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카우보이 비밥>, <공각기동대SAC> 등의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일본의 천재 뮤지션 '칸노 요코'.
ⓒ 그라비티
일본의 천재적인 뮤지션 '칸노 요코'. 지난달 한국에서 첫 내한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칸노 요코를 서면으로 만나봤다.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공각기동대SAC> 등의 음악으로 많은 팬을 거느린 칸노 요코는 우리 영화 <우아한 세계>와 게임음악 <라그나로크2>의 음악을 맡아 한국팬들에게도 익숙한 세계적인 영화음악가이다.

칸노 요코는 올해 열리는 제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도 이케베 신이치로, 가와이 겐지, 히사이시 조와 함께 참석하며, 이번 영화제에는 일본의 대표적 음악감독 4인방의 '일본 영화 음악과의 만남'이란 특별프로그램이 마련되기도 하였다.

다음은 지난 11일 칸노 요코로부터 받은 서면 인터뷰 내용.

- 개인적으로 칸노씨가 한국에 대한 애정이 많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 <우아한 세계>와 <라그나로크2> 작업으로 한국과의 인연도 그러하고 음악을 통해 칸노씨가 하나의 문화사절로써 훌륭한 역할을 하고 계신다고 봅니다. 내한공연 당시 무대에서 '반지'와 '약속은 필요없어'를 일어와 한국어로 부르며 관객과 함께 할 때 정말 언어와 피부색과 한일간의 역사를 넘어서는 하나의 화합의 장처럼 느껴졌습니다.
"언어 사용에 신중해 지네요…. 우선 한국에 대한 애정은 매우 강합니다. 일본인으로서 자신과 차이를 재미있게 느끼고, 일을 진행하는 방식의 차이를 느끼면서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솔직함이나 정 때문에 움직이기도 하는 등 한국 사람들의 인간성을 알아갈수록 좋은 사이로 발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또 과거 역사에 대해 뒤늦게나마 알게 되면서,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해 보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 사람들이든 더 알고 싶고 잘 지내고 싶다는 궁금증과 관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국적, 피부색, 언어, 성별, 연령 모든 것의 차이를 넘어 커뮤니케이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번 첫 한국공연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도와 일본에서 공연과의 차이점은 어땠나요? 공연 마지막 부분에 한글 카드로 메시지를 띄우는 모습은 정말 마음을 녹아내릴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칸노씨 본인의 아이디어인지? 그리고 혹시 그 글씨도 직접 작성하신 건가요?
"이미 한국에서의 공연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한국은 '관객의 반응이 매우 좋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 경험해보니 상상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솔직하고 따뜻하고 긍정적인 반응, 성원이나 박수 등을 마음속으로 강하게 느꼈습니다.

카드 메시지는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입니다. 콘서트를 결정하자마자 하고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카드 메시지' 공연을 위해 스탭의 노력은 여러분 생각하시는 수준보다 훨씬 컸습니다. 그 작업을 위해서만 특별히 스탭 몇 분을 일본에서 더 데리고 갈 정도였어요."

▲ 내한공연에서 직접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칸노 요코
ⓒ 그라비티
- 한국어 실력이 대단하시던데…, 전에 2주간 배우셨다고 하신듯한데, 한국어가 어렵다고들 외국인들이 많이 그러는데 힘들지 않으셨나요? 그후로 꾸준히 배우시고 계신지?
"한국 방문이나 회의 등을 진행하는 가운데, 음감으로 귀에 친숙해져 있던 부분이 큰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공부'를 싫어해요^^. 기억하려고 하면 기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문법은 무시하고, 말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필요한 단어 위주로 기억했습니다. 한국어는 음감이 너무 재미있어서 기억하기 더 쉬운 것 같습니다. 한국어로 얘기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기뻐해 줘서 매우 기뻤습니다. 전하는 것의 기쁨을 느꼈습니다."

- 뻔한 질문이지만 당신에게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꼽아주시고 간단한 코멘트도 부탁드립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이 항상 제일 애착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곧 어딘지 부족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작품을 되돌아 보고 있을 여유는 언제나 없고, 이러한 콘서트의 준비 이외에서는, 자신의 작품을 들어볼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 당신의 음악은 많은 젊은이들을 비롯한 지금은 기성세대가 된 팬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칸노씨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삶을 열심히 살아가라'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음악을 통해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분이 느낀 것도, 다른 분들이 받아들이는 것도, 모두 올바르고 그대로라고 생각합니다."

