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산 아래
작은 저수지
고요한 <수변학교> 운동장
소금쟁이 몇 마리 모여서
땅따먹기 놀이를 하고 있다
손으로
한 뼘
두 뼘 재는 대신
제자리에서
한 바퀴
두 바퀴
빙빙 도는 것으로
땅을 재고 있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틀어졌는지
금세 뿔뿔이 흩어지고 만다
제일 덩치 큰 녀석만
홀로 남았다
집으로 가는
소금쟁이 동무들
꽁무니 따라가면서
얘들아 놀자 보채지만
아무도 뒤돌아보지 않는다
내 어린 날도 저러했으리
느닷없이 닥친
끔찍한 소외에
끙끙 앓으며
홀로 세상을 맴돌 때 있었으리





#소금쟁이#땅따먹기#수변학교#운동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먼 곳을 지향하는 눈(眼)과 한사코 사물을 분석하려는 머리, 나는 이 2개의 바퀴를 타고 6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나는 실용주의자들을 미워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게 내 미래의 꿈이기도 하다. 부패 직전의 모순덩어리 존재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