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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출마를 선언한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은 24일 오전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수다공방을 찾아 고 전태일 열사 여동생 전순옥씨와 만남을 갖고 있다.
ⓒ 박지훈

"오늘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등에 관한 문 사장님 말을 듣고 반가웠어요. 실제로 유한킴벌리는 비정규직을 없애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등의 정책을 하셨잖아요. 여기 일하는 사람들 모두 비정규직이에요"(전태일 열사 여동생 전순옥 박사)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이 24일 오전 종로구 창신동 '수다공방'을 방문해 근로자들과 동대문 시장의 변화 움직임과 향후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날 문 사장과 '수다공방' 근로자들과의 대화는 1시간가량 진행됐다.

수다공방은 고 전태일 열사 여동생인 전순옥 박사가 대표로 있는 '참여성노동복지터'가 설립한 봉제기술 전문훈련 기관이다.

전 박사는 문 사장을 방문하자 "작년과 같이 올해도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는데, 올해는 (문국현 사장이) 모델로 못 나오시니까 아쉽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에 관한 문 사장의 말을 잘 들었다"며 "유한킴벌리가 이미 비정규직을 없애고, 노동시간을 줄여 재해를 감소한 결과를 만들었기 때문에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순옥 "노동시간 줄이고 일자리 나누는 방식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기대"

전 박사는 이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비정규직이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법도 무조건적인 이슈 파이팅이 아닌 정책적으로 노동 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나누는 방법으로 진행된다면 효율적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 사장은 "노동시간을 줄이면 산업재해에 들어가는 15조원을 아낄 수 있다"며 "이 자금을 일자리 창출에 돌린다면 100만명의 인건비가 된다. 또, 경영학자들의 시뮬레이션 결과 평생학습을 실시할 수 있는 정규직 400만개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응답했다.

문 사장의 설명을 들은 전 박사는 '평생학습'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 곳에서도 15-16시간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교육을 통해 기술이 향상된다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옷을 만들 수 있게 되고, 그럼으로써 노동시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 박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과의 경쟁으로 동대문 시장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사람을 해고하기 보단 불필요한 공정을 줄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사장도 외환위기 당시 유한킴벌리 근로자 해고 보단 불필요한 관리비를 감소하는데 주력했다며 전 박사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 해고 보단 불필요한 공정 줄이는 방안 선택이 합리적"

"중국과의 경쟁에서 정말 많이 밀리고 있는 실정이에요. 그렇다고 인건비나 사람을 줄이는 것 보단 불필요한 공정과 공간을 줄이며, 사람한테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순옥 박사)

"맞습니다. 중간 재고관리나 창고관리 등에서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사람한테는 제 몫을 줘야 합니다. 여기서 나아가 근로자에게 끊임없는 교육을 시킨다면 중국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문국현 사장)

전 박사는 특히 "현재 이곳 동대문 상인협회․봉제협회 등 모두가 힘을 합해 '동대문패션산업발전센터'를 만들었다"며 "첨단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문 사장은 '수다공방' 근로자들과의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비정규직이 4% 밖에 안 되지만 우리나라는 55%에 달한다"며 "이런 현실은 소수만을 위한 가짜경제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온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진짜경제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경제 지도자'란 이미지에 대해 "20년 전 경제인일 뿐"이라며 "사회적 책임 경영 시대와 문화의 시대가 오는데 언제까지 7-80년대 건설 사업에 의존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문 사장은 아울러 "지난 40년은 중소기업 및 벤처의 희생을 강요해 대기업을 키운 시기였다"며 "이제는 희생을 교대해 볼 때"라고 밝혔다.

"외환위기 전후로 진행되는 신자유주의는 천민자본주의"

- 진짜경제와 가짜경제의 의미를 설명해 달라
"온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경제는 진짜경제다. 반면 경제사회 양극화에 의해 지도자만 잘되는 경제는 가짜경제다. 민주주의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최근 외환위기 전후로 진행되고 있는 신자유주의는 극단적인 천민자본주의일 뿐 아니라 양극화를 심화시킨 것이기에 가짜 경제다.

서민들과 중소기업의 이자율을 낮춰주고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우리 같은 대기업 이자는 0%까지 떨어진데 반해 중소기업이나 가난한 사람들의 이자는 과거보다 몇 십 배 올라 65%까지 받고 있다. 이런 살인적 이자 부담을 갖게 하는 것은 부동산 값이 폭등에 원인이 있다. 부동산이 폭등하면 누가 돈을 버나. 땅을 가진 소수다.

