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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청소·경비원들의 정년을 연장하면 학생들의 등록금이 인상된다고 주장했는데, 그게 말이 됩니까? 합의가 끝났는데도 아직도 총학생회는 합의해 주면 안된다고 한다네요."

 

배종철 공공노조 경남지역본부 사무처장이 11일 한 말이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창원대 청소 아주머니와 경비 아저씨들의 해고사태에 맞서 최일선에서 싸웠다.

 

공공노조 경남지역본부 창원대분회는 지난 7일 대학과 8일 용역업체와 각각 합의서에 서명했다. 노조 분회는 대학과 '정년 개입 중단' '고소고발·손해배상 청구소송 취하’에, 용역업체와 '퇴직금 지급' '투쟁 중 생긴 조합원의 치료비 전액 보상' '해고자 8명의 복직' 등에 합의했다.

 

배 사무처장은 "이미 합의서에 서명하고 합의사항도 이행되고 있는데, 총학생회는 계속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분회는 지난 2월 말부터 창원대 본관 앞 등에서 천막 농성과 1인시위, 집회 등을 열어 왔다. 한동안 중립을 지켰던 창원대 총학생회는 지난 8월부터 대학에서 일하던 아저씨․아주머니들의 반대편에 섰다.

 

노조 분회와 대학·용역업체가 합의하기 전 총학생회는 성명서를 통해 "아저씨들의 요구대로 정년을 연장하였을 경우 그 짐은 고스란히 학우 여러분의 등록금 인상으로 직결되어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총학생회는 "노조측은 총학생회에 대화의 장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학교측에서 아저씨들과 직접 대화를 하게 되었을 경우 법으로 심판하는 과정에서 학교측이 노조측과의 단체협상 대상자로 볼 수 있는 소지가 생기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총학생회는 "학교는 경비·미화원과 개개인이 고용계약을 한 것이 아니라 업체를 통해 용역 계약을 한 것"이라며 "노조측과 단체협상을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까지 했다.

 

오랜 갈등 속에 지난 7일과 8일 노조 분회와 대학·용역업체 측이 합의서에 서명했는데, 이때도 총학생회는 "합의해서는 안된다"며 대학 총무과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종철 사무처장은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갑자기 총학생회에서 합의를 보면 안 된다며 총무과장실에 들어가 고함을 치고 난리가 났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냉정하게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창원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런 총학생회의 입장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자유게시판에는 "조합원들의 농성으로 인해 수업에 방해가 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창원대 사회대․인문대의 몇몇 단과대학 학생회는 아저씨·아주머니들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걸거나 "학교가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서명운동을 벌일 준비를 하기도 했다.

 

배종철 사무처장은 "총학생회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영향력이 있고, 전체 학교 분위기를 장악해 가는데 있어 작용한다고 판단했다"면서 "학교 예산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면 어디서부터 그런 것인지에 대한 분석·검토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힘도 없고 생계문제까지 달린 어려운 사람들부터 건드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태그:#비정규직, #창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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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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