했다. 며칠 후에 돌아와서 이인제가 같이 그만두자고 했다. 저한테 몇 번 권했다. 그러다 혼자 경선에서 나갔다. 경선은 그 때 처음 실시했다. 그것 지켜냈다는 자부심. 한국 정치 문화에 민주주의 세운 것. 그것이 정동영의 자부심이다."

"당권밀약설, '카더라'식 구태 정치"

- 당권-대권 밀약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말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한길 의원 최근에 본 이들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큰 슬픔을 당했다. 심신이 매우 지쳐있다. 그분의 지인 몇 분들과 저녁 한번 같이 먹었다. 당권? 지금 어느 시대인가. 당권은 당원들에게 있다. 당 지도부 투표해서 뽑는 것이지 그것이 바로 구태 정치다. 그리고 '카더라' 해서 낙인을 찍는 것. 그것이 구태 정치다."

-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생각하나
"(그런 말을 한) 그 분한테 물어봐야 한다."

- 지지선언이 경선 전날(14일)에 나와서 그런 것이 아닌가?
"의원들 지지가 손 캠프보다 약간 많다. 그러나 의원들 마음 돌리기 힘들다.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도 해서 모신 것이다."

- 김한길 의원에게 직접 확인해보면 논란 사그러들지 않겠나. 증언 찾아본 적 없나?
"국내에 김 의원이 없다. 김 의원이 이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것이 열쇠다고 생각한다."

- 이해찬·손학규 연대설은 근거가 있는 것인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해찬 후보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손 후보와 손을 잡는다? 정동영이 될 바에는 손을 잡는다? 호남 출신 안 된다? 말하자면 호남배제론인데…. 안타깝다. 어떻게 젊은 정치인들이 그런 낡은 사고를 하나. 국민들은 앞서 나가있다. 경선 4연전 호남이 아닌 곳에서 내가 1등을 했다."

- 친노 후보단일화가 너무 일찍 터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인가?
"친노 단일화가 투표율 낮추는 데 결정적 역할 했다. 손 후보 칩거하니까 토론회에 둘 밖에 안 남았다. 친노후보 단일회를 경선 시작 전에 했더라면 추미애·신기남·천정배 그 분들 기회 얻었을 것이다. 기회 차단하고 본경선 시작 전날 사퇴하고 단일화하고. 이거 공정경쟁질서 해친 거다."

- 손학규·이해찬 둘 중 누가 버겁나?
"두 분 다 막강하다. 그러나 이명박과 한 판 하려면 정동영밖에 없다는 시그널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네 지역에서 그 시그널을 보니깐 여론조사도 바뀌고 하는 것이다."

"친노 후보단일화가 투표율 저하에 결정적 역할했다"

- 지난 주말 4연전 승리 원인은 뭐라고 분석하나?
"열정적 지지의 역할이다. 한국정치 자발적인 서포터 지지자를 가진 정치인 1호가 노무현 그 다음 2호가 정동영일 것이다. 정통이라고 들어봤는지 모르겠다. 그 분들은 제 가족이다. 이 가족들의 힘으로 내가 일어설 수 있었다. 아주 시큰했다."

- 정 후보 측 동원 선거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느닷없는 게 아니다. 나중에 계산해보니 컷오프 선거인단 선거에서 이미 이겼다. 그것을 애써 인정하려 하지 않은 것이다. 열어보니 생각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울산 선거에서 굉장히 큰 차이 났다. 지지자의 온도 차이가 있다. 열정적인 지지자가 있는 것과 없는 것, 그런 것이 왜 죄가 되나."

- 충북 지역 몰표 나왔다.
"이희종 의원이 노력해 충주 60% 얻은 손학규 예비후보는 괜찮나…. 한나라당 경선은 조직 경선이었다. 조직 경선은 한나라당을 흔들지 않았는데 왜 갓 태어난 대통합신당의 후보들이 이를 흔드는가?"

-캠프에서 모집한 선거인단 수는 얼마나 되나?
"내가 꼴찌다. 부산은 이해찬 후보의 선거인단이 1등이다. 광주도 손학규 후보의 선거인단이 1등이다."