소수들만을 위한 것은 진짜 경제가 아니다. 다수가 참여할 수 있고 다수를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를 줄여나가는 것이 아니라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비정규직이 미국은 4%도 안 되지만 우리는 55%나 된다. 이런 것들이 가짜 경제라는 것이다."

"지난 40년 중소기업 희생 해 대기업 키웠다. 이젠 희생을 교대해 볼 때"

- 재벌 경제 중심의 성장 친화적인 모델이 효용성이 있다고 보는가
"물론이다. 재벌의 효용성은 많이 있다. 그러나 부패한 재벌은 지난 10년 사이 사라진 수많은 재벌들처럼 온 국민을 공적자금 조성하는데 참여케 하고, 신용카드를 길에서까지 긁게 한다. 이는 재벌이 잘못 갈 때 그렇게 되는 것이다.

재벌은 우리 같은 대기업 금융기업 합쳐봤자 전체 일자리의 7%밖에 창출하지 못한다. 너무 재벌과 거대한 기업에 의존치 말고 중소기업·벤처기업들에게도 국가가 같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 40년은 어떻게 보면 중소기업과 벤처에 희생을 강요하고 대기업을 키운 시대라면 이제부터는 희생을 교대해 볼 때다.

물론 재벌도 우리 경제 상당한 몫을 하니까, 잘하는 곳은 키워줘야 한다. 그러나 이들 재벌 기업을 키우기 위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것은 잘못이다. 이들 기업은 하나하나 볼 땐 작지만 대다수 우리 국민들이 몸담고 있지 않은가.“

"지식사회로 나가야 하는데 콘크리트에 돈을 바를 땐가"

-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경제지도자 이미지를 어필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자꾸 남 얘기 하는 것은 안 좋지만 물어 보니까 답하겠다. 그 분이 언제 경제인이었나. 20년 전 경제인이다. 그 사이 세계가 2번 바뀌었다. 사회적 책임 경영 시대와 문화의 시대가 오는데 언제까지 7-80년대 유명했던 건설 사업에 의존하겠나. 건설 사업은 90년대 들어와 다 부도났고, 아직도 H건설을 국가가 주도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잘 봐야 한다. 세상이 20년이 지났는데 그 옛날 7-80년대 개발 독재를 그리워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지금은 21세기다. 온 국민의 능력을 활용하고 온 국민이 창조적으로 나갈 수 있는 지식사회로 나가야 하는데 콘크리트에다 돈을 바르고, 환경과 경제에 재앙을 가져 올 대운하를 파야겠는가."

"한나라당 경선 정신적 승자는 박근혜, 국민은 투명한 지도자 원한다"

- 그런데 왜 이 후보의 지지도가 높고 국민들이 기대려고 하는 것 같은가
"경선 전하고 경선 끝날 때쯤 국민 대다수는 마음을 바꿔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정신적 승자는 박근혜씨다. 국민을 부패를 싫어하며 투명한 지도자를 원하는 게 경선에서 이미 나타났다. 다만 그 시점이 언제냐에 따라서 그분이 승자처럼 보이지만 국민 입장과 정신적 측면에서 보면 박근혜씨가 승자다."

- IMF 당시 유한킴벌리는 정리 해고를 단행치 않은 것으로 유명했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
"다른 기업들은 전체 매출액에 있어 10%밖에 안 되는 인건비를 줄이려고 사람을 해고했다. 반면 유한킴벌리는 90%나 되는 나머지 비용을 절약하는 방법으로 건물이나 기계 장치를 해고하고 사람을 오히려 2배 늘렸다. 때문에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 유한킴벌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현재 180개 기업이 저희 모델을 도입해서 성공하고 있다. 이 같은 방법을 10만개 기업에 확산하는 것은 국가가 관심만 가지면 된다.

아울러 중국은 15차 5개년 계획에서 혼이 있는 경제를 선언했다. 또, 우리보다 깨끗한 사회로 나가고 있으며, 근로자를 지식근로자로 바꿔 나가고 있다. 우리는 중국 위협 앞에 백척간두에 서 있으면서도 아직도 육체경제, 부패를 껴안고 가는 재래식 경제일 뿐이다. 우리도 빨리 바꿔야 한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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