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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5일 오후 8시 20분]
 
대통합민주신당의 본경선 첫투개표가 실시된 15일 제주·울산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투표자1만5666명 중 5265표(33.6%)를 얻어 4089표(26.1%)로 그친 손학규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민주신당은 이날 오후 제주시 체육회관에서 제주와 울산지역의 투표결과를 발표했다. 3위는 3404표(21.7%)를 얻은 이해찬 후보, 2890표(18.5%)를 얻은 유시민 후보가 4위였다.
 
4위를 차지한 유시민 후보는 이날 개표장에서 후보사퇴와 함께 이해찬 후보 지지를 전격 선언했다. 그는 "오늘 경선결과를 패배로 받아들인다"면서 "오늘 부로 사퇴를 선언하고, 받아주신다면 내일부터 존경하는 이해찬 후보 캠프에서 일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초반 분위기 제압 성공... 손학규 울산 4위 등 타격
 
예선에서 손학규 후보에 0. 29% 차이로 2위를 차지했던 정 후보는 첫 경선지인 제주와 울산 모두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7.5% 차이로 손 후보를 제쳤다. 그는 자타 공인 민주신당 내 최고라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초반 분위기 제압에 성공하면서 '손학규 대세론'에 확실하게 브레이크를 걸었다.
 
정 후보는 자신의 1위에 대해 "이명박 후보에 맞설 후보가 정동영이라고 정치풍향계인 제주와 울산에서 정해준 것"이라면서 "지금부터가 진검승부"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9151명이 투표에 참가한 제주 경선에서는 정 후보가 3003표(31.82%)로 1위, 손 후보는 2754표(30.09%)로 2위를 기록했다. 정 후보는 경합지역으로 분류됐던 울산에서도 2262표(34.8%)로 압승을 거뒀고, 손 후보는 1335표(20.5%)로 4위였다. 이해찬 후보가 1548표(23.8%)로 2위, 유 후보가 1362표(20.9%)가 3위였다.
 
1위를 기대했던 손학규 후보측은 다급하게 생겼다. 특히 울산에서의 4위는 초반 분위기에 상당한 타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손 후보는 "맨몸으로 광야에 나선 저에게 더 잘하라고 격려를 보내주셨다"면서 "더불어 당원과 국민의 뜻에 더 따라야 한다는 준엄한 말씀으로 생각한다"고 이날 패배를 인정했다.
 
손 후보의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결과에 대해 "낮은 투표율에 따라 조직과 동원선거의 힘이 발휘된 결과로 분석된다"면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꺾을 수 있는 필승후보가 손학규라는 점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논평했다.
 
유시민-한명숙 묶어낸 이해찬, 친노단일후보 입지 확보
 
전날인 14일 한명숙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한 이해찬 후보는 예선의 14.37%에 비해 7%정도 올라간 상황에서, 18%대의 만만찮은 득표율을 보인 유시민 후보까지 가세함에 따라 탄력을 받게됐다. 친노세력이 이틀사이에 이해찬 후보로 단일화됨에 따라 선거운동의 집중도도 더욱 높아지게 됐다.
 
이로써 민주신당 대선 경선은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3자구도로 재편됐으며, 남을 사람만 남은 상태에서 16일 강원, 충북 등 이후 경선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유 후보의 사퇴와 이해찬 후보 지지선언은 전격적이었다. 이 후보로의 단일화 자체는 예정돼 있던 것이었지만 개표장에서의 선언은 캠프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해찬 후보쪽도 깜짝 놀란 모습이었다.
 
그는 전날 춘천 합동연설회에서 이해찬-한명숙 단일화와 관련해 "이해찬 큰형님이 밀어서 저를 후보로 만들어주면 안되겠느냐"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유 후보 쪽의 김태년은 "첫 경선결과 보고 결단해야 한다는 공감은 있었지만, 오늘 개표장 연설에서 발표한다는 데는 사전 상의가 없었다"면서 "오늘 투표결과를 보고 깨끗하게 이 후보 지지선언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조직력으로 볼 때 제주와 울산에서 18.5%를 득표했다는 것은 사실상 승리"라면서 "유 후보가 깨끗하게 결단했다"고 말했다.
 
