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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이후 20년에 대한 성찰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6월 민주화항쟁 20년 기념 문화대토론 '상상변주곡'을 진행한 데 이어 6월 항쟁 기념 국제학술심포지엄과 국민대토론회를 잇따라 개최했었다. 또 계간 <실천문학>과 <문학과지성사>는 '진보세력은 여전히 진보적인가'와 '다시, 진보란 무엇인가'라는 기획을 마련, 민주화 이후 20년을 비판적으로 점검한 바 있다.
 |  | | | ▲ <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웅진지식하우스)와 <우리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원한다>(창비) | | | ⓒ 컬처뉴스 | 이처럼 사회 전반에서 민주화를 '완료'의 관점이 아닌 '과정'의 관점으로 성찰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두 권의 책 <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웅진지식하우스, 이하 <더 작은>)와 <우리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원한다>(창비, 이하 <더 많은>)가 나란히 출간돼 눈길을 끈다.
'더 작은'과 '더 많은'에서 오는 상이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권의 기획물 <더 작은>과 <더 많은>이 주목하는 지점은 같다. 바로 '일상의 민주화'에 대한 요구다.
2년 전 재정난으로 장기휴간에 들어간 계간 <당대비평> 편집위원들이 단행본으로 엮은 <더 작은>은 민주화 세력의 집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삶은 더 피폐해져 가고 있는 당대 현실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되고 있다.
또 민간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가 기획한 '우리시대 희망찾기' 프로젝트 첫 권으로 출간된 <더 많은> 역시 더 이상 '호헌철폐'나 '독재타도'와 같은 구호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민주화되었다는 한국사회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민주화의 체감지수를 구술채록이라는 방식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더 작은>의 1부 좌담에서 "민주주의 핵심은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 생활 속 요구와 시민의 사회경제적 요구를 정치적인 방법으로 조직하고 풀어나가는 것"이라는 최장집 교수의 말이나 '동네민주주의'와 '작고 느린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김우창 교수의 말은 '더 작은 민주주의'가 일상의 세세한 삶 속의 '더 많은'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87년 이후 도래한 '민주화'의 여정을 비판적으로 점검하고 있는 <더 작은>은 1,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87년 6월 항쟁과 이후 전개된 민주화 과정의 기억과 그 의미를 되돌아보고, 2부에서는 민주화 이후 각 분야에서 진행된 변화와 현실을 통해 우리 사회의 근대를 진단한다. 최장집과 김우창, 임지현과 박노자 교수의 대담이 각 부 첫머리에 실렸으며, 방현석, 김두식, 권인숙, 김호기, 장하준, 김성태, 김기봉, 김진호, 이국운, 조예완, 임영호, 서동진, 우석훈씨가 참여했다.
이들은 20년 전 실현된 민주화가 "과연 '어떤', '무엇의', '누구를 위한' 민주화였는가?"라고 물으면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한 '진단'에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한 '모색'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더 많은>은 이즈음 주목받고 있는 '구술면접 연구'라는 방식으로 신문기자에서 이주노동자까지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30명의 시민들이 느끼는 현실의 민주화를 읽는다. 이들은 시민들이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미 달성됐다고 말하면서도 지금의 현실에 행복해하지 않았다"며 "더 많은 민주주의를 향한 다양한 목소리들을 수용하기엔 아직 한국 민주주의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시민들은 민주적 제도가 마련되었더라도 그것이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민주화가 국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을 넘어 학교, 가정, 직장, 마을 등 모든 생활세계 영역들을 민주화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희망제작소에서 창비와 함께 진행하는 '우리시대 희망찾기' 프로젝트는 전 13권으로 진행되며, 내년 상반기까지 완간할 예정이다. 현재 출간 확정된 목록은 ▲교육, 환상과 두려움을 넘어서 ▲미래 한국의 환경정책 전망 ▲우리시대 돈 바로쓰기 ▲창의성이 매개한 문화실천 ▲세계화에 대한 세계 각지의 대안찾기 ▲민주적 법치를 위하여 ▲양극화의 덫을 넘어 등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컬처뉴스>(http://www.culturenews.net)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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