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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가 들끓고 있는 이 상황에서 민중의 삶은 어떠한가. 한국방송 덕담만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31일 오후 2시 서울 63빌딩 별관 3층 글로리아 홀에서 열린 '한국PD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 세미나(PD연합회 20년, 그 과제와 나아갈 방향-20과 2.0 사이 :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서)'에서 '방송은 지금 어디에 와있는가-PD연합회 20년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제를 한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장의 여는 말이다.

 

이날 손 원장은 "20년 동안 일궈온 PD연합회의 성과가 없거나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라면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프로그램은 과거 방송의 부끄러운 자기 고백이었다. 그럼 현재의 방송이 '이제'를 말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손 원장은 "미군기지 평택 이전, 북한 핵무기,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등에 대한 한국 프로듀서들이 만든 현실의 그림은 과연 진실과 공정했는가에 대해 묻고 싶다"면서 "방송국이 있고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서 열렸던 비정규직 집회, 한미FTA, 농민집회 등에 방송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참담하다"고 밝혔다.

 

손 원장은 ▲방송에 민중의 고통을 담아야 할 것 ▲민족문제에 대한 진진한 접근 필요 ▲새로운 사회의 그림을 담아가야 할 것 등 세 가지 방송의 과제를 제시했다.

 

이날 '피디연합회 20년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제를 한 정길화(12대 PD연합회장) MBC 대외협력 팀장은 지난 20년간 PD연합회의 궤적을 역사 맥락 속에서 정리한 글을 발표했다.

 

그는 성과로 ▲방송민주화와 사회개혁 선도 ▲민족동질성 회복과 남북교류 노력 ▲방송계 감시자 자임 ▲방송계 자정 감시 및 엄정함 견지 ▲한국방송의 질적 발전 견인, 기록문화 진작 등이었다고 밝혔다.

 

연합회의 과제로서 그는 "PD연합회의 성과만큼 우리 방송계가 긴장과 혼돈 속에 있었다"면서 "이는 연합회의 길항적 대응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축을 하되 자뻑은 곤란하고 자성을 하되 자학은 무영(無用)"이라면서 "걸어온 궤적을 냉철히 응시하고 새로운 출발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환경의 변화와 시사점을 발제한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인터넷시대 미디어의 생산은 웹 2.0의 참여·소통·공유로, 유통은 IP-TV로, 광고 비즈니스 모델은 구글 등 포털을 통해 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기술 환경의 변화는 지상파방송의 위협요소임은 틀림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정보에 대한 편식이 공익성을 간과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점을 생각해 대안과 신뢰성을 구축하면 지상파가 살아갈 수 있는 해결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지난 20년간의 성과라면 PD저널리즘의 개척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하지만 MBC < PD 수첩 >의 황우석 교수 사태 보도는 보도윤리 뒷전, 그림만 찾아가는 등 PD저널리즘에 대한 악의적 보도로 이어졌고, PD저널리즘이 난도질당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는 소외계층 이익에 관심이 없고 보도자료 등 관급자료를 통해 공급자 이익만 부각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런 의미에서 PD저널리즘의 역할이 중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일용 기자협회장은 "PD연합회와 기자협회는 남북언론 교류사업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국가보안법이 있는 한 한국의 언론자유를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통일을 위해서도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국제 언론단체와 유엔 등에서도 한국 인권을 말할 때 국가보안법 폐지를 여러 번 지적했다"고 밝혔다.

 

전규찬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장은 "PD연합회의 과거 20년사를 어제까지 진행형으로 얘기해야 하냐"면서 "현재 PD연합회는 의심스럽고 불안하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전 미디어문화센터장은 "현재 PD들이 외부사회와 소통하는 의지가 보이질 않는다"면서 "자사 이해관계에 매몰된 측면이 있고, PD가 일방적으로 만들어낸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반역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PD협회가 창의적 사회를 주도해야 한다"면서 "PD 지식인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주언 언론광장 운영위원은 "PD들이 자기직업 정체성 확립 노력 등을 통해 PD저널리즘을 개척해 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상업적 형태에 매몰돼 경쟁체제로 가면서 질적 수준이 떨어지고 있음을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태섭(동의대 교수)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공공서비스 위협, 방송통신 융합, 한미FTA 등으로 방송산업의 구조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방송이 천박한 시장룰 때문에 중산층의 이익과 광고주의 이익에 부흥하는 면을 간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 대표는 "이런 위기는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법과 정책을 통해 고쳐가야 한다"면서 "방송종사자, 시청자 등이 힘을 모아 방송 공익성을 지켜내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장해랑 KBS1TV 편성팀장의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 앞서 인사말을 한 양승동 21대 PD연합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20년간의 성찰을 통해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협회 창립 20준녀 기념 세미나 두 번째 '한국방송의 르네상스는 있는가'가 63빌딩 별관 3층 샤론 홀에서 열렸다. 이날 김학천 열린미디어연구소 소장이 '방송의 르네상스를 위한 현실진단'을, 정윤식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방송질서와 미디어 정책'을,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교수가 '방송공공성과 공익성 진화를 위한 차기정권의 개혁과제'를 각각 발제했다.


#손석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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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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