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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도통합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지역위원장 간담회에서 "잡탕식 통합으로는 대선을 승리로 이끌거나 정치발전을 이룰 수 없다"며 "통합민주당은 잡탕식 대통합정당, 무조건 대통합정당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아무리 어르신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틀렸다고 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당을 만든 분이지만, 지금은 열린우리당 지지자이기 때문에 존경할 건 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해야 한다."

통합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통합민주당에서 터져나온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다.

중도개혁통합신당과 통합하기 이전 민주당의 지역위원장(옛 지구당 위원장) 100여명이 18일 오후 2시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긴급모임에서 이경태 도봉갑 지역위원장은 "지금 대통합이라는 미명하에, 죽어가는 열린우리당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는 그 모임의 대통합은 실패한 노무현 정권의 정권 재창출이 되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DJ를 비판했다. 일부 지역위원장들에게서는 "옳소"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DJ가 계속해서 범여권인사들에게 대통합을 주문해온 것에 대한 민주당의 불만이 공개적으로 터져나온 것이다.

박상천 "내가 모신분이라 대들 수도 없고..."

DJ의 '대통합 주문'에 압박을 받아온 박상천 대표쪽에서는 DJ에 대한 불만이 쌓여온 상태였다. 최근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은 대통합과정에서 친노세력이 알아서 빠져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상황은 그렇지 않다"면서 "노무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쪽에서는 "2003년 민주당 분당 때는 왜 아무 말씀도 없었느냐"는 등의 비판도 있어왔다. 박상천 대표도 이날 지역위원장 모임이 끝난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대통합 주문에 대해 "내가 모신 분이라 대들 수도 없고,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서 지역위원장들은 전국 지역위원장 126명 명의의 결의문을 내, "최근 열린우리당 당내외 인사들은 정책노선을 무시한 채, 비한나라당 세력이라는 명분으로 무조건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면서 "우리 통합민주당 일각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있어, 통합민주당의 정통성과 정체성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제3지대 신당 동참을 선언한 김효석 의원 등 8인을 비판했다.

이들은 또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정권 국정파탄의 책임을 지고 즉시 해체하여야 한다"면서 "통합민주당 지도부로 당론을 결집시켜 중도개혁대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중도통합민주당의 김효석, 신중식, 이낙연, 채일병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도지사, 정균환 전 의원, 김영진 광주시지부장 등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8명은 지난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창당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박상천 대표도 이인제 의원과 김민석·신낙균 전 의원 등과 함께 모임 중간에 참석해 "한나라당만 아니면 된다는 잡탕식 대통합 정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하면서 "열린우리당은 당을 해체하거나 당내 중도개혁 세력들이 자유롭게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대표는 또 "이른바 제3지대 신당이 중도개혁주의를 표방하고, 열린우리당이 통째로 참여하는 형태가 아니라면 통합민주당도 즉각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상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도 "참여정부평가포럼이 참여정부 실패를 주장하는 세력이나 지역주의세력이 사과해야 한다고 하, 이해찬 전 총리도 이에 대해 타당하다고 했는데, 무조건 대통합에 참여하려면 우리가 이들에게 사과를 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참여정부 노선을 수정하고 잘 하겠다고 해도 될까 말까하는 상황인데, 국정파탄세력이 그대로 다 들어가면 대선에서는 필패"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말하는 대통합은 열린우리당의 입장에서 보면, 45만 당원의 전국조직을 가진 민주당을 흡수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합문제와 관련해 (DJ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을 만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만나려면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지 그렇게는 안 한다"고 말했다.

DJ 만난 김한길의 선택은

박상천 대표가 열린우리당이 당의 형태로 결합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김한길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에 대한 반대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지난 12일 "통합민주당이 기득권과 주도권을 내세우지 말고 제 3지대의 제 세력과 대통합신당 창당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17일 DJ를 방문해 면담한 것도 주목받고 있으나, 김 대표쪽에서는 회동내용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김 전 대통령쪽 관계자는 "김 대표쪽에서 요청이 왔다"면서 "김 대표가 대통합 정국 상황에 대한 설명을 했고, 김 대통령은 지금까지 해온 대로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김한길 대표와 박상천 대표는 이날 오전 통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으나 이견을 노출해 공동기자회견을 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DJ, #통합민주당, #박상천, #대통합, #지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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