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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에 실린 갖가지 세일 광고.
ⓒ 한나영
▶ 해리슨버그 무빙세일
8월 4일 토요일. 오전 7시~?. 659 스톤월 드라이브. 인터내셔널 학생, 졸업 후 본국 이사. '모든 것' 팝니다. 질 좋은 가구 있음. 540-820-2307.

▶ 팀버빌 왕창 야드세일
8월 3일 금요일, 8월 4일 토요일. 오전 7시~2시. 스파마인 로드에서 클리어워러 드라이브 쪽으로 표지판 있음. 8~12세 남자 아이 옷, 여자 플러스사이즈 옷, 가구, 운동기구, 장난감, 갖가지 물건 다 있음.

▶ 브로드웨이 멀티 패밀리 야드세일
8월 4일 토요일. 오전 7시. 루트 259 웨스트. 각 가정에서 나온 의류, 침구류, 가재도구, 홈 인테리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품목들.

▶ 해리슨버그 러미지세일
8월 3일 금요일: 오후 4시~6시: 실외용품 / 오후 6시~8시: 실내용품.
8월 4일 토요일: 오전 7시~11시: 모든 용품. 성 스데반 연합교회. 사우스메인과 캠벨스트리트 코너.
미국은 지금 바야흐로 세일의 계절이다. 쇼핑몰에서는 새 학년, 새 학기를 앞두고 연일 '백투스쿨 세일'을 광고하느라 전단지를 쏟아내고 있고, 한물간 여름 용품들을 정리하기 위한 마감 세일도 한창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중고품 가게도 예외가 아니다. '반바지·민소매·탱크탑 등 여름옷, 단돈 99센트'라는 문구를 창문에 크게 내붙인 재활용가게들도 지금 막바지 여름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 가정에서도 이맘때면 안 쓰는 물건을 내다 팔기 위한 세일이 한창이다. 방학이 끝나가면서 대학으로 떠나는 자녀들의 짐을 싸는 가정에서는 집안도 정리하고 쓸모없는 짐도 처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려 야드세일을 계획하기도 한다.

자원재활용을 위한 갖가지 세일

▲ 여러 가지 물건이 다 나오는 야드세일.
ⓒ 한나영
집에서 쓰던 물건을 내다파는 세일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야드세일(yard sale)'은 말 그대로 집 앞마당에서 하는 것이다. 어떤 장소에서 세일을 벌이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차고에서 벌이는 '거라지 세일(garage sale)', 테라스에서 벌이는 '페티오세일(patio sale)', 지하실을 공개해 벌이는 '베이스먼트세일(basement sale)'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구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가정에서 벌이는 세일은 그 형태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고 구분도 된다. 이사를 준비 중인 가정에서는 이삿짐을 줄이기 위한 '무빙세일(moving sale)'을 벌이는데 이는 보통의 야드세일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실제로 기자가 목격한 무빙세일 중에는 이곳 버지니아에서 멀리 텍사스까지 이사 가는 가정의 '빅 무빙세일'이 있었는데 이 가정에서는 작은 인형, 장식품 등 소소한 물건부터 큰 원목가구, 침대,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살림 도구들을 다 내놨다.

▲ 몽골로 돌아가는 유학생 가정의 무빙세일. 온 가족이 나섰다.
ⓒ 한나영
또한 외국인 유학생 가정이 공부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도 규모가 대단히 큰 세일을 벌인다. 기자가 만난 한 몽골인 유학생 가정은 8월말 귀국을 앞두고 무빙세일을 벌였는데 4자녀에 5년 동안의 미국 생활을 청산하는 집답게 나온 물건이 엄청나게 많았다. 미니밴·대형식탁·트윈 베드·TV·컴퓨터·의자·소파·갖가지 가재도구.

이 가정에선 온 식구가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손님들을 맞고 있었는데 히스패닉이 찾아오면 스페인어를 공부한 고등학생 딸들이 나서서 통역도 하고 물건도 팔면서 부모님을 돕고 있었다.

이 밖에도 야드세일에는 여러 가정이 함께 참여하는 '멀티패밀리(multi-family) 야드세일'도 있고 온갖 잡동사니를 다 파는 '러미지세일(rummage sale)'도 있다.

소비의 천국이라는 미국! 그러나 해마다 이맘때면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세일이 존재하고 이런 세일을 통해 자원을 재활용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지혜는 본받으면 좋지 않을까.

