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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얼굴이 얼마나 있나 한 번 찾아 보세요.
아는 얼굴이 얼마나 있나 한 번 찾아 보세요. ⓒ 이현숙
김구 선생님, 데레사 수녀님, 빌 게리츠, 세종대왕, 마릴린 몬로, 타고르, 셰익스피어 등등. 세계에 이름을 날린 모든 분들이 여기 다 모였습니다. 어디냐구요? 큰바위 얼굴 조각공원입니다.

큰바위 얼굴 아시죠. 매일 우러러 보면서 닮아갔다는 그 유명한 나다니엘 호오돈의 이야기. 교과서에도 나왔었는데. 어니스트는 매일 그 얼굴을 보면서 닮아갔다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큰바위 얼굴을 닮고 싶으신지요? 하나하나 둘러보면서 어떤 얼굴이 좋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좋겠지요.

이 큰바위 얼굴들은 어떠세요? 여성 정치인과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들 입니다.
이 큰바위 얼굴들은 어떠세요? 여성 정치인과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들 입니다. ⓒ 이현숙
매표소는 허술했는데 입장료는 비쌌습니다. 대인은 6000원, 소인은 2500원. 잠시 망설였지요. 사실 우리처럼 자주 다니는 사람들한텐 입장료가 큰 부담이거든요. 하지만 이왕 온 거 안 들어갈 수는 없고 투덜거리면서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입구부터 늘어선 큰바위 얼굴들을 보고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총 집합해 있었거든요. 정말 출석이라도 부르고 싶었습니다.

제일 높은 데 올라가서 마치 그 많은 큰바위 얼굴들의 선생님이라도 된 듯 한 명 한 명 호명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면 그분들이 금방 석상에서 깨어나 대답을 하고 뚜벅뚜벅 걸어 나올 것 같았습니다. 그만큼 표정이나 모습이 실감나게 표현돼 있었거든요.

이 대단한 얼굴도 욕심이 나는데요
이 대단한 얼굴도 욕심이 나는데요 ⓒ 이현숙
185개국 인물이 천여점이나 전시돼 있으니 얼마나 대단할지 짐작이 안 가실 겁니다. 전세계 정치 지도자, 예술인, 발명가, 학자, 종교인, 탐험가, 철학자 등등을 모두 집결시켜 놓았으니까요. 그리고 앞으로 3000개의 조각상이 채워질 때까지 인물을 엄선해 더 세울 계획이랍니다. 그때가 되면 더 어마어마해지겠지요.

저의 첫번째 큰바위 얼굴 '데레사 수녀'입니다
저의 첫번째 큰바위 얼굴 '데레사 수녀'입니다 ⓒ 이현숙
저의 두번째 큰바위 얼굴 '장기려박사'입니다
저의 두번째 큰바위 얼굴 '장기려박사'입니다 ⓒ 이현숙
충북 음성군 생극면 현대정신병원을 둘러싼 17만평이나 되는 부지에 마련된 조각공원입니다. 이 병원 정근희 이사장이 지난 1991년부터 구상하기 시작해 14년 만에 문을 열었답니다. 고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세계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거나 인류문화를 발전시킨 분들의 얼굴 조각 작품과 700여점의 동물상이 테마별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긴 로댕의 가족이 모여 있네요...
여긴 로댕의 가족이 모여 있네요... ⓒ 이현숙
이 뒷모습은 누구인지 아시겠어요? 너무 선정적인가요? 우리의 마릴린 먼로인데요.
이 뒷모습은 누구인지 아시겠어요? 너무 선정적인가요? 우리의 마릴린 먼로인데요. ⓒ 이현숙
공원이 넓다보니 목각작품관도 있고 분재 전시관도 있습니다. 가는 곳곳마다 작은 연못과 돌로 만든(손모양의) 재밌는 탁자와 의자도 있습니다. 또 전시된 큰바위 얼굴들의 조각상 앞에는 그 인물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곁들여져 있습니다. 전시된 인물들을 보면서 역사적 사실들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에 대한 업적을 읽으면서는 요즘 우리 정치의 현실을 떠올렸습니다.

엘리자베스 1세 영국여왕입니다...여풍당당이 느껴지지요.
엘리자베스 1세 영국여왕입니다...여풍당당이 느껴지지요. ⓒ 이현숙
이 사람들 표정 참 재미있지요. 모녀간일까요, 아님 자매간일까요?
이 사람들 표정 참 재미있지요. 모녀간일까요, 아님 자매간일까요? ⓒ 이현숙
언니 메리는 피의 여왕이었답니다. 집권초부터 어머니 원수를 갚느라 줄곧 피바람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1세는 자신의 어머니(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앤 불린)에 대한 마음은 조금도 드러내지 않고 오직 영국의 부흥을 위해서만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결혼도 하지 않고 청혼자들을 교묘하게 이용하면서 끝에 가서는 '나는 영국과 결혼했다'며 등을 돌리기도 했답니다.

나의 큰바위 얼굴은 인도 빈민들의 어머니 데레사 수녀와 역시 가난한 자들의 의사였던 장기려 박사입니다. 난 그분들을 닮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서 그분들 앞에 섰습니다. 그분들 보기 부끄러우면서도 마음 한 편으론 설렜습니다. 그리고 요즘 정말 살기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제부터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곳에는 실물 크기의 쌍둥이 광개토대왕비도 있습니다. 한자 광개토대왕비와 한글 광개토대왕비를 나란히 세워 놓았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고구려사 왜곡으로 혼란스러운 이 때에 광개토대왕비의 실물 조각을 국내에 세운 겁니다. 당연히 역사적인 의미가 크겠지요.

여기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돌아보는 것도 줗겠지요?
여기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돌아보는 것도 줗겠지요? ⓒ 이현숙
큰바위 얼굴 공원은 아주 유익했습니다. 날씨가 좋았다면 의자에 앉아 쉬었다가 보다가 하면서 하루종일 재밌게 공부하면서 놀았을 텐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간간이 몰려오는 비 때문이었는데, 우리는 일찍 발길을 돌렸지만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온다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와서 위인에 대해 자연스럽게 토론도 하고 적당히 앉아 쉬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면 아이들 학습에도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덧붙이는 글 | *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일죽IC-장호원 방향- 생극방향 우회전-SK주유소 좌회전-생극납골당 지나서 바로 큰바위 얼굴 조각공원이 나옵니다


#큰바위 얼굴#충북 음성군#현대정신병원#정근희 이사장#어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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