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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92kg, 75kg이었던 우리 부부

우리 부부가 늘 먹는 밥상이에요. 와삭와삭~ 양배추 씹는 재미도 남다르고요.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는 게 중요해요. 저녁엔 고구마 두 개쯤!
▲ 우리 부부는 이렇게 먹어요. 우리 부부가 늘 먹는 밥상이에요. 와삭와삭~ 양배추 씹는 재미도 남다르고요.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는 게 중요해요. 저녁엔 고구마 두 개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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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앞서부터 우리 부부 숙제는 ‘살빼기’였어요.

언제부턴가 알게 모르게 야금야금 찌기 시작한 살이 어느새 놀랄 만큼 부풀었지요.(?)
우리가 똑같이 살이 몹시 쪘을 때, 그 몸무게는 참으로 놀라웠답니다. 남편 키는 174cm 몸무게는 92kg, 나는 168cm 키에 75kg!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될 때까지 서로 똑같이 살이 조금 쪘구나! 했지, 그다지 살 뺄 생각이 없었다는 거예요.

이때, 우리는 문학 누리집을 꾸리고 있었는데, 날마다 새벽 두세 시까지 컴퓨터 앞에서 살다시피 했답니다. 남편은 틈나는 대로 누리집(홈페이지) 소스를 연구하고 하루가 멀다 않고 조금씩 뜯어 고치고 하면서 어느새 잠잘 시간을 훌쩍 넘기곤 했지요. 나는 나대로 댓글 쓰고 글쓰기에 바빴고요. 그 무렵 하루에 올라오는 글이 40~50꼭지씩 되었는데, 하나하나 댓글을 쓰고, 내 글도 쓰면서 언제나 늦은 새벽까지 그러고 있었어요. 하루에 잠자는 시간이 기껏해야 3~4시간밖에 안되었죠.

이쯤 되면 무언가 궁금하겠지요? 맞아요. 이렇게 밤늦도록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이 찔 수 있냐고 묻겠지요? 남들 잠잘 시간에 깨어 있으니 자연스럽게 배가 고프고, 배고프면 먹을 걸 찾게 되고…. 이러니 새벽에 라면, 만두, 김밥 따위 손쉽게 먹을 것을 가리지 않고 먹었지요. 그러니 살이 안찌고 배기겠어요? 이때가 벌써 다섯 해쯤 앞서 있었던 일이에요.

살 뺀다고 운동을 지나치게 하면 큰일나요!

어느 날, 거울을 들여다보고 서로 자기 모습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넓적한 '큰 바위 얼굴' 둘이서 우리를 마주보고 있더라고요. 아차! 싶었어요. 이대로 가다가는 참말로 돼지처럼 되겠구나 싶어 이때부터 제대로 살을 빼야겠구나! 했지요.

그날 뒤로 아침에 한 시간 더 일찍 일어나 마을 한 바퀴를 돌았어요. 때론 운동장에서 달리기도 하고, 오리걸음도 걸어보고, 계단 뛰기도 하고…. 또 밤에는 늦어도 12시를 넘기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지요.

날마다 운동을 하며 정한 대로 생활한 지 한 주일쯤 되었는데, 그새 몸무게가 3~4kg씩 빠졌어요. 우리는 신이 났답니다. 하루하루 저울에 올라서는 게 매우 재미있었지요. 그런데…….

이렇게 운동을 한 지 석 주째 될 때였어요. 남편이 무릎이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겉으로는 조금 부어 있을 뿐, 넘어지거나 다친 적도 없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파스만 붙이고는 한 사흘 동안 운동을 쉬었지요. 아마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너무 많이 해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며칠 쉬자 잘 다행스럽게도 무릎 아픈 건 가라앉았고 다시 꾸준하게 운동을 했습니다.

이렇게 한 지 한 해만에, 그다지 많이 빼지는 못했지만, 남편은 10kg, 나는 6kg을 뺐어요. 그 뒤로 늘 운동을 했지만 그 몸무게에서 더 빠지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처음 살이 빠졌던 건 운동을 조금도 하지 않던 우리가 몸을 자주 움직이니까 몸 속에 쓸데없이 많이 쌓여 있던 지방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그 다음은 운동을 많이 하거나 먹을 걸 조절해서 빼야 하는 거였어요.