야드세일에도 전략이 있다

▲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주말에 야드세일을 한다.
ⓒ 한나영
▲ 모든 물건에 가격표를 붙여라.
ⓒ 한나영
그런데 이런 세일을 준비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그냥 돈만 좀 챙기겠다는 심산으로 집에서 안 쓰는 물건에 가격표만 붙이면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쉽고 단순해 보이지만 야드세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여기에도 예의가 있고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야드세일 시즌을 맞아 신문에서 소개하고 있는 '성공적인 야드세일을 위한 열 가지 팁'을 살펴보자.

① 팔고 싶은 품목을 선택하라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일년, 혹은 그 이상 방치된 묵은 물건들은 팔려나갈 유력 후보다. 골동품·아이 옷·야구놀이 카드·만화책·인형·수예품·주방그릇들이 인기 품목인데 팔아도 괜찮은지 여러분이 직접 확인하라.

② 날짜와 시간을 정하라.
달력에 세일 날짜를 표시해 두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하지 않는 주말이 세일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지역에 특별 행사가 있어 혹시 사람들의 관심이 그 곳으로 쏠리지 않는지도 미리 확인하라.

③ 팔 물건들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점검하라
여러분이 팔 물건이 최상의 상태인지 반드시 확인하라. 옷은 깨끗이 세탁하고 그릇과 유리제품도 깨끗이 손질하라.

가정용 기구는 매뉴얼이 있으면 그것도 포함시키고 제대로 작동이 되는지 점검하라. 그런 다음 "작동됨" "보이는 대로" "부속이 빠졌음" 등의 표현으로 제품 상태를 표시해 두고 손님이 직접 작동해 볼 수 있도록 연결 코드와 멀티 탭을 준비해 두어라.

④ 모든 물건에 가격표를 붙여두라
팔 물건에 미리 가격을 매겨두면 손님들이 번번이 얼마냐고 묻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상태가 좋은 중고품은 새 것 가격의 30%를 받을 수 있고 새 것은 물론 더 받을 수 있다. 모든 품목에 분명하게 가격표를 붙여두어라.

⑤ 야드세일을 광고하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 광고란을 통하여 이런 정보를 알게 된다. 판매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문의 온오프라인 광고를 활용하라. 참고로 우리 <데일리뉴스레코드 신문(DNR)>의 광고비는 1일 15.50$, 2일 20.50$, 3일 24.50$이다.

▲ 잔돈을 준비하라. 전대를 찬 아주머니.
ⓒ 한나영
▲ 화살표를 눈에 띄는 곳에 붙여라.
ⓒ 한나영
▲ 비슷한 물건끼리 분류하고 옷은 걸어두어라.
ⓒ 한나영
⑥ 봉투와 잔돈을 준비하라
신문지나 쇼핑 봉투·비닐봉지를 모아두면 여러분이 판 물건을 담아줄 수 있다. 또한 은행에 가서 잔돈을 준비하는 것을 잊지 말아라. 수중에 20달러 짜리 2장, 10달러짜리 2장, 5달러짜리 3장, 1달러짜리 10장과 쿼터(25센트)·다임(10센트)·니켈(5센트)·페니(1센트)를 각각 10개씩 준비하라.

⑦ 표지판과 화살표를 붙여두라
야드세일 아침에 표지판을 준비해 눈에 잘 띄는 사거리나 회전하는 곳에 붙여두어라. 표지판에 날짜와 시간·주소를 적고 화살표도 반드시 붙여두어라. 일부 지역에서는 임의로 표지판을 세우는 것을 금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지역 조례를 참고하라.

⑧ 팔 물건을 잘 배치하고 분류하라
테이블과 선반 등을 준비하여 모든 물건이 한눈에 쉽게 들어오게 하라. 비슷한 품목은 찾기 쉽도록 한 군데 두라. 가능하다면 옷은 걸어두어라.

⑨ 가벼운 먹을거리를 제공하라
더운 날에는 시원한 음료수라도 제공하는 것이 손님에 대한 배려다. 세일이 시작되기 한 시간 전에 아이스박스에 음료수를 넣어두어라. 미리 스낵을 포장해두고 50센트나 75센트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⑩ 세일이 끝난 뒤 깨끗이 청소하라
이웃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세일이 끝나면 곧바로 청소하라. 표지판도 즉시 철거하고, 팔리지 않은 품목은 다음 세일을 위해 싸두거나 자선 단체에 기부하라.

집에서 쓰던 물건을 그냥 내다 파는 줄만 알았던 야드세일. 알고 보니 결코 단순한 게 아니었다.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고 손님과 이웃에 대한 배려도 필요한 복잡한 비즈니스였다.

▲ 먹을거리를 제공하라. 직접 구운 브라우니와 커피를 준비해 둔 가정도 있다.
ⓒ 한나영
▲ 무빙세일에는 타고 다니던 자동차도 나온다.
ⓒ 한나영

태그:#야드세일, #중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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