- 17일 당이 공개한 자료보면 인구가 1200만이 넘는 경기와 인천의 선거인단은 21만 8000여명인데, 인구가 200만이 안 되는 전북은 20만명이었다. 이렇게 되면 정확한 민심 반영을 위한 국민경선 취지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
"노 후보가 당선될 때 호남에서 92%의 지지를 얻었다. 경북에서는 10%를 약간 넘었다. 지역별 편차가 있는 게 한국정치의 현실이다. 당시 민주당은 전라도에서는 정당지지도 1등이었고 당원 숫자도 가장 많았다. 물론 이것은 자연스러운 게 아니라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왜 그렇게 많이 참여했나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당은 경북 지역에서의 투표율을 올리자고 캠페인을 벌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 그런데 경선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경선에 말이 많은데, 이렇게 후보로 뽑히면 과연 이 후보를 이길 수 있을까 걱정을 한다. 패배감이 있는 게 사실인데. 역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나?
"이제 시작이다. 한 달 내내 신정아씨 사건이 방송언론보도를 덮었다. 사람들이 안 쳐다봤다. 그런데 최근 대통합민주신당 소동이 신정아 보도를 밀어냈다. 방송, 신문의 톱으로 갔다. 아 경선하는구나 생각한다. 도만 지나치지 않고 그릇만 깨지 않으면 시끄러운 것도 득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추석이 지나면 민심 바뀔 것이다. 10월 15일 민주신당의 후보가 됐을 때 정동영 지지율이 그 때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열정적 지지자 있는 게 죄인가, 선거인단 모집은 내가 꼴찌"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가 21일 저녁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온라인 청문회에 참석해 생중계 댓글로 참여한 네티즌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가 21일 저녁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온라인 청문회에 참석해 생중계 댓글로 참여한 네티즌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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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에서 "'노인발언' 해명하라", "그런 건 왜 묻냐"고 다투고 있다. 본선에 가도 이런 말이 나오지 않겠나?
"한나라당 사람 아닌가(웃음)? 좋은 해명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다. 어제 부산 다녀왔다. 부산에 노인대학연합회·노인복지회 어르신들이 모여 지지선언을 해줬다. 대한노인회 중앙회가 현재 경선을 도와주고 있다. 이는 정동영에 대한 미안함이다. 그 분들은 국회의원직까지 버리라고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난 스스로 배지를 뗐다.

당시 4·15 총선의 한복판에 내 말이 인터넷에 떴다. 대구에 가서 선거운동 기간에 황급히 시간이 쫓기는데, 대학생 기자가 와 마이크를 들이대면서 총선에서의 대학생의 역할을 물었다. 그래서 투표해라. 대학생들은 투표일에 왜 놀러가냐며 투표 독려를 한 것이다. 대학생 투표율이 10%밖에 안 된다. 당신들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가. 어르신들 쉬더라도 당신들은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강조법이다. 그런데 앞뒤 잘라버리니 그렇게 됐다.

당시 당에서 두 가지 의견이 맞섰다. 문맥상 오해의 소지가 없으니 정면돌파를 하자는 측과 선거 와중이기 때문에 이 사태가 길어지면 안 되니 사과하고 덮고 이슈 전환을 해야 한다는 측이었다. 나는 당의장이어서 두 번째를 선택했다. 당의장·국회의원·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백지상태로 돌아갔다. 그리고 당은 과반수를 얻었다. 정동영은 버림과 비움의 정치를 해왔다. 오직했으면 노인단체가 미안하다고 현재 나를 밀어주고 있겠나. 나는 노인복지를 확실히 챙기라는 사명을 받은 듯하다. 속 썩인 자식이 효도한다는 말이 있다. 노인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 노인단체의 지지가 보도됐나?
"부산지역 언론에 났다."

- 이해찬 후보가 정 후보의 노인 발언 사태를 보며 길거리 인터뷰 절대 안한다고 한다. 반면교사로 삼아서.
"왜곡됐건 어쨌건 노인분들의 마음을 다치게 한 것에 대해서는 정중히 사과드린다. (고개를 숙여)"

- 이해찬·손학규 누가 버거운 상대인가 물어봤는데. 누리꾼에게 '세 후보 중에 내가 왜 돼야 하느냐, 본선경쟁력이 더 나은가'에 대해 말해 달라는 질문이 왔다.
"DJ와 노 대통령을 찍었던 1200만 명이 집토끼다. 내부 결속을 누가 잘하겠나. 손 후보? 이 후보? 지난 10년 민주개혁세력과 호흡을 하며 한복판에 있던 내가 잘할 것이다.

게다가 나는 플러스알파가 있다. 이 후보가 그렇게 도덕성에 흠집이 남에도 불구하고 왜 건재하나? 사실 임계점이 온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청계천 효과라고 생각하는데. 청계천과 경부운하를 깨뜨릴 역동성, 추진력을 내가 보여줄 수 있다. 허허벌판에 세운 개성공단을 만든 추진력으로 대결하겠다. 평화대륙경제론으로 이명박 후보의 거품경제론, 가짜경제론과 대결하겠다."

