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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대논쟁 1탄 - '민주화 세력과 386은 실패했는가?' 토론이 24일 오후 서울 내수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문국현 대선 예비후보(사진)와 이인영 민주신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형숙 기자의 사회로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일시적 현상일까, 아니면 '광주의 수상한 침묵'이 깨지는 징후일까. 사나흘 전부터 부쩍 기자에게 말을 붙여오는 전화와 문자가 많아졌다. 정치권 인사에서부터 사업가, 회사원들인 그들의 말걸기엔 '문국현'이라는 키워드가 공통으로 탑재돼 있다.

"너무 늦었다고? 2002년에 노무현은 안 그랬나?"

"수상한 광주의 침묵에 대한 답이 풀렸다, 바로 문국현이다."

전남의 한 지역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는 이아무개(36)씨. 그가 기자를 보자마자 한 말이다. 일주일 전 그의 입은 굳게 닫혀 있었다. 대선에 대해서 지역민심을 묻자 "관심도 없고…"하며 심드렁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던 그다.

대체 그 짧은 일주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가. 대체 그 어떤 사건이 심드렁했던 그를 이렇게 확신에 차 다시 들뜨게 만들었는가. 참고로 이 기자는 지난 대선 때 광주전남 노사모의 열성 활동자 중 한 사람이었다. 이후 그는 개혁당 당원으로 활동했다.

이 기자는 <오마이뉴스>에 실린 '오연호 리포트 : 김헌태'편을 정독했다고. 또 이인영 의원과 문국현 후보의 대담도 지켜보았다고 했다. 그는 "해답을 찾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이번 대선의 이슈나 주도권은 이명박 후보가 가지고 있었다. 기존 범여권 후보들은 거기에 맞대응하는 수준이었지 그 이상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국민들에게 화두를 던져 지지를 얻어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반면에 문국현의 모든 것은 완벽하게 이명박과 대척점을 이룬다. 이 사람의 등장 자체가 말이 되고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이제는 본보기가 될 만한 진실한 사람을 찾는다. 지난 대선 때 패러다임이 '우리와 비슷한 대통령'이었다면 이번 대선은 '국민들이 본받을 만한 대통령'이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과 문국현, 비슷하지만 너무도 뚜렷하게 정반대편에 서있지 않은가."

이 기자는 "문 후보가 하는 말이 정치적 수사가 아닌 몸으로 겪어서 하는 말이어서 신뢰도가 남다르다"고 했다. 그는 "그런 문국현의 진정성이 지지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더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뛰게 만드는 동력"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정치는 현실이다. 문국현이란 이름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은 일주일이 채 안 되었고, 그나마 온라인 속에서다. 지금 낮은 인지도와 지지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단 말인가.

"누구나 얘기한다, 너무 늦은 거 아니냐고. 2002년 당시 노무현 현상을 겪고도 그런 소릴 하나. 기존 정치권을 너무 만만하게 본다고? 노무현은 어땠는가, 그 역시 기존 정치지형과 논의에서 한발짝 비껴 서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다. 문국현은 더 철저히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둬야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우려하는 정치권 인사들, 문국현이 뜨면 모두 따라오게 돼 있다."

"문국현은 광주가 명분있게 지지할 수 있고 이명박 이길 유일한 후보"

▲ 한 행사에서 범여권 대선 예비후보들이 손에 손을 잡은 채 인사를 하고 있다. 광주가 침묵하고 있는 한 요인 중엔 범여권 후보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는 측면도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개인사업을 하는 임중모(39)씨도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그는 이른바 대학운동권 출신이다.

"범여권 후보들이 스무 명이나 된다. 그중에 이명박과 싸워서 이길 사람이 누가 있나. 후보자들 숫자만 많았지 지지율 변화도 없고, 당 이름을 바꿔서 통합했다고 하지만 '도로 열린우리당' 아닌가. 그걸 국민들 다 아는데 어떻게 지지율이 오르겠나.

국민들은 경제신화를 일군 이명박을 선호하는 것이다. 문국현 후보도 말단직원에서 시작해 사장에 오른 신화적 존재로 마인드 자체가 친중소기업이고 일자리 창출해왔다. 입으로 하는 대안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몸으로 실현해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이 기존 정치인들과 문국현의 차이다."

