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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3세, 아이의 마음에 도서관을 지어라>
책 <3세, 아이의 마음에 도서관을 지어라> ⓒ 살림
다가오는 10월이면 만 두 돌이 되는 딸아이 책장에 몇 백 권의 책이 꽂혀 있다고 하면 다들 '엄마가 조기 교육에 너무 열성인 거 아냐' 하는 시각으로 바라본다. 외국은 북 스타트 운동이라고 하여 태어나자마자 책을 친구처럼 접하도록 하는 운동이 일반화되어 있는데 우리는 영아기에 책을 보여 준다고 하면 극성 엄마로 치부하기 일쑤다.

많은 학자들이 3세까지 아이의 두뇌와 정서 발달을 강조하지만 이 시기에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지는 막막하기만 하다. 이럴 때 책은 참 좋은 아이들의 친구이자 교육 매체가 될 수 있다. 그나마 최근에는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를 체험 제공의 수단으로 선택한 엄마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영아기에 책을 읽어주는 것은 단지 내 아이를 신동이나 영재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단계에 엄마 아빠가 책을 읽어주는 것은 좋은 놀이의 하나가 된다. 아파트 숲 속에 살면서 다양한 바깥 체험이 어려운 도시 아이들에게는 책이 간접 체험의 매개체가 된다.

책 <3세, 아이의 마음에 도서관을 지어라>는 서른일곱 살의 치과 의사이자 세 살 아이 지호의 엄마인 이윤정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 이야기다.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즐기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그녀는 아이의 탄생과 함께 네이버 블로그에 독서 및 육아 일기를 담은 글을 쓰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막연히 지호가 책과 친해졌으면 하는 생각으로 읽어주었는데,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책 읽기는 더 큰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책 읽는 동안만큼은 매일매일 엄마와 단둘이 교감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문득 엄마나 지호가 하는 얘기 중에 책에서 본 그림이나 내용들이 포함되었고, 그것은 다른 사람들은 모르게 엄마와 지호만의 소통 방법이 되었지요."

이렇게 시작한 책 읽어주기가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되고 아이의 놀이가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어른들이 책을 읽으며 즐거움을 찾는 것처럼 아이도 책을 읽을 때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3세까지는 책을 읽는다기보다 그림책으로 엄마가 놀아준다는 개념이 더 적절하다.

아이의 생활습관을 길들이기 위해서 책을 읽어주는 것도 참 좋은 방법이다. 요새는 생활 동화라고 하여 다양한 출판사에서 아이 생활 습관을 도와주는 책들이 나와 있다. 아이들은 책에 나온 하얀 토끼처럼, 고양이처럼 손을 씻으며 즐거워한다. 말로 타이르거나 강제로 시키는 것보다 책을 이용하면 더 수월하게 생활 습관을 길들일 수 있다.

18개월 미만의 아이들에게 사물 인지를 시킬 경우에도 책은 많은 도움이 된다. 저자의 딸 지호처럼 우리 아이도 다양한 종류의 책과 그림이 그려진 낱말 카드로 온갖 사물의 이름을 익히고 배웠다. 엄마가 많은 사물을 접하게 해 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책은 그 한계를 허무는 좋은 세상 교과서다.

오도리 미소짱이라는 저자의 블로그는 많은 엄마들에게 자극이 된다. 이 블로그는 지호의 육아일기인데 '리딩트리'라는 독서일기 코너가 인기 만점이다. 이 코너는 매일매일 지호에게 어떤 책을 읽어주었는지를 기록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매일같이 아이가 읽은 책을 확인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엄마의 모습이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책을 좋아하는 지호는 어디 놀러갈 때도 꼭 책가방을 싸들고 가는 아이로 자랐다. 현재 3살밖에 안 된 아이가 하루 20-30권의 책을 읽는다면 사람들이 대부분 놀란다. 하지만 책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은 이게 일상이다. 아이들은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단어와 문장을 배우며 행복한 꿈을 꾸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인 지호는 영어가 담긴 책들도 자연스럽게 접하고 있는데 이것도 엄마의 노력이 필요하다. 비록 콩글리쉬지만 아이에게 영어 원서들을 보여 주고 새로운 말을 접하도록 하면 아이는 저절로 영어에 익숙해진다. 굳이 영어 유치원을 보내는 등 조기 영어 교육에 휩쓸리지 않더라도 엄마와 책을 보며 영어를 접한 아이는 다른 아이보다 영어에 더 친근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제 겨우 두 돌이 지난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독서 교육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면서 아기에게 책 읽기에 대한 책을 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겨우 공부를 해가며 키우고 있는 초보 엄마일 뿐인데 말이지요.

하지만 블로그를 통해 심심치 않게 들어오는 다른 엄마들의 질문을 받으면서 얼마 되지 않는 노하우나마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많이 받는 질문은 권장 책 목록이지만,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에 대해 경험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아이들 책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이 세상에 나왔다. 그 소중한 독서 경험은 나중에 자라서도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아이 몸에 해로운 아이스크림이나 플라스틱 장난감을 사주기보다 매일같이 반복하여 봐도 지겨워하지 않는 한 권의 책이 더 이롭다. 비싼 옷을 사주고 아이를 치장하여 데리고 다니기에 급급한 엄마들, 이런 엄마들은 정작 우리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꿈은 조그만 어린이 북카페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형편이 못 되어 책을 구입하여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아이에게 쉽게 책을 보여 줄 수 있는 작은 어린이 도서관이 동네 곳곳에 많이 생기길 바란다. 그런 엄마들의 바람에 저자의 꿈도 한 줄기의 빛이 될 것이다.

3세, 아이의 마음에 도서관을 지어라

이윤정 지음, 살림(2007)


#조기교육#북스타트#도서관#3세아이#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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