- 손학규 후보 끝까지 가겠나?
"오늘 그 분 말씀은 완주한다는 것이었다…. 손 후보는 중도하차 할 분이 아니다."

- 후보가 된다면 민주당 대선후보와 문국현 후보 등과의 단일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인가. 또 그 전에 민주당 후보와 먼저 단일화하는 것인가 아니면 3자 단일화 방식인가?"
"<오마이뉴스>에서만 공개하면 안될 듯 하다. 곧 움직일 생각이다."

[1신 : 21일  밤 10시 15분]

"참여정부 황태자? 정동영한테 권력 있어본 적 없다"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청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충북/강원지역 국민경선' 개표 결과 종합 1위를 한 정동영 후보가 지지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청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충북/강원지역 국민경선' 개표 결과 종합 1위를 한 정동영 후보가 지지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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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의 출발은 좋았다.

지역순회 경선 첫 투표에서 손학규 이해찬 유시민 예비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종합 순위에서도 맨 앞으로 치고 나갔다. 최근 일부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손학규 예비후보를 앞서며 1위에 올라 '손학규 대세론'을 잠재웠다. 불과 한달 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손 예비후보에게 크게 뒤졌던 그였지만 상황은 금세 역전됐다.

하지만 경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손학규 예비후보의 '칩거와 이탈'. '아름다운' 경선은 이미 깨졌다.

손 후보는 '칩거와 이탈'의 이유가 "정 후보측의 구태정치"라는 주장을 펴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당권거래설 주장까지 나온다. 손 예비후보는 선거대책본부 폐쇄, 독자행보를 선언하며 정상궤도에서 벗어났다. 친노후보 단일화를 이끈 이해찬 예비후보 역시 기세가 만만치 않다.

며칠 전까지 순위 다툼이 아슬아슬했다면, 손학규 예비후보의 '이탈'로 인해 이제 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 자체가 아슬아슬해졌다. 일찌감치 선출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다른 대선후보들을 여유있게 기다리고 있는 판이다.

이른바 '꽃가루 효과'를 누리며 분위기를 이끌고 싶었을 정동영 예비후보는 지금 어떤 심정을 갖고 있을까. 추석 연휴 이후 경선 대회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그의 머리도 안갯속에 잠겨있을까 아니면 또렷한 대선 후보 선출 시나리오가 그려져 있을까. 무엇보다 그의 주장처럼 그는 '확실한 대통령감'일까.

<오마이뉴스>는 저녁 9시부터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 온라인 청문회를 개최해 그의 답을 들어보았다.

"뒤숭숭해도 굴곡 있는 게 재미있지 않나, 결과만 좋다면"

- <오마이뉴스>에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들을 차례로 초청해 온라인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대통령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같이 검증하는 자리다. 오늘은 스튜디오에 정동영 예비후보를 모셨다. 부산에서 정책토론회를 마치고 오셨는데 많이 피곤하겠다.

"진이 빠진다. 오늘은 (부산에) 손 후보가 안 오셔서 이 후보랑 했다. 셋이 하면 숨 쉴 틈이 있는데 둘이 한시간 반 두시간 정도 하면…. 피곤하다. 그 이후에도 부산민방 가서 토론회를 했다. 지금이 세번째 토론이다."

- 경선에서 1등을 하고 있어 기분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반면 손학규 후보가 갑자기 칩거를 하고 선대본부를 해체하겠다는 등 뒤숭숭한 일도 같이 벌어지고 있는데 기분은 어떤가?
"뒤숭숭하다. 그러나 재미로 보면 굴곡이 있고 파란이 있는 것이 낫지 않겠냐. 결과만 좋다면 말이다."

- MBC기자 및 앵커를 했고 15대 16대 총선에서 전국 최다득표로 당선됐다. 국민회의 민주당에서 대변인을 했고 민주당 최고위원, 열린우리당 의장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지나온 생애와 이력 중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무엇인가.
"그때 그때마다 제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물론 고통스런 순간들은 중간중간 있었지만…. 제가 전력투구란 말을 좋아한다. 온 힘을 손가락 끝에 모아서 전력투구 동작으로 던졌을 때 물론 스트라이크가 될 수도 있고 볼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런 과정이 중요하고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 (웃음) 다 자랑스럽다는 이야기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 요새 가족의 일원이라는 것, 가족이 함께 산다는 것이 문득문득 귀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려워졌을 때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밖에서 피폐해져도 집에 가면 복원이 된다는 것이다."

- 가장 기뻤던 일은 실연한 여인과 결혼한 일이라고 밝혔는데, 방법 뭔지 가르쳐줄 수 있나?
"사실 실연하고 나서 포기했거든요. 우울했다. 삶의 의욕도 잃어버리고 일에 몰입하고 술도 많이 마시곤 했다.

