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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좋다는 건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일과 생활에 치이다보면 한 권 읽는 것도 힘들다. 게다가 '좋은 책 고르기?' 그것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책에 관한 고민을 덜어줄 만한 좋은 북 세미나가 있다.

저자를 직접 초대해 독자와 만남을 주선하는 이 세미나에 방송인 백지연, 안철수 연구소의 안철수 사장, 조정래 작가, 한비야씨 등 이름만대면 알만한 유명저자들도 많이 거쳐 갔다. 사람들에게 '좋은 책을 알릴 욕심'으로 시작되어, 지난 금요일(20일)에 200회를 맞았다.

200회 맞은 북 세미나, "인간답게 사는 법을 고민한다"

▲ 육명심씨.
ⓒ 김귀자
지난 20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서울 서초구 강남 교보빌딩에서는 200회 북 세미나가 열렸다. 입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책을 나눠주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다. 강연장에 들어서자 300명 가까운 독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일부는 서서 들었다. 먼저 200회를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되고, 저자의 강의가 계속됐다.

교보문고의 권경현 대표와 토즈의 김윤환 대표가 축사를 했다. 이어 '커뮤니케이션·교육·통찰력'의 세 가지 테마로 100회부터 200회까지의 북 세미나를 정리한 동영상이 상영됐다.

200회 세미나에 초청된 이는 <육명심의 문인들의 초상>의 저자 육명심(70)씨였다. 강연을 하기 전 그의 인터뷰를 담은 동영상이 상영됐다.

그는 한국문학에서 내로라하는 71명의 작가들의 사진을 찍어 일화와 함께 실어 책으로 냈다. 문인들 외에도 다양한 예술가 170명의 사진을 찍어온 그는 한 사람의 사회적 역할이 아닌, 사람 그 자체를 찍는다.

"저는 교수를 찍는 것도 아니고, 작가를 찍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 자체를 찍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면 상대가 나에게 가슴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그래야 찍힙니다. 나는 상대에 사전정보도 가지고 가지 않고, 그냥 갑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서면, 조개가 입을 쫙 벌리듯 다 열리게 됩니다."

여기서 예전 일화 하나. 고은 시인은 마주한 육명심씨와 동갑내기란 걸 알고는 다짜고짜 "무조건 지금 당장 서로 말을 놓기요!" 라고 했다. 사진작가는 고심 끝에 마음을 다잡고 소리 질렀다. "야, 고은아!" 그러자 시인은 방 안이 떠나가도록 껄껄 웃어젖혔다고 한다.

사진을 통해 사는 법을 배웠다는 그는 사진은 부업이고, 사는 것이 본업이라는 독특한 인생관을 가지고 있었다.

강의가 끝나고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는 특히 '사진'과 관련된 질문들이 많았다. 어떻게 해야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연구할 필요 없다. 그 사람의 정신력 눈높이로 서면 열리게 된다. 그건 그냥 아는 것" 라 답하기도 했다.

북 세미나를 시작할 무렵부터 지켜봤다는 김영훈(37·남)씨는 "책이라면 보통 자신이 관심 있는 것만 읽게 되는데 북 세미나는 그런 편식을 막아준다" 며 "다양한 정보 습득과 전문가로부터 세상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북 세미나의 장점으로 꼽았다.

일주일에 한 권 이상 책을 읽는다는 허재숙(48·여)씨는 부족한 지식을 보충하기 위해 세미나를 자주 온다고 했다. "이렇게 좋은 데 왜 사람들이 안 오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북 세미나 영상담당 정재덕(26·남)씨는 북 세미나의 매력을 "저자와 직접 만나는 데 있다"며 "단순한 재테크나 성공보다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담아갔으면 한다"고 독자들에게 당부했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 북 세미나의 시작

▲ 200회 북세미나를 찾은 독자들의 모습
ⓒ 김귀자

무료로 운영되고 있는 북 세미나는 2004년 9월에 시작됐다. 처음 북세미나닷컴(bookseminar.com)의 이동우 대표(33)가 북 세미나라는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했을 때 모두 말렸다. 수익도 안 되고, 이미 다른 출판 업체들에서 시도했지만 실패한 전적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신념으로 세미나를 시작했다. 양질의 북 세미나가 자리를 잡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데에는 이 대표의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초창기엔 유명 저자들을 무명의 세미나에 모셔오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고정 독자도 생기고 저자가 먼저 찾아올 정도로 자리가 잡혔다. 북 세미나는 저자와의 인터뷰 동영상-저자 강의-질의응답 순으로 두 시간 가량 진행된다.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세미나를 신청한 사람이 5만 명 정도, 실제 참가자는 4만 명이 넘는다. "돈보다는 세상에 선(善)이 되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것이 이 대표의 운영철학이다.

제대로 된 책 한권을 쓰기 위해서는 25년 정도의 경험이 축적되어야 한다고 한다. 책 한권 값인 1만~2만원으로 그 경험을 살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이득이다.

책이 밥 먹여줄까? 최소한 무엇을 하면 먹고 살 수 있을지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는데 도움은 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좋아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 된다면, 혹은 미래를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가 알고 싶다면, 오늘 저녁 북 세미나를 한번 들어보면 어떨까?

"책에서 당신의 비전을 찾아보세요"
[인터뷰] 북세미나닷컴 이동우 대표

▲ 북세미나닷컴의 이동우대표
ⓒ김귀자
-책 사랑이 유별난데,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책은 한사람의 이야기를 진중하게 전달해주는 매체다. 책읽기는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책 한 권서 시작된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이다. 책 선별기준은 무엇인가?
"자기가 책을 썼을 것, 시류를 크게 타지 않을 것, 사행성을 두지 않을 것. 그러나 기획자가 믿을 만하면 바로 선정하기도 한다. 쉽게 얘기하자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책인가?' 그거다. 지금까지는 개인적인 시각이 많이 들어갔고, 앞으론 교보문고와 함께 '선정위원회'를 만들어서 선택할 것이다. 많이 알려진 만큼 공식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색깔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무료인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도대체 수익률은 어떻게 올리나?
"주로 북 세미나를 통해 만들어지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잘 운영되고 있으니, 걱정은 그만하시라."

-독자와 저자를 이어주는 세미나는 많다. 이를 넘어서는 북세미나닷컴 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꾸준히 노력하는 것. 이게 차별성이자 자신감이다. 세상에 선을 끼치는 행위를 하는 이상 성공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한다는 자신감. 아이템에 대한 자신감이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일단 북 세미나는 계속 할 것이고, 기업 등으로 '찾아가는 북 세미나'를 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책에서 나의 비전을 찾다'를 주제로 강의를 시작했다. 살기 어렵고, 앞날을 보장하기 힘든 시대에 '자기 비전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대학과 기업에서 20여 차례 특강을 했는데 반응이 괜찮다. 올해 말에 첫 책이 나올 것이다."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재밌는 게 너무 많은 세상이다. 그러나 재밌는 것만 찾다보면, 자기의 설 땅이 없어지고 일이 없어진다.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 습성이 짙다. 코앞에 있는 세상만을 생각한다. 넓은 세상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놀기를 싫어하는 이는 일하기도 싫어한다. 제대로 놀고, 제대로 일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나? 그건 책에서 구할 수밖에 없다." / 김귀자

덧붙이는 글 | 세미나는 매주 1~2차례 열린다. '북세미나닷컴'(www.bookseminar.com)을 통해 세미나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자세한 일시는 홈페이지를 참고.


태그:#북세미나, #북세미나닷컴, #책, #이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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