 
유시민, 하루 뛰고 본경선 기탁금 1억8천

 

이번 경선에서 유시민 후보는 단 하루를 위해 본 경선 기탁금 1억8000만원도 포기한 셈이다. 민주신당 후보들은 예비경선 기탁금 1억2000만원 등 본선까지 총 3억원의 기탁금을 냈다.
 
유 후보는 이날 개표장에서 마지막 연설자로 나서 "8월 18일 출마선언할 때 경선과정에서 다른 후보를 포용하거나 다른 후보와 연합 제휴할 권리를 저에게 주시도록 요청하고 허락받은 바 있다"면서 "위임받은 권한에 따라 오늘 경선을 치른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꿈과 소망은 뜨겁고 높았으나 현실의 장벽은 우리 힘으로 건너뛰기 너무 높았다"면서 "오늘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통합신당 후보가 정통성 있는 후보, 좋은 정책노선을 가진 후보, 경선 과정에서 진실의 이름으로 정정당당하게 반칙하지 않고 싸운 후보에게 모든 힘을 몰아주자"고 말했다.
 
개표식이 끝난 뒤 "이제 더 큰 승리를 향해 저를 돕고 지지해주신 열정 그대로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해찬 후보를 지지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당부드린다"는 글을 지지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투표율 18.6%에 불과... 경선 흥행에 적신호
 
후보들끼리는 뜨거운 데 비해 투표율은 매우 저조했다. 투표 참여를 신청한 선거인단은 제주 4만8425명, 울산 3만5832명 등 모두 8만4257명이었고, 이 중 1만5666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18.6%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제주가 18.9%, 울산이 18.2%였다.
 
이날 경선은 우리 정당 사상 처음으로 네트워크 전자투표가 실시돼, 선거인은 제주와 울산 7개 투표소 어느 곳에서든 투표할 수 있었으나 투표율은 낮은 수준에 불과해 경선흥행에 큰 장애물로 떠올랐다. 투표율은 오전 11시에 5%, 정오에 7%였고, 오후 2시에 10%를 넘겼다
 
궂은 날씨와 추석 명절을 앞두고 벌초일까지 겹치면서 투표율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경선 초기부터 계속된 대리접수·조직동원의 결과라는 비판이 많다. 투표인단 자체에 허수가 많다는 것이다.
 
선거인단에서 추첨하고, 당원과 대의원이 절반이었다는 점에서 2002년 민주당 경선 때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당시 제주 85.2%, 울산 71.4%였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70.8%,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 결선투표율이 73.6%였던 상황과 비교해보면, 민주신당으로는 투표율을 올리는 것도 후보가 누구냐에 못지 않게 중요한 과제가 됐다.
 

"부도덕하고 부정한 한나라당에 정권 넘겨주는 것은 역사의 후퇴"

정동영 소감 연설 "통합의 정치로 민주개혁세력의 승리 이끌겠다"

"고맙습니다. 태풍과 악천후 속에서 투표해주신 제주도민과 울산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제주도는 수해로 인해 투표장에 나올 조건이 아님에도 나와 주셔서 진심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오늘 제주, 울산부터 시작해서 민주신당 경선의 힘찬 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제주, 울산에서 정동영을 1등으로 만들어주신 것은 이제 올 12월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대적할 후보가 정동영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셨고, 반드시 이기라는 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5년 전 국민경선이 기억납니다. 7명이 제주에서 출발했습니다. 제주에서부터 시작해서 울산, 광주, 대전, 서울에 이르는 과정에서 한사람씩 그만두었습니다. 국민경선이 좌초 위기였습니다. 정동영이는 이를 악물고 지켜냈습니다. 5년 전, 정동영의 희생에 대한 보상과 격려를 제주도민과 울산시민께서 보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지난 5년 정동영의 정치는 정면돌파의 정치, 비바람 불어도 장애물을 우회하지 않았습니다. 굴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제 손을 잡고 일으켜 주신 제주도민과 울산시민 여러분이 원하는, 지역통합의 정치를 정동영이 반드시 완수하고 이명박 후보에 승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민주세력의 승리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부도덕하고 부정한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겨주는 것은 역사의 후퇴이기에. 우리는 역사를 발전시키기 위한 승리를 해나가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저 정동영이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모두가 승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0월 15일 이 자리 계신 후보가 모두 함께 할 수 있다면 본선에서 승리할 것을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태그:#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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