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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치는 오현산 수간호사.
ⓒ 주영래

뜸북뜸북 뜸북이~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꾸기 산에서 울지~

부드러운 클래식 기타소리가 서울시립북부노인병원의 아침을 깨운다. 어르신들은 너도나도 옛 추억에 사로 잡혀 기타선율에 맞춰 구성진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시작한다.

"어르신들이 가사를 잘 알 수 있는 노래들만 선곡해 아침마다 기타를 치며 즐거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직 전문가 수준은 아니구요. 더 열심히 배워야 하는데, 그래도 작은 재주지만 어르신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보람을 느낍니다. 우리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면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죠."

이 병원 오현산 수간호사의 말이다. 오간호사는 어르신들에게 작은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을 찾다가 곧바로 맘 맞는 사람들과 함께 기타동아리를 결성. 벌써 1년 째 퇴근 후 2시간씩 기타를 배웠다고.

처음엔 손톱도 부러지고 물집도 잡혀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시작한 만큼 작은 고통은 쉽게 잊어버릴 수 있었다고 한다. 더 열심히 배워서 다가오는 '노인의 날'이나 연말에는 기타동아리 식구들과 함께 어르신들을 위한 감동 가득한 작은 콘서트를 마련할 계획이란다.

간호사의 기본은 전인적인 환자케어에 있는 만큼 간호영역에만 국한해서는 환자만족도를 높일 수 없기 때문에 환자들의 질병치료에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치료를 병행 한다면 더 빠른 쾌유가 가능할 것이다.

이병원에 입원중인 김할머니는 "여러 병원을 다녀봤지만, 아침마다 노래도 부르고 체조도하는 병원은 처음이야, 처음 병원에 입원하면 다른 환자들과 친해지기도 어려운데,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것 같아서 부담도 없고 병원생활에 잘 적응되는 것 같아서 굿~이야" 라며 연신 박수를 친다.

김 할머니는 "간호사가 기타 치는 병원은 처음인데, 아침부터 무거운 몸을 이끌고 휠체어에 의지하거나 보행도구에 의지해 발걸음을 떼야 하지만 즐거운 하루를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이 정도는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야"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태그:#기타, #간호사, #오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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