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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오는 9월부터 '석면 피해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피해자 신고를 받는다. 사진은 부환경운동연합이 만든 '부산지역 석면 지도'(괄호 안은 가동기간).
부산시는 오는 9월부터 '석면 피해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피해자 신고를 받는다. 사진은 부환경운동연합이 만든 '부산지역 석면 지도'(괄호 안은 가동기간). ⓒ 부산환경운동연합

환경단체가 부산지역 석면공장이 모두 8곳이며 석면노출 고위험군이 100만명이 넘는다며 대책을 촉구하자 부산광역시가 '석면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시는 29일 신고센터 설치·운영 계획을 알리고, 오는 9월 1일부터 피해신고를 받기로 했다. 신고전화는 환경신문고(전화 128번)나 일반전화(888-3601~8번)를 이용하면 된다. 환경단체에서는 석면 고위험군이 100만명이 넘는다고 밝혔는데, 실제 피해신고가 어느 정도 이뤄질지 관심이 높다.

부산시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최근 석면공장 인근에 거주했던 주민들의 석면 노출 피해에 대한 언론보도와 관련하여 부산시 차원의 석면관리대책을 수립․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석면 공장 인근 주민의 석면 피해 사례 접수와 상담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부산시 석면관리종합대책의 주요 내용을 보면, 노동청과 교육청·부산교통공사 등으로 유관기관 실무대책반을 구성해 2개월마다 회의를 연다. 또 현재 있는 석면공장과 추가공장에 대한 실태조사 후 석면지도를 작성하고 정부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또 부산시는 내년에 석면 분석 장비를 구입하고 인력을 확보해 석면공장 주변 대기 중 석면 오염도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접수된 자료는 환경부에 통보해 내년부터 실시 예정인 '석면 피해 실태 기초조사'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며, 부산시 홈페이지에 '석면 피해 신고'란을 개설하여 인터넷 신고도 받는다.

신고내용은 과거 석면 공장 운영 현황 또는 석면 공장 주변에 살았던 인근 주민으로서 석면 피해를 입은 사례나 기타 석면 관련 사항 등이다.

환경단체 "공장 인근 주민 11명 중피종에 걸려 이미 사망"

부산환경운동연합과 (사)환경과자치연구소는 지난 2일 '부산지역 석면공장 인근 주민 발암피해에 따른 대책 마련 촉구 의견서'를 정부에 냈다.

이 자료에서 환경단체는 "부산대 의대 등이 '석면공장에 의한 인근 주민 환경영향 노출'을 공동 조사한 결과, 석면공장 인근 주민들의 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보다 무려 11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산 연산동에서 1992년까지 24년 동안 국내 최대 규모의 석면방적공장이 가동되었던 제일화학으로부터 2㎞ 이내에 살던 주민 11명이 악성 중피종에 걸려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중피종은 석면이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침투한 다음 평균 20년이 넘는 잠복기를 거쳐 발생하는 석면 관련 대표적 질병이다. 환경단체는 "과거 부산 지역은 석면공장이 밀집해있었던 곳으로 시민들의 이번 피해는 예고된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서 1992년까지 23년간 가동되었던 한일화학과 사상구 덕포동에서 1974년부터 현재까지 34년 동안 가동되고 있는 동양아스베스트 등 3개 석면공장주변에서 1년 이상 살았던 주민 14명이 모두 악성 중피종에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단체는 "부산지역에서 가동되었던 옛 석면공장 중에서 현재 소재지가 확인된 세 곳의 석면공장으로부터 2㎞ 안에 살았던 인구는 50만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인근주민 사이에서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인 제일화학 주변은 주택가가 밀집했을 뿐만 아니라 불과 10m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어 당시 초등학생들까지 석면분진에 집중적인 노출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환경단체는 "이 학교 출신 학생과 교직원 2000여명 등의 건강피해에 대한 추적조사가 요구되고 있다"며 "동양아스베스트의 경우 부산의 대표적인 운전면허시험장 인근에서 현재까지 석면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환경부·부산시·전문가·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석면피해대책 민관합동기구' 구성할 것 ▲부산지역 옛 석면공장 인근주민들에 대한 전면적인 역학조사를 실시할 것 ▲옛 석면공장 인근주민들의 석면피해자에 대한 치료지원과 보상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 ▲석면공장 가동실태에 대한 정보공개와 현재 부산시내에 있는 석면공장 가동 중지에 앞장설 것 ▲석면환경센터를 설치하여 석면노출위험인구의 지속적인 건강모니터링과 석면피해와 관련한 일상적 조사와 치료지원·대책을 마련할 것 ▲석면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전국 석면지도를 작성할 것 등을 환경단체는 제안했다.
#석면피해#중피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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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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