- 이번 공연을 본 사람들은 그 감동을 절대로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일본에서도 공연을 잘 하지 않는 걸로 아는데 조만간 한국 팬들을 위해 다시 한번 콘서트를 가질 생각은 없는지요?
"많은 분들이 와주시고, 정말로 감격했습니다. 저도 이 콘서트를 잊는 것은 불가능할 겁니다. 라이브는 '두 번 다시 없는 그 자리를 공유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일본의 격언으로 '단 한 번의 기회'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라이브는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습니다만, 자주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서정적인 멜로디부터 재즈, 팝, 일렉트로닉한 사운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내는데 당신의 음악적 영감은 어디에서 나오는가요?
"거기에 있기 때문에 라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기술적인 것은 예외지만, '한정된 장르의 음악밖에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편이, 저에게 있어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 당신에게도 음악에서나 인생에 있어 터닝 포인트가 있을듯합니다. 혹시 있었는지와 앞으로의 10년 후 모습은 어떠할지 한지 궁금합니다.
"최초로 피아노를 만난 두 살 반 때. 거기로부터 멀어지지 않고 있던 것. 이번의 콘서트에서 무대 위에 서서 '일상보다 오히려 '안심'을 느꼈다'라고 하는 이상한 경험. '오래 살고 싶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10년 후에 대해서는 생각했던 적이 없습니다. 지금부터 생각합니다."

▲ 내한공연에서 오케스트라와 협연 중인 칸노 요코.
ⓒ 그라비티
- 솔직히 이번 공연 전에는 라그2의 음악을 잘 알지 못했었습니다. 공연을 보고 나서 라그2를 하고픈 욕구가 생겼습니다(다른 많은 관객들도 그렇게 느끼고 있으니 개인적으로 이번 공연이 충분히 성공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라그2의 음악은 여성다운 부드러움과 섬세함, 천상의 사운드가 게임의 시나리오와 잘 맞아떨어져 완벽한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음악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라그2의 세계를 잘 이해하게 해줍니다. 이번 라그나로크2 작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는지요?
"저의 모티베이션의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위해서' 만든다 라고 하는 생각입니다. 작품, 각본, 그림, 이라고 한 것에 유발되는 것도 확실합니다만, 그것보다, 프로듀서, 스탭, 감독, 뮤지션, 콘서트에 와 주는 관객 등, 실제로 만난 사람의 힘이 될 수 있는 것이 기쁨입니다. 라그나로크 2의 음악작업을 받아들인 가장 큰 이유는, 젊은 스탭들의 성실함입니다. 현실의 세계에서 살기 괴로운 사람들도, 온라인이라고 하는 만남의 장소에서 치유되거나 용기를 얻거나 할 수 있다. 그러한 장소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을 돕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 라그2중에서 개인적으론 인트로곡이 가장 인상적입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윤현수라는 소년을 직접 오디션을 보고 뽑으신 걸로 압니다. 한국 팬을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되는데 혹시 한국 뮤지션의 음악을 좋아하는 곡이 있는지와 향후 함께 작업하실 계획이나 생각은 없으신지요?
"정직하게 말하면, 한국에서 보이 소프라노를 찾을 수 있다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서도 찾는 것이 몹시 어렵고, 본고장인 유럽조차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현수와 같은 음악가가 오디션에 와 준 것은 기적이다'라고 생각합니다. 향후도, 많은 뮤지션과 알게 되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게임과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음악을 추구하시면서 크로스오버와는 또 다른 '칸노 요코'식 음악을 선보이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시도해 보고 싶으신 음악은 어떤 것이 있으신지요?
"많은 인원이 관련되는 것을 좋아해서…, 오페라 같은 것이라든지…?"

- 마지막으로, 한국의 팬에게 향해서 한마디 부탁합니다.
"콘서트에 와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정말로 고마워요. 여러분과 만날 수 있는 것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습니다. 저의 음악으로부터 풍부한 메시지를 받아들여 주는 한국의 여러분을 매우 소중히 생각합니다."

일본의 천재적인 뮤지션 '칸노 요코'. 그녀를 보면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뤄진다'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자신의 타고난 재능보다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으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칸노 요코는 진정한 '천재'다.

서면 인터뷰가 아닌 얼굴을 대하는 인터뷰였더라면 그녀 특유의 귀여운 한국어 억양과 표정을 느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녀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공연장에서뿐 아니라 생활에서도 계속되는 한국영화 음악 작업으로도 이어져 갈 예정이다. 인종과 국적을 넘어서는 그녀의 음악의 메시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태그:#칸노 요코, #영화음악, #일본 뮤지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영화쪽 분야에서 인터넷으로 자유기고가로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대한 생생한 소식과 리뷰를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