어쨌든 이렇게 해서 남편이 82kg, 내가 69kg 몸무게로 줄이는 데 성공했답니다. 그 뒤로도 날마다 운동은 꾸준하게 했습니다. 이쯤 되면 처음에 견주면 살을 많이 뺀 거라고 여기고 이때 몸무게를 지난해까지 끌어왔는데, 갑자기 큰일이 생겼어요.

지난해(2006년) 3월쯤이었답니다. 남편이 며칠 앞서부터 자꾸만 무릎이 아프다고 하더니, 그만 걷지도 못하고 꼼짝하지 못하는 거였어요. 무릎을 부딪치거나 다친 적도 없는데, 퉁퉁 붓고 걸음조차 걸을 수 없게 된 게 이상했습니다. 처음엔 약 지어먹고 파스만 사다 붙이다가 물리치료까지 받아봤지만 조금도 낫지를 않았어요. 끝내 MRI까지 찍었는데, 이런! 우리는 매우 놀랐어요.

무릎 관절 사이에 있는 물렁뼈(연골판)가 찢어져서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운동을 지나치게 했거나 넘어진 적이 있냐고 묻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처음 운동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무릎이 아파 며칠 동안 애를 먹었던 게 생각났지요.

그 무렵 90kg이 넘던 사람이 갑자기 운동 한답시고 그 무거운 몸을 이끌고 쿵쿵거리며 계단을 뛰어 오르내리기까지 했으니, 바로 그때 무릎에 탈이 났던 거였어요. 처음엔 연골판이 조금만 찢어졌지만 오랫동안 조금씩 찢어져서 걸을 수도 없을 만큼 아팠던 거였어요.
끝내 찢어진 연골을 모두 걷어내고, 남아 있던 모난 연골을 다듬어주는 ‘관절경 수술’을 받아야 했답니다.

몸을 생각해서 하는 운동도 알맞게 해야 하고, 자기 체형과 몸무게에 맞게 해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지요.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살 뺀다고 너무 지나친 운동을 하는 건 도리어 해가 된다는 걸 꼭 기억하세요!

먹을 것만 조절해도 안 되고,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해요. 그렇다고 너무 지나친 운동은 도리어 해가 된답니다. 우리 부부는 자전거를 타지요.
▲ 살을 빼려면 반드시 운동을 먹을 것만 조절해도 안 되고,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해요. 그렇다고 너무 지나친 운동은 도리어 해가 된답니다. 우리 부부는 자전거를 타지요.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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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빼기를 시작하다

얼마만큼 살빼기에 성공했다고 여기며 꾸준하게 운동하던 가운데, 잘못한 운동 때문에 무릎수술까지 받고, 그 바람에 운동도 쉬면서 조금 마음을 놓자, 또다시 살이 쪄버렸어요. 이때가 지난해 12월이에요. 이때 남편 몸무게는 86.5kg, 나는 72kg, 어느새 다시 몸이 불어나서 차츰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다시 굳은 마음을 먹고, 남편 아픈 다리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시작했던 자전거 타기를 출퇴근도 하고 저녁에 마을 몇 바퀴를 도는 걸로 대신했지요. 또 쉬는 날에는 조금 멀리까지 나가보기도 했고요. 이번에는 운동만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 먹는 것까지 조절하고 먹을 때 버릇까지 하나둘 바꾸었습니다.

음식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밥 먹는 버릇을 바꿔라

밥은 흰쌀밥보다 현미잡곡밥이 좋다는 걸 알고 처음 살 뺄 무렵부터 바꾸었지만 오랫동안 입맛에 길들었던 기름진 먹을 것(기름에 튀기거나 볶은 것)을 떨쳐내지 못했죠. 또 우리나라 사람은 밥을 무척 빨리 먹지요. 우리도 그랬어요. 길어야 십 10분을 넘기지 않았으니까요.

밥 먹을 때에, 제대로 꼭꼭 씹지 않고 대충 씹어서 삼키곤 했지요. 또 둘 다 먹성이 좋아서 밥 한 그릇 모두 비우고 배가 부른데도 자꾸만 아쉬움이 남아 이것저것 반찬을 집어먹을 때가 많았고요. 이런저런 밥 먹는 버릇까지 이번에 뜯어고치자고 다짐했죠.

㉠ 천천히 그리고 꼭꼭 씹어라!