대학생 시절 때 연애를 못했다. 특별히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랬다. 제대하고 나서는 정말 짝이 있었으면 좋겠다 해서 누가 소개해준 것이다. 그 때 맹목적으로 쫒아갔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쫓아가면 일방적으로 도망가게 되어있다. 그 때는 연애의 기술이 없었다. 그것에 실패해서 죽고 싶었고…. 그러나 나이 들어서 생각하니, 그 때 고통을 견디지 못했다면 열병을 앓지 않았다면 인생이 얼마나 삭막했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저희 아이들, 젊은이들한테 연애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하라고 한다."

"후보들이 독려하지 않으면, 인기없는 당에서 누가 투표하겠나?"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가 21일 저녁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온라인 청문회에 참석해 오연호 대표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가 21일 저녁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온라인 청문회에 참석해 오연호 대표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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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방송되지 못했던 광주 5·18 취재리포트한 것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기자로 17년 근무 기자생활 돌아보면?
"방송기자 하면서 유명해졌다. 그러나 겉보기와는 달리 스트레스 많았다. 주머니 안에 사표넣고 다녔고 회사내에서 충돌했고…. 제대로 보도 못했잖아요. 권력 메커니즘이 있었고 정권이 언론을 탄압했죠. 제가 노조 만들고나서 울었다. 이제 정말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 때 노조원이 42명인가. 그 중 제가 제일 고참 기자였다. 그리고 나서 언론 자유에 대한 투쟁이 시작됐다.

광주에 대한 부끄러움을 안고 살았다. 백수십구의 시신, 오열하는 가족들 앞에서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을 느꼈다. 얼마 전에 <화려한 휴가>보고 많이 울었다. "

- 기자생활 하면서 지역구 주민들에게 굉장히 잘 해서, 그 때부터 정치 뜻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제 고향 순창, 거기 정말 못 살아도 못 사는 동네다. 순창 사람 중에 80·90년대 가장 출세한 사람이 저였을 것이다. TV에 나오니까. 고향사람들이 대도시 나오거나 경기도 주변 살면서 저를 많이 찾았다. 온갖 억울한 일이 많다. 제가 유일한 '빽'인데 국회의원 찾아가는 것을 힘들고 하니까. 사실 아버지가 유명했다. 선친께서 자유당 시절 도의원도 하시고 해서 제가 뉘집 자식이다 하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나지 않았을까?"

- 언론인들이 현직에 있다가 정계진출하는 것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다. 정계진출 배경은?
" 기자다운 기자를 해보고 싶었는데 잘 안 돼서 여한이 있었다. 그게 잘 안 됐다. 근데 정권이 바뀌지 않으면 기자다운 기자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치를 하기 시작했다."

- 최근 손 후보가 칩거했다. 네티즌도 충격을 받았다. 처음 그 뉴스를 들었을 때 느낌은?
"저도 충격을 먹었다. 경선판이 어떻게 될 지 걱정했다. 그런데 손 후보가 다행히 오늘 아침 경선 복귀 선언했다. 본인을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 좋은 결단을 한 것이다. 내가 3자회동을 제안했다. 오해는 풀고 문제를 밝히자고 했다. 대통합신당의 경선 후보들이 열심히 뛰며 참여를 독려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바쁜 마당에 인기도 없는 당에서 누가 선거인단 등록해 투표하겠나?"

"책임론? 신당 만들기 위해 몸부림 친 게 누구냐"

- 당의장을 두 번이나 한 사람으로써, 끝까지 당을 지켰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다. 또 ‘참여정부의 황태자’니 하는 책임론도 제기되는데?
"내가 황태자면 노 대통령은 황제냐, 내가 장관을 했으니깐 총리는 황실의 남자냐(웃음)? 정동영에게 권력이 있었던 적이 없다. 외교·안보·통일 분야의 장관이었고 당시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일을 적극 추진했다. 노 대통령이 믿어 주신 것 감사한다. 정책을 수행하는 게 권력의 전횡과 무슨 상관이 있나. 인사·돈과 관련된 게 전횡이다. 나는 헌신했다. 민족 문제에 몰두했다. 황태자로 말하면 맞지 않는다."

