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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자락 역사적 희생자들에 대한 위령제를 스님들이 지내고 있다.
가야산 자락 역사적 희생자들에 대한 위령제를 스님들이 지내고 있다. ⓒ 안서순
"백제 부흥군 희생자, 망소이 난 희생자, 동학농민군 희생자, 천주교도 박해 희생자, 좌·우익 이념대립 희생자, 가야사 소실 희생 대중 등 역사적 사건에 의해 희생된 유주무주 고혼영가들의 극락천도와 철탑공사 등 가야산 개발로 희생된 뭇 생명들의 영혼을 위로합니다".

12일 오전 9시 30분 가야사의 옛터인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남연군묘 앞에서 삼국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가야산자락에서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위령제'가 열렸다.

가야산연대의 정범 스님(보원사 주지)은 "민중의 한이 서린 가야산에 희생된 수많은 영령들의 원혼을 달래주고 최근 가야산에 부는 개발 광풍으로 희생된 뭇 생명들을 위해 '가야산 위령제'를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위령제를 지내는 것은 반생명적,반생태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더 이상 허용치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추모사에서 지선스님(백양사 주지)은 "그간 영령들이 지켜온 가야산을 무자비하고 무지몽매한 정책이 불교성지를 파괴하면서 문화의 시대를 야만의 시대로 되돌아가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어려운 때 불교계는 하나가 되어 힘을 결집해 이를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승무의 전승자인 이애리(29·심화영 승무 전승조교)씨는 '살풀이춤'으로 원혼들을 위로했다.

위령제를 지낸 후 대한불교 조계종 7교구 본사 수덕사 소속 선원의 대중스님200여명과 신도300여명 등 모두 500여명은 '백제의 미소길'을 따라 예산 군 덕산면 상가리 가야사지에서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의 보원사지까지 9km구간을 걸어서 갔다.

수덕사 유나 우송스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선원수좌들이 산길만 가도 영가들이 천도를 받는다"며 맨 앞에서 스님들과 신도들을 이끌며 산길을 올랐다.

가야산연대는 가야산을 통과하는 송전철탑과 관통도로,골프장 건설 등을 막기 위해 지난 3월부터 가야산 살리기에 나서 무기한 가야산 천막농성을 벌이기도 했고 지난 5월26일에는 옛날 수행자들이 걸었던 가야사지에서 보원사지까지 이어지는 오솔길을 백제의 미소길로 명명하는 등 가야산 살리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위령제에서 축원문을 읽고 있는 설정스님
위령제에서 축원문을 읽고 있는 설정스님 ⓒ 안서순

승무 전수자 이애리씨의 살풀이 춤
승무 전수자 이애리씨의 살풀이 춤 ⓒ 안서순

'백제의 미소길을 따라 걷기를 시작하는 스님들과 신도들
'백제의 미소길을 따라 걷기를 시작하는 스님들과 신도들 ⓒ 안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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