밥은 현미, 찰현미, 검은콩, 보리, 조…. 적어도 다섯 가지 곡식을 골고루 섞은 현미잡곡밥 반 그릇, 반찬은 기름에 튀기거나 볶지 않은 날 채소, 생나물 중심으로 먹었어요. 또 익혀야할 건 살짝 데치거나 찐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살 빼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건 바로 양배추였어요.

이 양배추는 싱싱한 걸 골라서 깨끗이 씻고, 밥 먹기에 앞서 날것으로 꼭꼭 씹어서 가장 먼저 먹어요. 천천히 꼭꼭 씹어서.

처음엔 '양배추'하면 쪄서 쌈 싸서  먹는 줄로만 알았는데, 날것으로 꼭꼭 씹으니 단물이 나와서 생각보다 먹기가 매우 좋다고 합니다. 또 양배추로 먼저 배를 채우니, 밥이 덜 먹혀요.

㉡ 우리 뇌는 음식을 씹는 횟수도 기억한다.

무척 신기한 게 하나 있는데, 우리 뇌에 있는 식욕중추기관이 밥 먹는 버릇까지 기억해요. 그래서 밥 먹을 때 씹는 횟수에 따라 얼마만큼 먹으면 '배가 부르구나!'하고 느끼는 걸 위장으로 알린대요. 위장도 마찬가지에요. 앞서는 먹는 양이 많아서 위도 함께 커져 있었죠. 가장 큰 숙제는 이 위장 크기를 줄이는 거랍니다. 이건 먹는 양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어요.

밥 먹기에 앞서 먼저 양배추 대여섯 장을 천천히 꼭꼭 씹어서(적어도 10분 동안) 먹어야 해요. 처음 사흘 동안은 매우 힘들었어요. 언제나 배가 한껏 부르도록 먹던 우리가 갑자기 양을 확 줄였으니, 왜 안 그랬겠어요.

꿋꿋하게 견디며 사흘이 지나자 뇌도, 위장도 차츰 우리가 밥 먹는 버릇을 익히고 받아들이는 듯해요.

밥을 먹는 시간을 25~30분쯤 잡아놓고 천천히 먹으니까 다른 때보다 1/3쯤 적게 먹었는데도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끼니때마다 양배추를 가장 먼저 먹어서 얼마만큼 배를 채우고(양으로 채우는 게 아니라, 천천히 먹어서 배가 부르다고 느끼도록 하는 것) 자연스럽게 밥을 적게 먹었지요.

또 저녁에는 아침, 점심때보다 더욱 적게 먹었어요. 나중에 저녁만큼은 고구마나 감자 두 개나, 아니면 두부 반모를 데쳐서 먹었어요. 지난날 같으면 새참거리로도 모자라는 양이었지요.

어쨌거나 밥 먹는 버릇도 바꾸고, 양도 확 줄여서 차츰 몸무게가 줄어든다는 걸 몸으로도 느낄 수 있었어요. 양배추 같은 날 채소를 많이 먹고, 기름진 건 먹지 않으니까 가장 먼저 살갗이 매끈매끈했어요. 또 뱃속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옛날에는 트림도 많이 나오고, 늘 속이 더부룩했는데….

먹는 걸 잘 조절하면서, 말할 것도 없이 운동은 자전거를 꾸준하게 탔고요.
이렇게 우리 부부 밥 먹는 버릇이 바뀐 지 한 달 만에 몸무게가 확 줄었답니다.
남편 86.5kg → 74kg
나 72kg → 59kg

양배추가 살 빼는데 왜 좋은가?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많기 때문에 우리 몸속에 탄수화물이 빨리 흡수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탄수화물이 몸에 빠르게 흡수되면 혈당이 빨리 올라가 인슐린이 나오는데, 양배추에 있는 식이섬유가 이 혈당치가 빠르게 오르는 걸 막아준답니다.
이 때문에 당뇨병 환자들한테도 매우 좋다고 합니다.

양배추는 한 끼에 1/6통씩 먹는 게 가장 좋은데,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미네랄과 비타민이 많아서 피부미용에 아주 좋고, 양배추와 함께 단백질이 든 음식도 골고루 먹어야 하는데, 우유나 달걀, 두부, 생선 따위를 꼭 먹어야 합니다.

그 대신에 탄수화물이 많은 밥은 하루 400kcal(밥 두 공기)로 줄여야 합니다. 끼니때마다 1/3으로 나누어 먹으면 되겠지요.


태그:#비만, #다이어트, #양배추다이어트, #자전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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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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