- 가장 중요한 당내 인사로서의 책임론은?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자. 대통합민주신당 안 됐으면 희망이 있나? 경선이 되니까 국민의 기대가 생기는 것 아닌가? 신당 만들기 위해 몸부림 친 게 누구냐? 지난해 지방선거, 쓰나미였다. 서울시의원 100명 중 비례대표 2명뿐이었다. 그 때 선언한 게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당의 창당정신은 유효하지만 결과적으로 민주개혁세력이 붕괴했다. 덕분에 수구세력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럼 정권을 넘겨줘야 하겠나? 역사가 후퇴하는데? 지방선거가 끝나는 즉시 대통합민주신당을 주장했다. 1년 3개월 동안 그 길로 뚜벅뚜벅 밀고 왔다. 그래서 신당의 판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정동영보다 더 애썼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 제일 애쓴 대목은?
"열린우리당 틀을 극복한 것이다. 우리당 사수파가 많았다. 지난 2월 우리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결의하도록 만들었다. 해체를 결의하게 했다. 그런데 지지부진 하다가 정동영이 중대 결정하겠다고 하니 결의가 됐다. 4개월 시한을 못박았다. 그런데 안 됐다. 결의 위반이다. 주저앉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김근태 전 의장에게 당을 나가서라도 구조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고, 손 후보에게도 협력을 구하고 해서 만든 것이다. 문국현·정운찬·손학규…. 스포트라이트는 그 분들에게 간다. 정치적 이해타산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야 관심이 있다고 생각해 끊임없이 마음을 열고 함께 하자 설득했고 노력했다."

- 우리당의 두 번째 실패 사유는 원칙과 일관성의 결여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한 철저한 반성없이 통합신당으로 봉합을 했다는 국민적 인식이 크다. 이번 기회에 반성을 분명히 할 생각은 없는가?
"앞으로 해나가야 한다. 되풀이하지만 우리당 사수파의 주장에 매몰돼 그대로라면 희망은 없는 것이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대통합민주신당의 90%를 만들었다. 시민사회도 참여했고 추미애 등 많은 의원들도 참여했다. 지방단체장들도 대거 참여했다. 우리당의 협소한 지형보다는 더 넓어졌다. 손 후보도 왔고. 12월에 한나라당이라는 과거 세력으로 정권이 넘어가는 것을 막고 한판 승부를 해볼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 비정규직·농민·자영업자에 관료적으로 대했다 "

- 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성북 보궐 선거에 출마를 요청했는데 정 후보가 거부하자 청와대 측에서는 '자기 생각만 한다'는 입장이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살신성인의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다. 그 때 떨어지더라도 출마했어야 하는 생각 아닌가. 청와대는 어려워지니까, 노 대통령이 지지도가 낮으니까 차별화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인데. 유시민 의원도 ‘곶감론’을 주장했는데?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자. 지방선거 직전에 이제 대통합당밖에 길이 없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선거 후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양심상 패장으로서 그만두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한 달도 안 돼 '국회의원 시켜주시오' 하는 것은 염치가 없다. 우리당의 찢어진 깃발을 들고 성북에 가라는 사수론에 반대했다. 출마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노 대통령은 평당원이다. 노 대통령이 성북 출마 문제를 개입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 시민기자로 구성된 <오마이뉴스> 대선특별취재팀의 질문이다. 노 대통령의 지난 5년 간 평가를 할 때. 어떤 점 긍정적이었고 부정적이었나?
"역시 권위주의를 깨뜨린 것이다. 권위주의는 깨야 하지만 권위는 있어야 한다. 그 점에서 조금 아쉽다. 선거도 깨끗해졌다. 타락성 부패 정치가 옛날 얘기가 됐다. 그런데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경체 체질도 튼튼해졌다. 100대 기업의 부채율이 GE나 도요타 수준으로 낮아졌다. 부채비율이 400%에서 80%까지 낮아졌다.

아쉽고 미진한 것은 현장 서민의 아픔에 좀 더 기민하거 성의껏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양극화 추세 꺾을 수 없지만 비정규직·농민·자영업자에 대해 관료적으로 대응했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 거기에 아무런 대응을 못한 것이다. 물론 내가 경제 책임자가 아니라 깊은 속은 모르지만 성공적이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 서민경제를 말했다. 진보개혁진영의 네티즌을 보면 노 정권이 어느 대목에서 지지층이 무장해제됐냐 하는 것은, 대연정을 시도했을 때다. 어떤 태도였나?
"부정적이었다. 노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이 총리와 총리공관에서 매주 회동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참석해 그 뜻을 밝혔는데 그 때 전원이 반대했다. 큰일 난다. 안 된다. 사실 접었다. 그런데 사람이 많다보니 이게 새나갔다. 그거 흘린 사람 정말 당에 치명타를 가한 사람이다.

- 누군가?
"(웃으면서) 난 모른다."


태그:#정동영, #손학규,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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