임씨는 "아직까지는 광주에서 문국현 사장의 인지도가 낮아 힘들 수도 있지만 자원봉사라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고 적극성을 드러냈다. 그는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원칙과 그나마 제일 들어맞는 후보가 문국현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그는 "광주가 여태 침묵했던 이유도 명분있게 지지할 수 있고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문국현은 광주가 명분있게 지지할 수 있고 본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임씨는 이 같은 얘기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고 다닌다고 했다.

김용규(43·회사원)씨는 27일 온라인카페 '문국현과 함께 하는 대안시민들'의 광주 연락책임을 맡게 됐다. 카페 가입한지 1주일여만이다. 그는 지난 2002년엔 민주당원이었고 그 후론 열린우리당원이었다가 얼마 전 당이 통합됨에 따라 민주신당원이 됐다.

기존 정당에서 정칫물을 맛본 김씨는 "조만간 당적을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 당 생활을 같이 했던 이들이 '수많은 후보 중에 하필 인지도도 제일 낮은 문국현 후보냐'고 물으면 이명박과 견줄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고 한다.

김씨는 "말로만 개혁을 떠드는 기존 정당에게 실망했고, 문국현 사장이라면 원칙대로 국가를 깨끗하게 운영할 것"이라며 "문 사장은 광주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인물이고 광주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오는 31일 문국현 후보의 광주방문을 대비해 준비에 바쁘다. 오마이뉴스가 생중계한 이인영 의원과 문 후보와 대담 중 광주의 한 네티즌이 광주 방문을 제안하자 문 후보가 전격적으로 이를 수락했기 때문. 김씨는 "촉박하지만 첫 광주행사인만큼 성공적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광주 시민사회가 문국현 지지하면 정치권은 끌려갈 수밖에 없다"

요 며칠 사이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는 온라인 카페에 광주를 비롯한 호남 네티즌들의 가입이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다는 이재벽씨는 "지역정서가 순수하기 때문에 감동만 줄 수 있다면 오히려 강력한 지지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 후보 지지카페 가입이유를 밝혔다.

자신을 참시암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알 수 없었던 답답함이 봄 눈 녹듯이 사라져버린 뜨거움을 느낀다"며 "(문 후보가) 반드시 태풍의 핵이 되리라 다짐하며 작으나마 힘 보탠다"고 지지의사를 밝혔다.

네티즌 초록별은 "대선 승리는 이미 예견된 결과"라며 "그 폭풍의 진원지는 광주가 될 것이고, (문 후보 지지) 자발적 모임의 시작도 광주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 지지 카페에 오늘 가입했다"는 네티즌 꿈돌이는 "새로운 대안, 새로운 감동 광주가 움직인다"며 "광주의 선택을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대선과 관련 수상할 정도로 말을 아끼던 광주에서 제3후보인 문 후보의 이름이 흥미롭게 거론되고 있다. 주로 정치권과 시민사회, 여론주도층에서 일고 있는 흐름이다. 그래서 "아직은 광주에서 문국현 현상을 거론하긴 이르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민주신당의 한 당직자는 "아직 광주의 일반 사람들은 문 사장이 누구인지조차 모른다"며 "개인적으로도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도 "출발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며 "범여권의 후보경선이 본격화되면 정운찬 전 총장처럼 얘기만 무성하다가 사그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기존 정치권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주지역 범여권 의원의 보좌관을 하고 있는 한 인사는 "광주의 특성상 '문국현 바람'이 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광주의 선택은 철저히 본선 경쟁력을 염두에 두는 측면이 강하다"면서 "하지만 지금 범여권 후보 중엔 이명박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는 이명박은 물론 기존 범여권 후보들과는 확실하게 비교가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후보"라며 '장외경쟁력'으로 비유했다.

그는 특히 "광주의 시민사회가 나서서 문국현을 지지하기 시작하면 광주의 (문국현 후보 지지) 분위기는 금방 뜰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광주 정치권은 거기에 끌려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국현의 참모를 자처한 이(김헌태 소장)도, 광주의 자발적 지지자들도 "한달만 지켜보라"고 스스로 시한을 정했다. 한달,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그 한달 안에 문국현과 그의 지지자들은 광주의 선택을 얻어낼 수 있을까.

그 첫 시험이 오는 31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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