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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 23일 새벽 1시 10분] "피말리는 심정"... 일단 '안도'

"가족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정부의 협상만을 전적으로 믿고 있다. 희망을 갖고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탈레반이 한국시각으로 22일 밤 11시30분으로 설정했던 탈레반 죄수들과 한국인질들의 교환 시한을 24시간 뒤인 23일 밤 11시30분으로 연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피랍자 가족이 한 말이다. 그는 피랍자 가족들이 협상 시한 연장 소식을 듣고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피랍된 봉사단원들의 가족들과 샘물교회 관계자들은 협상 시한인 11시 30분(한국 시간)을 2시간 앞둔 9시 반, 경기도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에서 서울 서초동 한민족 복지재단 에덴 빌딩으로 자리를 옮겨 협상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피랍자 가족 20여명은 이날 밤 11시 30분경까지 한민족 복지재단 사무실에서 현장 상황이 실시간 방영되는 TV를 켜놓고 있었다. 피랍자 서명화씨의 부친 서정배씨는 맨 앞줄에 앉아 넋나간 얼굴로 화면을 응시한 채 손을 계속 만지작거렸다. 또 최성민 대책위 위원장도 에어콘에 기대서 두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괴로워했다.

하지만 협상 시한을 불과 4분 정도 앞둔 밤 11시26분경 협상 시한이 연장됐다는 보도를 접한 피랍자 가족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한 피랍자 가족은 "TV를 통해 탈레반이 협상시한을 24시간 연장한 것을 봤다"면서 "대부분의 가족들이 그나마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차성민 피랍자 가족대책위원장도 "오늘 협상은 잘 된 것이고 내일도 협상이 잘 되리라 믿는다"면서 "가족들도 다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정배씨도 "피말리는 심정이었다. 연장됐다니까 마음이 놓인다"면서도 "하지만 석방됐으면 하는 안타까운 심정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피랍자 가족들은 새벽 0시35분경 집으로 귀가했다. 이들은 내일 오후 2시에 다시 복지재단 빌딩으로 올 예정이다.


[1신 : 22일 저녁 7시 20분]

"봉사간다 해서 승낙, 내 발등 찍고파"
가족들 첫 기자회견... 불안감 속에서 희망 놓지 않아


애타는 가족들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20여명의 가족들은 22일 오후 3시 50분 분당 샘물교회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랍자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기원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명화야, 경석아. 봉사하러 간다고 해서 기꺼이 승낙했는데, 지금은 내 발등을 찍고 싶은 심정이다. 아이들이 봉사하러 갔는데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모르겠다. 선한 목적으로 갔으니 건강히 돌아올 것이다." - 서명화(29·여)·서경석(27·남) 남매의 부모

"사랑하는 딸은 연약한 몸으로 전쟁으로 폐허가 되고 헐벗은 이들에게 봉사와 사랑의 가슴으로 갔다. 자랑스럽다. 무사히 돌아와서 함께 맛있는 거 사먹자. 반드시 좋은 날은 돌아온다. 용기를 잃지 말자. 선한 뜻은 이긴다." - 이주연(27·여)씨 부모

"누나, 무사히 돌아와. 그러면 누나한테 못한 거 다 잘해줄 테니까 무사히 돌아와." - 이정란(33·여)씨 남동생


22일 오후 3시 50분 분당 샘물교회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들은 피랍자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기원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들은 피랍자들에 대한 걱정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서명화·서경석 남매의 아버지는 "그 더운 나라에서 어떻게 먹고, 어떻게 씻으면서 그 낯선 언어로 어떻게 억류생활을 하는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주연씨의 어머니 역시 "공포에 떨고 두려워하고 있을 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납치된 독일인이 희생됐다', '1차 시한이 (21일) 오후 4시 반이다' 등의 뉴스를 보고 가슴 치면서 울었다"며 "오늘 밤 11시 반도 아슬아슬하게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테러 단체와 한국 정부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피랍자 가족들은 말끝마다 눈물을 멈추지 못했지만 희망의 끈도 놓지 않았다.

서명화·서경석 남매의 어머니는 "억장이 무너진다"면서도 "선한 목적으로 갔으니 무사히 귀환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주연씨의 어머니 역시 피랍된 딸을 향해 "그곳에서 잘 대처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무사히 돌아와서 함께 맛있는 거 사먹자"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탈레반 지도부에 대해 "탈레반도 사람이고 자식을 둔 부모며 감정이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사람 생명을 함부로 무자비하게 대하지 않을 것 같다, 탈레반은 부모들이 원하는 바를 십분 이해해 (가족들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봉사단원들을 아프가니스탄으로 초청한 한민족 복지재단은 피랍자 가족들에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납치 사태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형석 한민족 복지재단 회장은 "초청장을 발급한 데 대해 마음 속 깊이 우러나는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봉사단원들의 신변이 최우선"이라며 "봉사단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언론들이 협조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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