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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하고 싶다'는 한 대학생 얘길 듣고 충격을 받았다. 경제 패러다임과 사회 시스템 및 정치의 근본적 혁신 없인 한국사회에 희망은 없다. 때문에 제 모든 것을 바쳐 '희망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이 23일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사람중심․진짜경제'란 슬로건을 내 건 문 사장은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한민국 희망제안' 행사를 열고 "깨끗하고 따뜻한 번영을 이뤄 대한민국을 재창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 사장은 다음 주께 대선후보 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엔 한명숙․천정배․김두관 등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예비후보 등 정치권 인사 뿐 아니라, 김영호 유한대학장, 덕성여대 이종훈 이사장, 최현섭 강원대 총장을 비롯한 학계 인사와 박영숙 여성재단 이사장 등 시민사회 대표 등 5백여 명이 참석했다.

축사에 나선 성균관대 김태동 교수는 "외환위기 10년이 된 현재 대통령 나오겠다는 분들은 어느 선거 때보다 많은데 국민들은 찍을 사람이 없어 고민한다"고 운을 뗐다.

"부동산투기 고수 및 자녀를 위해 위장전입한 사람은"... "가짜"

김 교수는 이어 참석자들을 향해 "스무고개를 한 번 하겠다. 질문을 하면 '가짜'와 '진짜'를 외쳐 달라"고 요청했다.

그가 "감출게 많은 사람, 법을 밥 먹듯 어기는 사람은?"이라고 묻자 참석자들을 "가짜"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법을 어긴 적이 없고 도덕적인 사람은?"이란 질문엔 "진짜"라고 응답했다.

또, "부동산 투기 고수 및 자녀를 위해 위장 전입한 사람은?"이란 질문이 나오자 "가짜"라는 목소리가 일제히 터져 나왔다.

이어 "자신보단 공동선을 위해 앞장서며, 직원을 배려하는 사람은?"이란 질문에 참석자들은 "진짜"라고 외치며 박수를 쳤다.

박영숙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어려운 결단을 한 문 사장은 무거운 책임과 부담이 있겠지만 국민에겐 희망이 되기에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축사에 이어 단상에 오른 문 사장은 대선출마 선언문을 통해 "현재 한국은 천민자본주의와 깨끗한 사람 중심 국가의 기로에 서 있다"며 "백척간두 진일보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백범 김구가 꿈꿨던 사람이 희망인 사람입국 만들겠다"

그는 "유한킴벌리는 아시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회적 책임 기업"이라며 "제가 노력해왔던 '조용한 혁명'이 이제 한국사회를 바꾸는 거대한 동력이 되길 소망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사장은 이어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꿈꾸셨던 것처럼 '문화의 힘이 드높은 나라'가 되길 기원한다"며 "그 나라가 바로 사람이 희망인 '사람 입국'"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정치인만의 정치가 아니라, 진정으로 새로운 정치를 갈구하는 국민의 염원과 요청이 문국현의 힘"이라며 "이순신 장군은 12척의 배로 왜군을 물리쳤다. 나에겐 민심이라는 거대한 우군이 있다"고 말했다.

"토목건설 중심 성장전력은 가짜 경제"

문 사장은 특히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내세운 경제를 '재벌 중심의 가짜 경제', '20세기 낡은 경제'로 규정짓고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재벌을 중시하고 정리해고와 같은 양적 구조조정에 의존하는 '신자유주의 경제모델'과 경부운하로 대표되는 '토목건설 중심의 성장전력'은 가짜 경제다"

그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과 사람 중심의 진짜 경제 및 21세기 새로운 경제를 실현 하겠다"며 한나라당 후보를 비롯한 우리 사회지도층에게 경제 성장 모델에 대한 정식 논쟁을 제안하고 나섰다.

문 사장은 21세기 새로운 경제 실현을 위해 '희망서약'이란 정책비전을 제시했다. 문 사장은 희망서약에서 국민 삶의 질을 높여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500만개 일자리 창출, 보육과 교육의 정부 책임, 중소기업 대국화, 부패 없는 깨끗한 신뢰사회 구축,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및 재벌 개혁 정책, 국민합의를 통한 FTA 추진 등을 공약하고 나섰다.

희망서약 제시... 500만 일자리 창출, 신자유주의 경제 지양 등

희망서약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500만개 일자리 창출 △OECD 국가 수준의 비정규직 비율 감소와 삶의 질 제고 △신도시 시세대비 반의 반값 아파트 공급 및 국제적 기준에 맞춘 개발이익 환수 △환황해권 및 환동해권 경제협력 동시 추구 △신자유주의 경제 지양 및 고용안정 중심의 사람 중심 시장경제 △보육의 국가책임 및 취약계층 복지확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강화와 재벌 하도급비리 척결 △정부재창조 △조세개혁과 금융개혁 △국민합의를 전제로 한 FTA 추진 △양극화 문제화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 추진 등 17개항이다.

이런 정책 비전을 제시한 후 문 사장이 "사람이 희망이고 사람이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외치자 방청객들은 환호성과 함께 기립박수를 보냈다.

한편 문 사장은 정치참여 선언 다음 날인 24일 4․19 묘지 참배, 전태일 열사 여동생인 전순옥씨가 운영하는 평화시장 '수당공방' 방문 등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간다. 또, 오는 31일 유한킴벌리 사장 퇴임식을 가질 계획이다.
▲ 문국현 사장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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