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동아일보> 6일짜 기사 '폴리테이너, 선거 후 엇갈리는 운명' 기사. <동아>는 기사에서 "2002년 노사모와 함께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김미화씨가 이후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씨는 "사실 왜곡"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반발했다.
ⓒ 동아일보 PDF

"2002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과 함께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김미화씨는 이후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고, 올해 초 노 대통령과 인터넷매체와의 대화에서 사회를 보기도 했다." - <동아일보>, '정치하는 연예인, 폴리테이너'

"난 노사모와 '함께' 촛불시위에 참석한 바 없다. 당시 시위는 주한미군 장갑차에 희생당한 효순·미선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정치 행사가 아니었다. 그래서 두 학생의 작은 어머니가 된 마음으로 시위에 참여했다. '정치하는 연예인'에 나를 포함시킨 것도 사실 왜곡이다." - 김미화


방송인 김미화씨가 지난 6일 <동아>의 '정치하는 연예인' 기사와 관련해 "오보의 수준을 넘어서 한 인간을 죽이려는 악의적 보도"라면서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포함해 민·형사상의 소송도 불사 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동아>는 이날 4~5면에 걸쳐 '폴리테이너(정치인과 연예인을 합성한 신조어, politician+entertainer)'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대선이 다가오면 연예인의 정치 활동이 활발해지는 현상을 분석한 기사다.

논란이 된 부분은 5면 '선거 후 엇갈리는 운명-승자 측은 On-Air / 패자 측은 Off-Air'라는 제하의 기사다. 이 기사는 '지지 후보의 당선 여부에 따라, 이후 연예활동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여기에 김씨가 '노 대통령을 지지해 성공한 사례'의 하나로 꼽힌 게 화근이 됐다.

<동아>가 "김씨는 노사모"라고 밝힌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사모와 함께"라고 적시해 자칫 김씨가 노사모 회원이거나 또는 정치하는 연예인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노사모와 함께 촛불시위'... 김씨 "명예훼손" 반발

▲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맞아 지난 2월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소속 16개사와 합동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미화씨.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동아> 기사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씨는 "특정 정치인을 고려해 촛불시위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씨는 먼저 '노사모와 함께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김씨가 이후 라디오 사회자가 됐다'는 <동아> 보도에 대해 "노사모와 함께 촛불시위에 참석하지 않았고, 두 사실(촛불시위 참석-라디오 진행)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촛불시위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이를 프로그램 진행자로 진출한 요인으로 본다면, 사실 왜곡일 뿐만 아니라 나와 방송사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2003년 10월부터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사회를 맡고 있다. 촛불시위에 참석했던 때는 2002년 12월께다.

김씨는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연예인'에 자신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정치적 성향이 없는 사람"이라면서 "여러 시민사회 단체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어 '정치하려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불어 "신념을 가지고 노사모 활동을 했다면 <동아> 기사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을 것"이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김씨는 노사모 회원이 아니다. 김씨는 자발적 의지에 더해 녹색연합 등 '시민사회 단체'의 요청에 응해 시위에 참석했다. 또 노사모는 시위 주최 단체에 포함되지 않았다. 노사모 측이 김씨에게 시위 참석을 공식 요청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동아>가 '노사모와 함께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김씨'라고 적시한 것은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높다.

김씨는 올 초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와 노 대통령과의 합동인터뷰에 사회를 맡은 것에 대해서도 "출연료를 받으며 당당히 치른 행사"라면서 "이를 마치 노 대통령이 특혜를 내린 것처럼 적시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인신협 측의 제안을 받은 뒤, 행여 정치에 뜻이 있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까 고민을 거듭했다"고 덧붙였다.

"노사모-집회-라디오 진행, 아무 관계없어" 법정 대응 나서기로

김씨는 <동아>를 상대로 법적대응에 나설 할 방침이다. 김씨는 "이미 포털 등을 통해 보도가 널리 알려진 상태라 명예에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정정보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면서 "민·형사상 소송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나에게 사실 확인을 위한 전화를 하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김미화가 노사모와 함께였다'는 확신을 가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김씨 측 한상혁 변호사(법무법인정세)는 "김씨 관련 기사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촛불시위 참석을 제안한 녹색연합은 <동아> 측에 정정보도를 요청한 상태다. 녹색연합은 "김씨는 녹색연합의 홍보대사로서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심미선·신효순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면서 "노사모는 주최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해당 기사를 쓴 <동아> 장아무개 기자는 "기사와 관련해선 어떤 답변도 해 줄 수 없다"면서 "회사의 공식 창구(경영전략실)를 통해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밝혔다. 경영전략실의 한 관계자는 "아직 관련 사실을 보고 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한편, <동아>의 '폴리테이너' 기획은 총 4꼭지의 기사로 구성돼 있다. 기사 제목은 '웬만한 정치인보다 힘세다, 선거 때면 러브콜', '2002년 노무현 후보 지지했던 폴리테이너들', '선거 후 엇갈리는 운명', '감출 것 없다, 당당한 할리우드' 등이다.

<동아>는 이 기사에서 "올 대선에서도 유력 주자 진영에 연예인들이 모이고 있다"며 이명박·박근혜 한나라당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연예인들을 소개했다. 또 지난 대선에서 노사모 활동으로 주목을 받은 영화배우 문성근·명계남씨와 이창동 영화감독(전 문화관광부 장관)에 대해 보도했다. 정치인에 대한 지지표명이 자유로운 미국 사례도 전했다.

#김미화#동아일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