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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돌아왔다. 각각 두 번의 결혼과 출산 그리고 이혼을 거쳐 약 2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그녀는 무대에서 내려가 있던 동안 한 번도 대중 앞에서 사라진 적이 없었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파파라치들은 찍어댔고, 그녀의 사생활은 일말의 비밀도 없이 전부 까발려졌다. 호사가들은 그녀가 절대 재기 할 수 없을 것이란 결론을 내리기도 하였고, 파파라치에 의해 일일이 공개되는 그녀의 모습에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는 사라져만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무대에 올랐다. 처음에는 클럽 무대에서 재기의 시동을 걸더니, 5집 발매를 한 달여 앞두고 엠티비 비디오 뮤직어워드(MTV VIDEO MUSIC AWARD, 이하 뮤직어워드)의 오프닝 무대에 오르기로 결정한 것이다.


분명 이것은 그녀에게 엄청난 기회였다. 결혼, 이혼, 출산 그리고 파파라치의 끊임없는 셔터 소리로 인해 바닥까지 내려가 있던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끌어올릴 최고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이 기회를 너무나도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9일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뮤직어워드 오프닝 공연 리허설 영상이 조금 공개되었을 때, 그 영상을 본 팬들은 환호했다. 그녀가 이번 공연에서 다시 한 번 브리트니 열풍을 불러올 것이라는 말들이 나올 정도로, 완벽하고 환상적인 공연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넘쳐났다. 그러나 정작 본 공연에서의 그녀는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립싱크를 한 것이나, 안무 준비가 제대로 안된 것 등은 차치 하더라도, 무대 위에서의 그녀의 아우라는 아마추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실망스러운 그녀의 무대에, 그녀의 컴백을 기대했던 전 세계의 팬들은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런 그녀의 무대를 믿을 수가 없었던지 이런저런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도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뮤직어워드측이 리허설까지 다 마친 공연을 안전상의 이유로 본 공연 몇 분 전에 컨셉트 자체를 바꿨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공연 직 후 인터넷상에 퍼져나가고 있고, MC를 맡은 사라 빌버만이 공연 직전 브리트니와 그녀의 자식들을 모욕하는 언사를 일삼았기 때문에, 브리트니가 충격을 받아 공연을 망쳤다는 루머도 퍼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루머가 사실인지는 10일 아침(미국시각)이 되면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루머가 밝혀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가수로서의 자각이 아닐까. 주최 측에서 급작스럽게 무대 컨셉트를 변경하였다거나, MC가 자신에게 인격모독적인 언사를 내뱉었다고 해도, 그녀는 가수고 자신에게 주어진 무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수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자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는 시종일관 멍한 표정과 분명치 못한 춤동작, 틀어놓은 CD에 제대로 입도 못 맞추는 공연을 보여줌으로써 가수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게 만들었다.


물론 지금 인터넷상에서 돌고 있는 루머가 사실이라면, 제대로 공연을 한다는 자체가 힘든 일일 수도 있다. 주최측이 공연 몇 분전에 공연 컨셉트를 바꾸고, MC는 자신을 모욕하는데, 누가 평정심을 가지고 공연을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녀는 경력이 20년 가까이 되는 프로 가수이다. 그런 그녀가 좀 더 마음을 다스리고 자신을 기다려온 팬을 위해서, 그리고 그녀 자신을 위해서 좀 더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녀는 이제 최고의 기회를 날렸다. 이제 모든 것은 그녀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부디 예전의 그 무대를 장악하던 가수로서의 프로의식을 되찾아서, 다시 그녀의 무대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 주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DAUM 블로거 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브리트니 스피어스, #MTV, #V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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