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책 겉그림
책 겉그림 ⓒ 리브로
1980년 예루살렘 탈피오트에서 '요셉의 아들, 예수', '마리아', '예수의 아들, 유다' 등의 글귀가 새겨진 유골함이 발견됐다. 당시의 고고학자들은 예수, 요셉, 그리고 유다 등의 이름이 예루살렘에서 흔한 이름이었던 까닭에 누구하나 관심을 갖지 않았다.

사실 1세기 이전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때 예수나 마리아라는 이름은 정말로 흔했다. 당시 로마의 제국의 압제를 받고 있는 유대인들은 정치적인 독립을 갈망했다. 그 까닭에 사내 녀석을 낳으면 모두들 민족의 해방자가 되라는 뜻으로 그 이름을 붙여줬다. 마리아 역시 아름다운 여성을 뜻한 이름이었기에 딸아이를 낳은 부모들은 그런 이름을 붙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예루살렘에서 유골함이 사용되기 전 남자 수는 8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그 가운데 요셉이란 이름을 갖고 산 사람의 수는 1만1200명이고, 예수라는 이름을 쓴 사람은 7200명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 고고학청이 분류한 사실에 따르면 233개의 유골함 중에서 요셉이란 이름은 14%를, 예수라는 이름은 9%를 차지한다고 했다.

그런데 세계적인 다큐멘타리 제작자자인 심차 자코보비치와 범죄과학수사기법을 고고학분야에 접목시킨 찰스 펠리그리노, 그리고 <타이타닉>제작으로 유명한 제임스 캐머런 등이 협력하여 그 유골함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세간에 끌어 올렸다. 그야말로 예수의 유골함, 예수의 무덤을 찾아냈다는 세기의 화제꺼리다. 그래서 펴낸 책이 바로 <예수의 무덤>이다.

예수의 아들 '유다'는 누구인가

“심차와 찰스가 써 내려간 예수 가족의 무덤 이야기도 확실한 물리적 증거, 즉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증거를 바탕으로 구성한 것이다. 말하자면, 있는 그대로를 말한 것이다. 그러나 물리적 증거는 역사적 맥락에서 해석되기 마련이고, 그 해석은 부족하나마 역사적 자료에서 수집되는 예수와 그의 가족에 대한 기록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 (추천의 글, 제임스 케머런)

그들은 그곳에서 그 유골함을 비롯하여 예수 동생들의 유골함을 포함한 총 10개의 유골함을 더 발견했다. 그 중 여섯 개의 비문을 밝혀냈는데, 그것이 바로 예수의 가족들이 묻혀 있는 유골함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예루살렘에서 발굴된 수천 개의 유골함 중에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이름이 새겨진 유골함은 2개 밖에 없고, 그 중 하나가 '마리아', '예수의 아들 유다', '마리암네', 그리고 예수 동생의 유골들이 함께 묻혀 있다는 증거이다.

그들은 그 유골함 가운데 두 사람에 대해서 궁금증을 풀어갔다. '마리암네'가 도대체 누구인지, 그리고 예수의 아들 '유다'가 또 누구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그래서 여러 성서학자들의 견해와 신약성서의 경전으로 간주하고 있는 사(四) 복음서와 요한복음서, 그리고 경전 밖에 있는 빌립행전 등을 토대로 마리암네가 막달라 마리아 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마리암네에 관한 미토콘트리아 DNA를 검사한 결과, 예수와의 관계 사이에 아무런 유전적 연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그로 보아 아무런 유전적인 관계가 없는 예수와 함께 안치된 것으로, 마리암네가 바로 예수의 부인이지 않냐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의 유골, 바로 예수의 아들 '유다'에 대한 관심이다. 성서학자들은 유다가 요한복음에서 '사랑받는 제자'요, 최후의 만찬석상에서는 예수의 가슴에 기댄 사람으로, 그리고 십자가 밑에서 예수께서 한 제자를 두고서 어머니를 향해 '여자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라고 말한 정황들을 종합해 그가 바로 예수의 아들인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이상과 같은 내용들을 종합해 볼 때, 예수는 십자가의 처형과 함께 그 시신이 로마 정부에서 지정한 동굴에 안치되었는데, 병사들 몰래 예수의 제자들이 그 시신을 옮겨다가 다른 동굴에 옮겨 두었고, 먼 훗날 예수와 그의 가족들의 유골들이 모두 한 동굴에 안치되었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더욱이 예수의 부활에 관해 육신의 부활이 아닌 영의 부활을 했다고 믿는 크리스천들도 있다. 그들에게는 유골함 자체가 남아 있는 것이 오히려 인간적인 면모를 깊게 느낄 수 있고, 예수의 유골 속에서 가난과 청빈의 흔적들을 볼 수 있어서 더 경외스럽지 않겠냐는 견해도 내비친다.

그러나 유골함의 진위여부를 떠나 예수의 유골이 전혀 존재할 수 없다는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른바 예수의 시신을 로마 병사들이 철통같이 지키는데 어떻게 제자들이 그 시신을 꺼낼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로마 정부에서 예수의 부활을 흐려 놓기 위한 책술로 또 다른 예수의 시신과 유골을 만들어 놓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마리암네 역시 생각해 볼 부분이다. 경전으로 일컫는 사 복음서에서는 예수의 추종자로서 제 1인자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녀가 경전 밖 다른 성서들을 통해서 핵심적인 지도자로 추앙받았다는 근거를 들어 예수의 부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가정은 결코 타당치 않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에는 밝히지 않았지만 그 당시 마리암네라는 이름을 쓴 여인도 예수나 요셉처럼 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한복음에 기록된 '사랑받는 제자', 최후의 만찬석상에서 예수의 가슴에 기댄 제자, 예수가 자신의 어머니를 다른 제자에게 부탁했다던 그 제자는 보통 신학계에선 '요한'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80평생을 넘도록 예수의 어머니를 봉향했고, 그 까닭에 사랑의 사도로서 참된 사랑이 무엇인지 다른 복음서를 통해 상세하게 밝혔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어찌됐든 이 책은 고고학탐사의 현장성을 담고 있기에 <타이타닉>처럼 흥미진진한 관심을 끌 수는 있겠으나, <다빈치 코드>처럼 진위여부를 두고서 크나큰 후폭풍을 겪지 않겠나 싶다. 아무리 고고학적 유물함이 발견되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의 검증 여부는 그 당시의 복음서와 문서들이 밑받침을 하는 까닭에서다.

예수의 무덤 - 역사를 뒤집을 고고학 최대의 발견

찰스 펠리그리노 외 지음, 강주헌 옮김, 예담(2007)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