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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후보가 8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대전충남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가 현대건설 회장이던 지난 1989년 처남 김재정씨의 충북 옥천군 소재 165만여㎡(50여만 평, 충북 옥천군 소재)에 골프장 건설을 계획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땅은 이 후보가 1977년 매입했다가 1982년 처남 김씨에게 넘긴 것으로, 이 후보의 차명 재산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당시 골프장 설계 인사 "현대건설 의뢰받아 검토했으나 MB와 무관"

지난 10일 정치권의 한 핵심 인사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이 후보가 당시 현대건설 부회장이었던 도아무개씨와 골프장 설계 전문가인 오아무개씨를 데리고 (골프장 건설을 위한) 현지 답사를 다녀왔다"며 "이는 옥천군 땅의 실소유자가 이 후보라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이 후보와 동행했던 것으로 지목된 오아무개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옥천군 임야를 대상으로 골프장 건설을 검토하고 도아무개 부사장과 함께 옥천에 다녀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후보와 함께 옥천 땅을 방문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 후보 측도 "옥천 땅에 골프장을 건설하려 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면 "김씨 소유의 임야는 골프장을 건설할 수 없는 경사지대"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가 현재 소유하고 있는 충북 옥천군 이원면 강청리의 임야(2필지, 165만7334㎡·50만1344평)는 진작부터 이 후보의 차명재산이란 의혹을 받았던 땅이다. 김씨가 이 땅을 사들인 뒤 현재까지도 이 후보를 채무자로 하는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근저당권의 채무자는 일반적으로 부동산 소유자다.

또 이 후보가 김씨에게 옥천군 땅을 헐값에 넘긴 것도 명의신탁 의혹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이 후보는 이곳을 1977년 3000만원에 매입한 뒤 1982년 김씨에게 2500만원에 팔았다. 1982년 당시 이 곳 시세는 90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근저당권' 문제와 관련해 이 후보는 지난달 20일 한나라당 후보검증청문회에서 "(옥천)농협에서 잣나무를 심고, 그 잣나무를 산 주인이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헐값 매매' 논란에 대해 "전국에서 그렇게 값이 안 오른 산도 처음"이라며 "내가 산 값에 처남에게 팔겠다는 생각으로 계약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예비후보가 82년 김재정씨에게 판 충북 옥천 임야의 등기부등본. 김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뒤에도 이 후보에게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
"이 후보의 땅인 줄 알았는데 처남 소유였다더라"

그로부터 7년 뒤인 1989년 이 후보는 김씨 땅이 포함된 충북 옥천군 일대에 골프장 건설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현대건설 회장이었다.

당시 골프장 설계를 맡았던 오씨는 1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대건설이 금강유원지(충북 옥천군 동이면 조령리 소재) 부근에 골프장을 건설한다고 해서 검토했다"며 "(1989년 충북 옥천군에 내려간 것은) 산을 봐달라고 해서 봐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오씨의 이력서를 살펴보면, 그는 1989년 현대건설의 의뢰로 옥천군 골프장 건설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했으며 기본계획까지 세웠다. 그는 현재 골프장 건설 설계 등을 시행하고 있는 D기업의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오씨는 "(검토 대상이) 현대건설 소유인지 개인의 땅인지 알 수 없었다"면서 "이 후보와는 만나지도 않았고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이 후보와의 동행설 등을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 7월 4일과 14일에 오씨를 만났던 한 인사는 "오씨로부터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 등기부 등본을 떼보니 실 소유주가 김재정씨로 돼 있어 깜짝 놀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오씨가 '이 후보와 동행하게 돼 이 후보의 땅인 줄 알았는데 처남 소유였다'고 말했고, 땅을 설명하면서도 '50만평' '항아리형(지형)' 등을 구체적으로 말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검증위도 옥천땅 의혹 감지

▲ 1989년 현대건설(당시 이명박 회장) 의뢰로 충북 옥천군 골프장 건설을 검토했던 오아무개씨의 이력서.
ⓒ 오마이뉴스 안윤학
그러나 이같은 골프장 건설 계획은 무산됐다. 환경처가 지난 1986년 12월 상수원 주변지역을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하는 안을 내놓는 등 80년 후반은 수질오염 문제가 사회에 대두되는 시기였다.

오씨도 당시 옥천군 골프장 타당성 검토 결과에 대해 "대청호의 수질오염 문제가 심각해졌기 때문에 허가를 받기 어려울 듯하다고 보고했다"면서 "그 뒤 골프장 계획이 유야무야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옥천군은 이원면은 환경부 고시에 따라 1990년 7월 이후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대청호 2권역으로 분류돼 개발이 제한돼 왔다.

애초 충북 옥천군 이원면은 1977년 이 후보가 현대건설 사장 시절에 사들인 땅이다. 이 곳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6~1977년에 추진했던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인 동이면과 이웃한 지역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가 개발이익을 노리고 땅을 사들인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1977년 당시 현대건설은 옥천군 인근에서 대청댐 공사(1980년 완공)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후보는 후보검증청문회에서 옥천 땅 매입 과정에 대해 "마을 사람들이 총회를 열어 내게 판 것"이라며 "행정수도와 관련된 정보는 몰랐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현재 활동을 마감한 한나라당 후보검증위원회에서는 충북 옥천 땅을 둘러싼 또다른 의혹을 감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나라당 후보검증위원회의 한 위원은 "현지에서 '이 후보가 현지 주민 명의로 농지까지 샀다'는 소문을 듣고 조사에 나섰지만 실체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인사도 "이 후보가 부인 김윤옥씨와 함께 옥천 땅을 찾기도 했다는 얘기를 후보검증위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이명박 큰누나, 경기도 부천에 50억원대 부동산 소유

▲ 이명박 후보의 큰 누이인 이귀선씨가 소유하고 있는 경기 부천시 오정구 내동 250·251번지, 총 890여평.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필지의 시가는 50억원 가량이다.
ⓒ 오마이뉴스 안윤학
한편 <오마이뉴스>의 취재결과, 이명박 후보의 큰 누이인 귀선(77씨)도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내동에 총 2942.4㎡(890여평), 시가 50억원대에 이르는 공장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땅에 대한 등기부등본 등을 살펴본 결과, 귀선씨는 1977년부터 내동 일대를 사들이기 시작해 1987년과 1988년에 각각 251·250번지에 대한 등기를 마쳤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곳의 현재 땅값은 귀선씨가 매입할 당시보다 약 200배 가량이 올랐다고 한다. 1968년 경인고속도로가 개통되고 1970년대 초·중반 공장지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공장 임대료는 평당 3만원 가량. 따라서 귀선씨의 한 달 임대료 수입은 약 26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이한 점은 당시 귀선씨가 경북 영일군 구룡포읍에 살고 있었다는 점이다. 또 귀선씨가 이 곳 땅을 사들일 당시 남동생인 이 후보가 현대건설 사장이거나 회장으로 재직 중이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에 관련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 후보가 부동산 정보를 누이에게 알려줬을 것"이면서 "물론 차명재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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